성장과 혁신

책읽기 2006. 2. 20. 11:19

성장과 혁신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 마이클 E. 레이너
딜로이트 컨설팅


이 책은 일단 성공적인 궤도에 오른 사업들을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 10년 이상 성장을 지속한 기업이 1/10에 불과하다는 현실은 한번의 성공으로 기업을 존속, 번영시키려는 사람들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 방법을 '혁신'이라는 주제에서 찾고 있다. 그 10가지 방법은 아래와 같다.

1. 더 나은 제품보다 더 못한 제품들이 성공하는 때도 있다.

예들 들어 종합제철소들의 주요 상품이었던 봉강Bar Steel 시장을 "미니밀 제철소"가 잠식했던 것이 좋은 예다. 미니밀 제철소는 기존의 종합제철소들이 버린 시장부터 시작하여 서서히 그들의 시장을 넓혀갔다. 별로 매력이 없거나 혹은 작은 영역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파괴적 혁신'이 기존의 시장을 지키려고 발버둥치는 '존속적 혁신'을 이겨낸 경우이다.

2. 수익성이 높은 고객군에 치중하지 말고 전혀 소비를 하지 않는 비소비에 주목하라.

소니는 기존의 진공관 라디오보다 음질은 나쁘지만 휴대가 편리한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개발하여 파괴적 혁신을 이루고 점차 시장을 잠식해갔다. 그들이 집중한 것은 '음질'이 아니라 '휴대성'이었다. 그리고 점차 음질까지 향상시켜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버렸다. 기존의 회사들이 더 '고품질'의 진공관을 개발하는 동안 소니는 전혀 새로운 비소비영역의 잠재고객들속에서 수익을 창출해낸 것이다.

3. 인구통계학적인 분석보다 고객이 해결하려는 문제와 환경에 주목하라.

무선 e메일 기기인 블랙베리의 예를 보자. 이 기기는 지루한 미팅이나 대기를 해야 하는 공항 라운지, 혹은 지하철에서 시간을 생산적으로 보내려고 하는 사람들을 타겟으로 개발되었다. 그러나 이 기기가 인구통계학적인 분석에 매달려 다양한 기능들을 추가했다면 어설픈 '잡탕'식 제품으로 전락했을 것이다. '좁지만' 매우 '구체적'인 영역에서 확실히 생산성을 높여주는 관점에서 사고하면 더 많은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수많은 휴대용 PDA, 오락기들과 불확실하고 소모적인 경쟁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4. 과거의 성공을 가져다준 핵심역량을 잊고 미래의 가치창출에 집중하라.

휴렛 팩커드는 레이저젯 프린터 시장에서 이미 성공하고 있었지만 온갖 난관이 기다리는 잉크젯 사업부서에 지속적으로 투자했다. 그 결과 기술의 발전에 따라 잉크젯 시장을 개척하여 엄청난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성공한 기업일수록 파괴적인 혁신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5. 범용화를 피하라.

인텔은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속도경쟁을 통해 훨씬 더 좋은 제품을 더 빨리 내어놓는데 성공했지만 수익성은 더 나빠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무선통신의 스피드에 초점을 두는 센트리노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그 이유는 그들의 기술발전속도가 고객이 원하는 것보다 너무 빠르기 때문이다. 이미 마이크로프로세서칩은 범용화된 시장을 목전에 두고 있으므로 새로운 시장을 재빨리 찾아야만 했던 것이다.

6. '탁월한' 특성을 지닌 경영진보다 '적합한 경험'을 가진 경영진이 더 필요하다.

한 분야에서 아무리 탁월한 능력을 지닌 경영진이라 해도 새로운 사업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은 전혀 다를 수 있다. 이럴 때 적합한 경험을 지닌 사람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해진다. 이럴 경우 자질보다는 새로운 사업에 관한 문제에 대해 대처해본 경험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파괴적 혁신에 기초한 사업의 경영자는, 성공적이지는 못했어도 그와 연관된 경험을 많이 겪어본 사람이어야 한다.

7. 파괴적 혁신을 위해서는 모기업의 지원 및 역량에 의존하지 않고, 오히려 파괴적 혁신의 성공을 모기업이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마이크로프로세서의 테스트 기기를 제조하는 테라딘은 암호명 오로라라는 신사업에 투자하여 입지가 든든한 기존의 테스트 기기회사를 파괴하려 했다. 하지만 오로라의 경영진들은 어떻게든 테라딘의 힘을 빌어보려고 했다. 이 결과 신사업의 효과 자체가 엄청나게 축소되었다.
다행히 오로라는 본래의 취지를 살려 자체 역량만으로 그 영역을 개척해나갔다. 그 력과 오로라가 마스터한 파괴적인 제품 기술은 자사의 성장에 다시금 불을 지필 수 있었다.

8. 파괴적 혁신 전략은 급변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발견' 중심의 기획이어야 한다.

시어스와 IBM은 프로디지의 2백만 가입자들이 쇼핑보다는 e메일 사용에 열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 신사업 벤처인 프로디지의 전략적 방향을 새롭게 전환하기보다는 고객으로 하여금 e메일 사용에 대한 추가 요금을 지불하도록 해서 회사를 키우려 했다.
결국 이런 시도는 실패했고, 프로디지의 것이 되었을 인터넷 시대를 규정하는 기업이 될 기회는 AOL에게 돌아갔다. AOL은 e메일 사용에 대한 추가 요금 지불보다는 더 많은 e메일 사용에 자신의 역량을 집중했기 때문이다.

9. 성장을 달성하는 최선의 방법은 수익성 강조에 있다.

혼다는 1960년대 회사의 제한된 자원으로 인해 '수익'에만 몰두해 미국의 오토바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였다. 이들은 처음에 기존의 할리데이비슨과 같은 고가 오토바이 시장을 공략하였으나 이후 전략을 수정, 50cc 슈퍼커브를 내놓았고 대성공을 거두었다.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수익을 추구하다가 새로운 시장을 창조한 것이다.

10. CEO는 비전을 제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여건을 조성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성공적인 성장은 리더십에 달려 있지만, 이런 리더십은 주변 환경에 결정적으로 좌우된다. 한 조직이 잠재적으로 파괴적 혁신에 기초한 신사업을 추진할 때는 기존의 프로세스가 별 도움이 되지 못할 뿐더러 엄청난 장애가 된다.
신사업을 추진하는 리더는 파괴적 혁신으로 생겨날 성장 기회를 망치는 조직의 적대적 집단을 극복해야만 한다. 기존의 프로세스를 깨뜨리기 위해, 새로운 파괴적 프로세스를 만들이 위해 몸소 달라붙어야 하는 것이다.

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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