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이란 무엇인가
조안 마그레타/ 권영설, 김홍열
김영사/ 1판 7쇄


원론이나 교과서는 언제나 딱딱하지만 정제된 진리 내지는 이론을 담고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원론적인 얘기를 하는데도 참 재미있다.

예를 들어보자.
이 책에서는 수익만큼이나 기업이 창조할 수 있는 가치의 비중에 대해서 높게 평가한다. 미국의 브롱크스 동물원에는 팬더가 없다. 사실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팬더가 미국에서 가장 큰 동물원에 없다는 사실은 그 하나로도 아이러니다. 그 이유는 브롱크스 동물원의 존재이유, 즉 가치에 있다.
브롱크스 동물원은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보존이다. 그러나 팬더는 번식력이 워낙 약해서 집단으로 있지 않으면 번식이 힘들다. 그런 이유에서 팬더를 한두마리 동물원에 두는 것이 관람객을 늘릴수는 있으나 동물의 존재가치에는 위배되는 것이다. 즉 이익을 위해 가치를 훼손하게 된다. 동물원은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 책은 비교적 쉽게 '경영'의 여러 의미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듯 풀어준다. 예화들은 상당히 설득력있고 생생해서 실용서만큼은 아니어도 적용이 쉽다. 찬찬히 읽어보고 내용을 정리해볼까 한다.


프롤로그

* 한 조직의 올바른 목표란 무엇인가? 고객을 위한 가치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주주들을위한 가치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사업을 디자인해야 하는가? 조직을 어떻게 구성하는가? 평가를 계속하고 성공 여부를 정의하기 위해 어떤 수치를 사용해야 하는가? 조직에서의 가치의 역할이란 무엇인가? 7p.

* 전략이란 어떻게 하면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을까를 찾는 일이다.

... 제대로 운영되는 조직이라면 항상 구체적인 전략을 갖고 있어야 하고 구체적인 시장을 목표로 해야 한다.

... 조직의 측정도구를 사명과 일치시키는 것이 경영자들에게는 가장 어렵고 창의력이 요구되는 난제다. 이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건 비영리 기관이건 마찬가지다.

올바른 가치 없이 장기적인 성과를 올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9p.

* 그렇다면 조직의 올바른 가치란 무엇인가? 다시 대답하지만 정답은 '조직마다 다르다'이다. 회사의 가치와 사명과 일치시키는 일이 경영진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 10p.


머리말

* 우리가 가진 자원보다 더 많은 것이 필요한 모든 경우에 경영은 중요해진다. 일을 하든 자원봉사를 하든 경영은 필요하다. 오늘날의 세계에서 살아가려면, 그것도 잘 살아가려면 설령 경영자가 아니더라도 경영자처럼 생각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 멀리 떨어져서 본다면 경영은 경제학이나 공학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가까이서 보면 경영은 오히려 사람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다. 또 진지하게 들여다보면 경영은 인문 과학이다. 모든 규율 가운데 우리 자신과 세계에 대해 더 잘 알수 있게 해주는 것들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런 점 때문에 경영은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고, 동시에 제대로 하기가 힘든 일이기도 하다. 15p.

* 경영의 역할은 일을 해내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모든 이론이나 방법론, 전문화된 지식의 밑바탕에는 강력한 힘으로 우리의 경제와 삶을 바꿔놓는 성과가 있고 그런 성과를 만들려는 도전이 바로 경영이다. 이것이 경영이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의 일이어야 하는 이유다. 20p.


1. 가치창조
- 회사안으로부터 밖으로

* 온타임오디터닷컴이 단순한 금전적 가치를 넘어 더 나은 고객 관리라는 훨씬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곳으로 여겨질 것이다. 그런 가치를 궻적으로 수치화하지 못한다고 해서 현실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38,9p.

* 불이 났을 때 딱 한 가지만 들고 나온다면 무엇을 들고 나올 것이냐는 질문에 가장 값비싼 물건을 들고 나오겠다고 대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람들은 보통 가족 사진을 들고 나오겠다고 한다. 가치란 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가 문제시되지 않는 가족 사진에서도 가치의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를 뽑아낼 수 있다. 40p.

* 그런 가치가 유형이 아니라 무형에 가깝다면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이 정의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 쉽게 느낄 수 없는 것이지만 가장 확실하고도 중요한 포인트는 가치란 것이 한 회사가 하는 일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회사의 성품이나 서비스를 사는 고객에 의해서 정의된다는 점이다. 41p.

* 회사는 회사 밖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 그래서 경영진이 가져야 할 책임 중 하나는 이러한 외부 지향성을 잊지 않도록 임직원들에게 끊임없이 상기시켜 주는 일이다.
끊임없이 상기시켜 주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회사 내부에 있는 사람들은 그들이 하고 있는 일에 얽매여 그들이 만드는 것과 그 기술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 고객들은 상품을 디자인하는 데 회사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고 창의성을 발휘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 그뿐 아니라 모든 세대의 기업가들이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마침내 이룬 천재적인 발견에 대해서도 별 관심이 없다. 42p.

* 효율성이란 필요한 것이지만 그것으로 충분하지는 않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고객들은 상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필요에 대한 만족을 산다는 것이 그의 관찰결과였다. 이것은 고객들이 가치 있다고 여겨서 사는 것들이 때때로 제조업자들이 판매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뜻한다.

... 고객들의 눈으로 바깥에서 안을 봐야 가치를 알아낼 수 있다. 드러커와 몇몇이 강조한 새로운 시각은 마케팅적 사고방식으로 알려졌다.

* 이를 통해 회사는 자사가 만드는 물건이면 무엇이든 고객에게 사야 한다고 강조하는 판매와, 고객이 무엇을 가치 있게 생각하는지를 이해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마케팅 사이의 명확한 차이를 알게 됐다.

... 예를 들면 "우리의 비즈니스는 무엇인가?" "고객이란 누구인가?" "고객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등이다. 48p.

*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회사들은 그 중 특히 대기업들은 스스로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서 시장과 접촉해야 하는 일의 중요성을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잊는다. 49p.

* 직업 사진사들은 이스터먼이 만든 필름으로 찍은 사진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아주 좋아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만일 누구라도 사용할 수 있는 간편한 카메라를 만들 수 있다면 말이다.

... 조지 이스트먼은 건판을 만드는 작은 비즈니스를 시대를 통틀어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성공적인 소비재 비즈니스 가운데 하나로 키웠다. 그가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누가 고객이고, 고객이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는지를 생각해 보았기 때문이다. 51,2p

* 이런 싸움의 결과 경영자들은 소유주들의 이익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했다. 또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것과 주주를 위해 가치를 창조하는 것 사의 밀접한 관계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됐다. 55p.

* 이렇게 가치 창조의 과정과 우수한 성과를 내는 동인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최고경영진들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로 부여된 것이다.

... 가치 사슬은 회사와 공급업체들이 상품을 디자인, 생산, 판매, 배달하고 사후수리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노동 전반에 걸친 행위와 정보의 흐름을 뜻한다.

첫 번째 성과는 사람들이 각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일을 단지 비용응로서뿐만 아니라 최종 상품에 가치를 하나씩 더해가는 각각의 과정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56p.

* 조언을 해주기 위해 필요한 모든 활동을 버리고 그 대신 주식 거래를 하는 데만 집중하면 전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다. 그것은 훨씬 많은 잠재 고객을 잡을 수 잇는 저수수료 거래라는 가치였다. 57p.

* GE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때로는 제품 자체보다 제품과 관련된 서비스로부터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신이 새 TV나 컴퓨터를 살 때 받는 서비스 계약서나 차를 사거나 리스할 때 자동차 대리점이 당신에게 제시하는 할부 조건들을 생각해 보면 이는 자명해질 것이다. 1990년대 IBM이 성공한 가장 큰 이유도 하드웨어를 파는 데서 솔루션을 파는 것으로 전략을 바꾼 덕분이었다.
똑같은 논리가 가장 세속적인 소비재 산업에서도 똑같이 적용되고 잇다. 마사 스튜어트의 웹사이트는 모든 종류의 가정용품을 아주 비싼 가격에 팔고 있다.

... 고객들이 왜 이 비싼 다리미를 살까? 사용법이 필요해서? 아니면 인터넷을 통해 주문하기가 쉬워서? 그것도 아니면 스튜어트라는 상표가 주는 신뢰성 때문에? 이유는 아마 이 가운데 하나거나 아니면 전부일 수도 있다. 신경제에서 가치는 점점 더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것들로 옮겨가고 있다. 61,2p.

* 해비타트가 창조한 가치는 집 이상의 것으로 개인들이 그들의 지역사회와 다른 이들의 복지에 공헌하면서 쌓여가는 사회적 자본인 것이다. 63p.

* 1993년에 브롱크스 동물원의 후견인들은 뉴욕 동물학 협회의 이름을 야생동물 보존회로 바꾸었다. 이 개명은 보존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조직의 목적과 사명은 생존을 위협받는 종을 구하기 위해 대중의 지원과 과학자의 전문 지식을 모으는 것이었다.

... 그러나 과학자들이 중국 팬더를 미국 동물원에서 키우는 것이 팬더 종에 오히려 해가 된다고 믿는 한 브롱크스 동물원은 팬더 없이 운영돼야 했다. 이런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때 경영진이 제대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조직의 사명에 충실하는 것이다. 65p.

* 종업원들의 가치는 또 직업 만족도나 직위 아니면 자부심과 같은 비경제적 요소들과도 연결되어 있다.

... 가치 창조란 용어는 이렇게 성과에 대한 보다 넓고 체계적인 이해를 가져다준다. 이것은 성과에 대한 이전의 정의들이 해내지 못한 것이다. 가치 창조는 산업 시대의 중점인 효율성을 포함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 시대의 중점인 고객과 품질, 선택 등도 포함한다. 68p.

2. 비즈니스 모델
- 통찰을 사업화하기

* 정의부터 해보자. 비즈니스 모델이란 회사나 조직이 고객과 모든 이해 관계자들을 위해 어떻게 가치를 창출하고 어떻게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그 방법을 담은 가정들을 모아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71p.

* 그러나 좋은 비즈니스 모델은 창업자들이 자금 유치를 정당화하는 것은 물론 회사가 돈을 버는 방법 이상의 것을 담고 있다. 즉 비즈니스 모델은 경영에 가장 핵심이 되는 체계적인 사고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어야 한다. 74p.

* 그래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여행자 수표를 만들기로 했고 그것을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지난 100년의 역사에서 가장 가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창안하게 된 것이다. 이 이야기가 말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누가 핵심 인물이고 그들이 자신의 역할을 맡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고객의 입장에서 볼 때 이 이야기는 간단하가. 얼마 안 되는 비용만 내면 여행자들은 분실이나 도난의 경우 보험 혜택도 받을 수 있는 마음의 평화를 살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여행자 수표를 대부분 받아주었기 때문에 편리함까지 얻을 수 있었다. 75p.

*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로서는 위험이 전혀 없는 비즈니스를 발견한 셈이었다. 왜냐하면 고객들은 언제 어디서건 쓰고 싶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여행자 수표를 사기 위해 미리 현금을 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또 이 이야기의 특별한 변주적 구성이 있다. 파고 시장이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예상치 못했던, 그리고 묻혀버릴 수도 있었던 비즈니스를 돈 버는 기계로 바꾼 경제 논리가 드러났다.
그 구성에 있어 뜻하지 않게 나타난 변주는 바로 플로트flot라는 것이었다.

* 앞에서 살펴본 대로 성공적인 회사나 조직 뒤에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비즈니스 모델이 반드시 있다.

... 정의대로 설명하자면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란 지금 있는 다른 대안들에 비해 훨씬 좋은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77p.

* 새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은 새 이야기를 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는 어떤 기준에서 보면 모든 새 이야기는 옛 이야기들의 변형이거나 인간의 경험 밑바탕에 깔린 보편적인 테마에 대한 재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새 비즈니스 모델은 모두 비즈니스의 근저에 깔려 있는 보편적 가치 사슬의 변형인 것이다. 대체로 보아 이 사슬은 두 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첫 번째는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과 관련된다.
두 번째는 제품을 파는 것과 관련된다.
78p.

* 브로너가 이룬 혁신은 쿠폰북이 아니라 유통 시스템이었다. 또 쿠폰의 진짜 고객은 학생들이 아니라 상인들이라는 단순한 통찰을 기초로 창조해 낸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81p.

* 의미 있는 동기를 가진 주인공, 가치를 가려낸 통찰력에 의해 속속 해결되는 문제들, 매출을 올리고 비용을 낮추는 경제적인 변주를 갖춘 최고의 구성 등이 그것이다. 82p.

* 인터넷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수집품을 교환하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휘트먼은 e베이가 아주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는 요소를 많이 갖고 있음을 곧바로 알아차렸다.
... 다른 초기 인터넷 벤처들과는 달리 e베이는 오프라인에서는 불가능한 것을 창조한 것이었다.
... 두 번째로 인상적인 것은 e베이 사용자들과 사이트 사이의 정서적 유대감이었다. 83p.

* 야드세일과는 달리 e베이의 가상 시장은 너무나 크고 또 너무나 효율적이다. 인터넷을 통해 가능해진 이 엄청난 규모가 이 이야기의 핵심인 것이다.

... 시장이 아주 커서 효율적이라면, 서로 경쟁하는 구매자들 때문에 가격은 그 상품이 주는 효용성을 가장 높게 평가하는 구매자가 지급하는 수준까지 올라간다. 84p.

* e베이는 이런 커뮤니티 윤리를 초기부터 매우 중시해 이 부분이 취약하면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고 여기고 있을 정도다. 그래서 관리자들은 신용을 높이는 서비스들, 예를 들면 제3자 기탁 계좌 등과 같은 것에 계속 투자해 오고 있다. 87p.

* 회사가 아주 성공적이었거나 반대로 실패하고 난 뒤에는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있고 어떻게 작동해 성공했는지 실패를 초래한 잘못된 가정이 무엇이었는지를 찾아내는 것이 어렵지 않다. 그러나 성공이나 실패라는 사실이 일어나기 전에는 오직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을 뿐이다. 그러나 불확실하다고 해서 합리적인 가정을 할 수 있는 기반조차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여부를 궁극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대부분 시장에서 사람들과 회사들이 움직이는 방식이다. 89p.

* e베이의 모델이 성공적이었던 것은 모든 중요한 플레이어들이 각자의 개인 이익을 추구했고 일정한 가치를 얻어 갔기 때문이다. 90p.

* 그러나 경영자들은 그들이 참여해야 하는 시장에 대해 좀 다른 시각을 갖는다. 그들은 회사가 성과를 올릴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하는 역학 관계의 그물망을 본다. 92p.

* 더 좋은 방식이란 당시에 PC 판매의 관행이었던 대리점 채널을 건너뛰고 직접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방법이었다. 델은 고객으로부터 직접 주문을 받아 필요한 부품을 사고 조립해 고객에게 직접 팔기로 했다. 그 방식이면 부품을 만들 공장과 설비는 물론 연구개발R&D투자도 할 필요가 없었다. 고객들은 자기가 원하는 사양대로 제품을 받을수 있었고 델은 중간 상인들에게 주는 마진을 없앨 수 있었다.

... 신경제에서 거의 자동적으로 암송되는 주문은 가치가 사물에서 아이디어로, 상품에서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97p.

* 1994년 뉴욕 시 경찰 국장으로 취임한 윌리엄 브래튼은 그 나름의 매우 명쾌한 변화 이론을 갖고 있었다. 그는 공중 화장실에 가서 일상적인 삶의 질을 저해하는 낙서나 회전문 뛰어넘기 등 경범죄를 감시하면 강력한 범죄를 단속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범죄 연구 단체 등에서는 이것을 '깨진 유리 broken window'이론이라고 부른다. 즉 어떤 건물에 깨진 창문이 즉시 새것으로 바뀌지 않으면 사람들은 누구도 그것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건물의 유리창이 모두 깨지고 만다는 것이다.

브래튼 국장 재임시 뉴욕 경찰국은 사소한 일에도 신경 쓴다는 것을 보여 주었고 일상생활을 침해하는 경범죄 단속 과정에서 더 큰 범죄에 쓰였을 수도 있는 수백 가지의 무기를 압수할 수 있었다. 이렇게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변화 이론으로 브래튼은 뉴욕 경찰국의 일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었고 그 결과 뉴욕의 범죄율을 극적으로 떨어뜨렸다. 101p.

* 엘더호스텔의 창업자 마티 놀튼의 말을 빌리면 미국의 노령화는 '참여가 줄어드는 소비적이고 비극적인 과정'이었다. 그는 이 과정을 바꾸는 유일한 방법이 노인들 스스로 "그들의 가치를 깨닫고 그들 스스로 변화하는 주체가 되는 것"이라고 믿었다. 102p.

* 엘더호스텔의 비즈니스 모델은 지극히 단순한 것이다. 그들의 '고객'은 시간이 많고 어떤 스케줄도 소화할 수 있으며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은퇴자들이다. 그들의 '상품'은 대학이나 박물관과 같은 다른 비영리 조직에서 제공하는 단기 과정이었다.

... 그렇다면 엘더호스텔은 어떻게 운영됐는가? 대부분의 프로그램 비용은 회원들이 내는 수업료와 시설 사용료 등 적정한 요금으로 해결했다. 그 요금을 회우너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엘더호스텔의 가장 중요한 일어었고 그래서 이 조직은 비용을 줄이는 데 모든 활동의 초점을 맞췄다.

...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대학들이 이 프로그램에 흥미를 느끼고 더 많은 지원을 해주기 시작했다.
엘더호스텔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뉴헴프셔 주에서 220명이 참가한 여름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것이 세계 50개국에서 매년 20만명이 참가하는 전 세계적인 운동으로 발전했다. 103p.

* 그럼 엘더호스텔이 두 가지 중요한 사안인 가격 책정과 시설 문제를 어떻게 다루었는지 보자.

... 여러 차레의 토론 끝에 수업료의 상한선을 폐지했다.

... 그래서 비용에 따라 값이 다른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엘더호스텔의 경영진은 이 변화가 원래의 정신을 벗어난 것이 아니라고 느꼈다. 104p.

* 그러나 엘더호스텔은 한 가지는 절대 바꾸지 않음으로써 비즈니스 모델 혹은 변화 이론을 유지하고 있다. 그것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온 회원들을 같은 건물에서 숙박하게 함으로써 공동체로서의 소속감을 갖게 하는 일이다. 공동체로서의 소속감을 없애는 것은 엘더호스텔 이야기의 기본 구성을 깨는 일이 됐을 것이다. 105p.

* 시티이어는 지역 사회 봉사를 청소년 교육의 수단으로 활용했다. 이 단체는 청소년들이 그들과 전혀 다른 삶을 살다가 온 다른 인종의 사람들과 함께 일하게 함으로써 시티이어가 강조하는 '민주주의의 가장 높은 단계의' 시민 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훈련시킨다. 다양한 인종의 청소년들이 같은 목표의 일을 함께 하도록 만드는 것이 시티이어의 변화 이론인 것이다. 106p.

* 모든 인종적, 민족적 그룹을 망라하며 고등학교 중퇴자는 물론 대학교 졸업자까지 모든 젊은이를 함께 하도록 하는 것은 참가자들이 자기 자신과 서로에 대해서 그리고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에 대해서 배우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것이 시티이어의 변화 이론이고, 가치를 창조하는 데 가장 중요한 통찰인 것이다. 다양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그 다음이란 건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시티이어의 이야기에서는 그럴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107p.

3. 전략
- 탁월한 성과를 내는 논리

* 한 회사가 그들에게 아주 많은 이득이나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할 것을 약속하지 않는다면 회사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돈과 인재는 다른 곳으로 가고 말 것이다. 여러명으로 기부자의 돈이나 자원 봉사자의 시간을 놓고 경쟁하는 사회 부분에서도 같은 논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109p.

* 더 잘한다는 것은 정의대로 하자면 남과는 다른 것 즉 차별화이다. 다른 회사가 흉내낼 수 없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아무도 하지 않는 것을 할 때 남보다 뛰어난 성과를 오릴 수 잇다. 전문 용어를 쓰지 않고 말하자면 전략이란 바로 남과 다르게 어떻게 잘할 것이냐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 간단히 얘기하자면 전략적 선택이란 어떤 고객과 시장을 상대할 것인지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가치를 창출할 것인지를 택하는 것이다. 110p.

* 그러면 샘의 월마트는 어떻게 다른 할인점들과 다르게 자리매김할 수 있었을까? 아주 초기부터 월튼은 경쟁자들과 다른 시장에서 전혀 다른 그룹의 고객들을 상대하기로 결정했다.

... 인구가 5,000명에서 2만 5,000명 사이인 고립된 시골 마을에 주목했다. 여기에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의 차이점이 있다. 그의 모델 즉 소매 할인은 K마트와 똑같았다. 그러나 그의 전략은 독창적이었다.

... 전략연구가들은 이것을 선점자 이점first-mover davantage이라고 부른다.

... 월마트는 정기적으로 새롭게 단장하고 오래 된 가게를 개선하는 실천을 계속해 고객들이 경쟁자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 다른 경쟁자들이 일반 업자 제품이나 이류 브랜드를 취급하며 가끔식 가격 할인 이벤트를 하는 방식에 중점을 둔 반면 월마트는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브랜드를 매일 낮은 가격에 판매하겠다고 약속했다. 월마트는 효율성과 저비용을 체계적으로 추구함으로써 이 약속을 마케팅 슬로건에만 그치지 않게 만들었다. 113p.

* 그러나 점점 성장해 가면서 월마트는 이 중심에서 외부로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했는데, 각 매장들은 여러 단위로 묶어 모든 점포들이 각 단위 중심에서 운영되는 저장 창고에서 쉽게 배달되는 거리에 두었다. 115p.

* 한 회사의 이익이란 매출에서 비용을 뺀 나머지다. 그렇다면 한 회사가 다른 회사보다 나은 성과를 내는 방법은 두가지다. 고객들이 더 비싼 값을 치르게 하든가 아니면 더 적은 비용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런 두가지 중 하나를 하려면 다른 기업과 다르게 해야 한다. 117p.

* 현실적으로 완전 경쟁과 독점이라는 두 극단에서 사업을 하는 업체는 거의 없다. 차별화가 불가능하거나 또는 완전히 독창적이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완전 경쟁과 독점을 양극단으로 하는 이 스펙트럼을 머릿속에 넣어두라. 왜냐하면 이 스펙트럼을 통해 경쟁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할지 그려보기가 쉽기 때문이다.

... 경쟁의 가치에 대한 수많은 칭송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 전략의 목표는 완전 경쟁 상태에서 벗어나 독점 상태 쪽으로 가까이 가는 것이다. 121p.

* 1990년대 월마트 매장의 55%가 K마트와 직접 경쟁하는 관계였지만 K마트는 매장의 82%가 월마트와 맞대결을 펼치고 있었다. 게다가 월튼은 다른 회사들과 정면 대결을 펼치기 전에 이미 그에게 필요한 '악어'가 어떤 것들인지를 알았고 그것을 가치 사슬의 어디에 위치시켜야 하는지를 분명히 명시해 두었던 것이다. 샘 월튼과 같은 영리한 경쟁자들은 최선의 경쟁은 무경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122p.

* 전략이란 하고 있는 일과 그 방식을 어떻게 남과 차별화할 것인가의 문제다. 그리고 그 목표는 실제 여부와 상관없이 고객들이 자사 제품 외에는 대체품이 없다고 믿도록 만드는 것이다. 123p.

* 완전 경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장애물을 설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독특한 포지셔닝이다.

... 비행기 여행자들을 주고객으로 하는 헤르츠와 에이비스와 달리 엔터프라이즈는 자동차 정비소에 차를 맡긴 사람들을 상대로 사업영역을 잡았다. 이런 고객 집단은 렌터카 비용을 자신이 직접 내든 보험사가 지급하든 간에 렌터카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엔터프라이즈는 고객들에게 부담이 되는 비용 추가 요인을 철저히 제거하는 운영 시스템을 꾸몄다. 예를 들면 엔터프라이즈는 땅값이 비싼 공항 대신 저렴한 교외 지역에 차고를 마련한다. 대신 경쟁사들에 비해 더 오래 빌려준다. 손님은 보험사나 정비업체의 소개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광고는 조금만 한다. 125p.

* 간단히 말해 델의 라이벌들은 자신의 전략에 발이 묶여 있었던 것이다. 만일 그들이 델과 같은 직접 판매 방식을 택한다면 당시의 유통 경로는 와해되고 자신들이 의지해 온 중간 판매업자들은 고립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126p.

* 차별화 방식은 반드시 당신의 성과 성을 둘러싼 웅덩이같이 지속적인 힘을 보장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과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127p.

* 펩시는 당시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주는 동시에 코카콜라의 가치를 파괴하는 수단을 미리 알아낸 것이었다. 게임을 미리 내다보는 이런 종류의 전략적 사고는 실제로 지속적인 힘을 갖고 전략을 창조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

... 남들이 쉽게 모방할 수 있거나 남들이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129p.

* "우리의 한정된 자원과 직면하고 있는 거센 도전 양상을 고려할 때 이 돈이 생물학적 다양성을 지켜가려는 우리의 사명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항상 고민해야 한다. 우리의 목표를 비켜가는 것이라면 아무리 매력적인 프로젝트라도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 138p.

4. 조직
- 어디에 선을 그릴 것인가

* 공식적으로는 조직을 날렵하게 하거나 가상 조직으로 만드는 현상을 칭찬하고들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이미 거대한 회사들이 더욱 그 몸집을 키워가고 있는 셈이다.

... 복잡한 것이든 특수한 것이든 성과로 연결시켜야 하는 경영자로서는 다음 세 가지 선을 그을 줄 알아야 한다. 첫 번째는 경계선으로, 무엇을 회사 내부에서 할 것이며 무엇을 회사 외부에서 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조직도상의 선으로, 회사의 전체 조직인 부서별로 어떻게 나뉘고 서로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밝히는 선이다. 세 번째는 거의 눈에 띄지 않지만 언제나 중요하게 작용하는 권한의 선을 들 수 있다. 이 선은 누가 무엇을 결정할 것인지 그리고 내부에서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관한 것이다. 141p.

*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이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가, 더 나은 결과를 낳기 위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 따라 선을 그어야 한다는 것이다. 142p.

* 그러나 조정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는 근본적이며 중요한 문제에 부닥칠 수밖에 없는데, 바로 동기 부여의 문제이다. 조직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그러나 소유권에 딸려 있는 확실성 때문에 그런 동기가 오히려 꺽이고 마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 도요타는 전 세계적으로 품질 혁명의 불꽃을 당긴 회사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또 모든 산업 분야에서 권한과 소유권의 선을 새로 그린 회사로 기억될 만하다. 150p.

... 이런 두 가지 변화는 동시에 진행됐는데 의도적인 기획의 결과이기보다는 나쁜 상황을 최대한 개선해 보려던 도요타의 확고한 결단력이 낳은 결과라고 봐야 한다. 151p.

* 이것은 두 가지 점에서 전통적인 방법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었다. 첫 번째로 이 시스템은 공급업자를 적이 아니라 파트너로 대접하면서 공급업자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뜻했다.

... 두 번째 전통적으로 제조업에서는 재고가 필요악으로 인식되어 왔다. 제조업체들은 생산 공장이 때때로 멈춰 설 가능성에 대비해 예비 부속품들을 완충재처럼 쌓아둘 필요가 있었다.

...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재고를 쌓아둘 형편이 못 되었기 때문에 도요타는 '적시 공급 체계'를 개발했다.

... 불량의 원인을 잡아낼 수 있도록 근로자들에게 자율적 권한을 주는 것이 도요타가 새로 그은 조직의 선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 비용과 품질면에서 도요타의 경쟁 위우는 이처럼 조직 내의 전체적인 실행의 산물이다.

... 도요타는 특히 미국식 수직 통합에서 벗어나 공급 사슬 관리를 제대로 연구하고 다듬어 회사 안팎의 경계선에 걸친 협력과 정보 공유가 모든 참여자, 즉 공급업자, 제조업자 그리고 가장 중요한 고객들에게까지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154p.

* 최근 들어 많은 회사들이 직접 하면 좋을 것과 외부에서 만들면 더 나은 것이 무엇인지를 물으며 사업의 경계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 159p.

* 인도의 아리빈드 안과 병원은 사명감이 투철한 기관이다. 이 병원의 성공은 조직의 선이 전략에 힘입어 제대로 그어지면 어떤 성과를 올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165p.

* 아라빈드는 전체적으로 보아 낮은 가격이지만 이렇게 안과 분야에서 최정상을 달리고 있기 때문에 유료 환자들에게도 매력적인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점이 근무하고 있는 의사들에게 주는 아라빈드의 매력이다. 의사들은 다른 곳에 비해 훨씬 오래 일하면서도 돈은 적게 받지만 직업적으로도 프라이드가 있는 동시에 병원의 사회적 사명감 등을 통해 심리적인 보상도 분명히 제공받고 잇는 것이다. 이렇게 아라빈드는 조직의 선을 인센티브 위에 그은 셈인데 그것을 통해 전략은 오히려 강화될 수 있었다. 167p.

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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