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존중감

책읽기 2011. 8. 22. 23:50

근래들어 나의 최고의 관심사는 '자기다움'에 대한 고민이다. 지금까지 나의 고민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였다면 지금부터는 '나다움'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키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유는 '나' 때문만은 아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타인의 시선이나 비교, 경쟁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기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르침은 나의 말로 되지 않는다. 내가 살아간 삶을 통해서 아이들이 배운다는 것을 알게된 이후로 이 고민의 농도가 달라졌다. 그 답이 바로 '자기다운' 삶이다.

하지만 말이 쉽지, 자기다움이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것은 자신의 내면에 대한 깊은 통찰과 타인에 대한 깊은 애정과 존경, 그러나 그 영향력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는 용기로부터 나온다. 그리고 자신의 장단점을 발견하기 위한 고단한 여정, 끝이 보이지 않는 인내, 깊이를 알 수 없는 좌절을 몇 번이고 헤쳐나올 때 생겨나는 것임을 안다. 왕도는 없다. 그러나 똑같은 여정을 거치고 껍데기만 남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화려하지는 않아도 '자기다움'으로 충만한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존경하며, 내가 그렇게 살기를 원하며, 나의 아이들이 그들로부터 그러한 삶을, 나로부터 그러한 삶을 배우기 원한다.

그렇다면 그 출발점은 무얼까? 그 답 중의 하나로 찾은 것이 바로 '자존감'이다.

자아존중감, 즉 자존감이란 자신이 사랑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이며, 어떤 성과를 이뤄낼만한 유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이다. 또 성과를 이루어내지 못한다 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마음에 들어하는 것이다.


'자기다움'의 발견에 우선하는 것은 '자아존중감'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충분히 사랑하지 못해 고통에 떠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남과의 비교, 경쟁을 통한 열패감으로 숱한 인생의 루저로 전락하는가. 하지만 자아존중감은 자신감을 빙자한 자기애로 똘똘 뭉친 사람들과의 근본부터 다른 것이다.

자기애가 강한 사람은 무조건 자신은 최고이고,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자신의 장점만을 수용하기 때문에 누가 자신의 뒤에서 험담이라도 하면 기분이 나쁘고 그 단점을 인정하기가 버겁다. 진정한 자존감은 다른 사람의 평가를 수용하면서도 그 안에서 자신감 있는 자기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누군가 자신을 비난하거나 무시해도 감정적 동요가 적다.


이 짧은 한 마디에 '살만한 세상의 비밀'의 숨어 있는 것 같다.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이나 남의 존재를 인정하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기꺼운 마음. 아이들에게 단 하나의 지혜(성경이 아닌)를 말해줄 수 있다면 이 자존감의 비밀에 대해 말해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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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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