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로렌 와이스버거/ 서남희
문학동네


'업 클로즈 앤 퍼스널'이라는 영화가 있다.
로버트 레드포드와 미셀 파이퍼가 주연을 한 것 같은데 정확치는 않다^^
사실 내가 그 영화에 필이 꽂힌 건 주인공들의 연기보다는 그들을 일하는 '환경'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숨쉴틈 없이 돌아가는 신문사의 편집부,
땀에 절은 와이셔츠 단추를 풀어헤치고 한손에는 막 뽑은 커피, 혹은 콜라를 빼내 들고는 책상과 사람과 끝없이 울려대는 전화기 사이들을 헤치고 다닌다.
인쇄를 하느냐 마느냐로 윤전기를 붙잡고 싸우는 그들의 갈등도 흥미있었지만 웬지 그 분주한 삶이 '재대로 된 멋지고 쿨한 삶'으로 다가왔던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쿨한 삶이라?
밥은 굶어도 몇천원짜리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 다니는 이른바 '된장녀'들은 그러한 환상에 젖어 사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인가?
이거 제대로 된 해석이고 이해인가?

이들은 아직 젊다.
그것은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죽음'이나 '(진정한 의미의)실패' 혹은 '좌절'로부터 아직은 안전한 세대이다.
남이 무엇을 입었느냐가 중요하고 한끼를 먹어도 폼나게 먹고싶어한다.
구질구질한 삶은 싫다. 깊이 사고하기보다는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

이거 나쁜건 아니다.
나는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어줍쟎은 철학이나 생의 의미에 대해서 고민하느라 시간을 보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순간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쩌면 그들이 원하는 것의 끝까지 가보면 성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게으르지 않기 때문이다.
소설속의 주인공처럼 아르마니, 베르사체, 프라다로 온 몸을 휘감고 뉴욕의 번화가를 활보한다 해도 그러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조차도 고민과 열정과 피곤함과 모욕을 감수하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도 나이들게 될 것이다.
서른이 되고 마흔이 되면
그것만이 삶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때가 되어 나머지 고민을 해도 늦지는 않다.

그러나 진정 현명한 젊은이라면(이러고보니 내가 노인이 된 듯 하지만)
"그렇다면 지금의 이 삶에 무엇을 보탤 수 있을까요?"
라고 물어볼 것이다.
모든 것을 경험해야만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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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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