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군, 바이러스성 장염에 걸리다.
아주 좍좍싸댄다. 먹는 족족 싸댄다.
아침부터 배게, 이불, 빤스 빨래해대고, 죽 끓이고, 먹이고, 병원 데려갔다가, 다시 죽 먹이고...
아주 허리가 휘어진다. 휘어져...
뭐 해먹을 시간이 없어서 두 끼니 계속 물 말아서 김치하고만 먹었더니, 배는 부른데 허기가 진다. 두꺼운 빵에 겨자소스 바르고 양상치 착 깔아서, 이따만한 두툼한 소세지 끼워놓은 핫도그가 먹고싶다...
참다못해서....
냉장고에서 베이컨 몰래 꺼내서, 팬에 구워서, 서원군 못 보게, 씽크대에 서서 몰래 먹다. 장염 걸려서 죽만 내리 먹고있는 아들 앞에서 베이컨을 노릇노릇 구워서 엄마 혼자서만 먹을 수는 없는 노릇아닌가...
서원군이 의심스러운 눈으로 "엄마, 뭐 먹는거야?"고 꼬치꼬치 캐물어서, 데코레이숀 용으로 김치도 한 그릇 옆에 올려놓고, "응, 엄마 배고파서 김치밥 먹는거야."라고 둘러대다.
이렇게 먹었는데도.....아직 배가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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