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에 해당되는 글 27건

  1. 2008.07.29 "인연은 찾는 게 아냐, 때가 되면 와" 4
  2. 2008.07.29 누군가를 그렇게 사랑한 적 있니? 4
  3. 2008.07.28 결혼의 비밀 5
  4. 2008.07.09 Knocking on your door 4
  5. 2008.07.08 Do you know your wife?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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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을 찾고 싶어"

"인연은 찾는 게 아냐, 때가 되면 와"

"무슨 뜻야? 때 되면 오다니?"

"사람은 어떤 나이가 되면 짝지어 애 낳고 살 마음의 준비가 돼.
그때 곁에 있는 사람이 인연인거야."

"문젠 상대가 아니고 시기다?"

"그래"

"그럼 넌 아직 못 만난 거군.
그런 생각을 갖게 해주는 남자를"

"그래"

- 영화 '나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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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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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술에 대해 읊으면 넌 온갖 정보를 다 갖다댈걸?
미켈란젤로를 예로 들어 볼까?
그에 대해 잘 알거야 그의 걸작품이나 정치적 야심, 교황과의 관계
성적 본능까지도 알 거야, 그치?
하지만 시스티나 성당의 내음이 어떤지는 모를걸?
한 번도 그 성당의 아름다운 천정화를 본 적이 없을 테니까
난 봤어

또 여자에 관해 물으면
네 타입의 여자들에 관해 장황하게 늘어놓겠지.
벌써 여자와 여러번 잠자리를 같이 했을 수도 있고...
하지만 여자 옆에서 눈뜨며 느끼는 행복이 뭔지는 모를걸

전쟁에 관해 묻는다면 세익스피어의 명언을 인용할 수도 있겠지.
'다시 한번 돌진하세 친구들이여'라고 하면서
하지만 넌 상상도 못해
전우가 도움의 눈빛으로 널 바라보며
마지막 숨을 거두는 걸 지켜보는 게 어떤 건지

사랑에 관해 한 수 시까지 읊겠지만
한 여인에게 완전한 포로가 되어본 적은 없을걸
눈빛에 완전히 매료되어
신께서 나만을 위해 보내주신 천사로 착각하게 되지
절망의 늪에서 널 구하라고 보내신 천사!
또한 한 여인의 천사가 되어 사랑을 지키는 것이 어떤 건지 넌 몰라
그 사람은 그 어떤 역경도 심지어 암조차 이겨내지

죽어가는 아내의 손을 꼭 잡고 두 달이나 병상을 지킬 땐
더 이상 환자 면회시간 따윈 의미가 없여저
진정한 상실감이 어떤 건지 넌 몰라
타인을 네 자신보다 더 사랑할 때 느끼는 거니까
누굴 그렇게 사랑한 적 없을 걸?

내 눈엔 네가 지적이고 자신감 있기 보다는
오만에 가득한 겁쟁이 어린애로만 보여
하지만 넌 천재야 그건 누구도 부정 못해
그 누구도 네 지적 능력의 한계를 측정하지 못해
그런데 넌 그림 한장 달랑 보곤 내 인생을 다 안다는 듯
내 아픈 삶을 잔인하게 난도질했어

너 고아지?
네가 얼마나 힘들게 살았고 네가 뭘 느끼고 어떤 앤지
올리버 트위스트만 읽어보면 다 알 수 있을가?
그게 널 다 설명할 수 있어?

우선 네 스스로에 대해 말해야 돼
자신이 누군지 말이야
그렇다면 나도 관심을 갖고 대해주마"

* 영화 '굿윌헌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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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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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비밀

습작 2008. 7. 28.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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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본 출장을 다녀왔을 때였다.
2박 3일의 빠듯한 일정을 마치고 눈앞에 아른거리는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퇴근길을 서둘렀다. 이미 첫째는 약속한 초콜릿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며 확인 전화까지 10분 전에 걸어온 후였다. 와이프를 위해서는 사장님의 선물까지 보태 두 벌의 여름옷을 준비했고, 서원이를 위해서는 따로 책 선물도 있었다. 곧 눈앞에 펼쳐질 환상적인 가족의 재회 장면을 떠올리며 가쁜 숨을 몰아쉰 채 집 앞에 선 나는 우선 가볍게 노크를 두 번 했다. 너무 약하게 두드렸는지 반응이 없었다.

내가 직접 열까 생각해보니 여행용 가방에 넣어둔 열쇠가 떠올라 다시 한번 조금 더 세게 문을 두드렸다. 가볍게 짜증이 났다. 게다가 볼 일까지 급해지자 마음마저 조급해졌다. 여행용 가방을 열어젖히고 잡다한 물건들 속에서 열쇠를 찾으려면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조금 더 세게, 그리고 빠르게, 더 많이 문을 두드렸다. 쾅쾅쾅. 그러나 그때까지도 문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갑자기 뱃 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짜증이 치밀어 올라왔다.
집을 비운 지 사흘이 지나 가장이 돌아왔는데 문조차 열어주지 않다니...

단순히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기본적인 욕구 불만을 떠나 가장에 대한 인신 모욕으로까지 짜증의 원인이 급속도로 변질되어 갔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런 순간은 찰나이며 변화는 순식간에 일어난다. 종종걸음치며 키워왔던 찬란한 희망들이 거짓말처럼 증오?의 불길로 바뀐 순간이었다.
그 순간 문이 열렸고 짜증 어린 아내의 얼굴이 현관 전등에 의해 그림자를 만들고 있었다.
"애들을 어떻게 재웠는데 큰 소리 내고 그래. 열쇠 있으니까 혼자 열고 들어오면 되잖아."
어이가 없어하는 나를 두고 아내는 멀어져갔고 곧이어 쾅 하는 안방 문 소리를 들은 나는 허탈함에 한동안 멍하니 어두운 거실을 바라보고 있어야 했다.

결혼생활이란 이런 것이다.
힘들게 바깥일을 하고 돌아와 따뜻한 가정의 환대를 받고 싶어하는 가장과, 온종일 아이들을 돌보느라 손가락 까닥 하나 하지 못할 체력으로 그 남편에게 베풀 수 있는 건 짜증밖에 남지 않은 아내의 삶이다. 부부싸움이 언제나 사소한 일로 시작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프로세스와 메커니즘을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은 불씨가 심지어는 이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거대한 폭발의 원인이 많은 경우 아주 작은 스파크에서 비롯되듯이...

10분 뒤 아내는 다소 무안한 표정을 지으며, 나 때문에 어렵게 든 잠이 깨어 버렸다며 칭얼거리는 콧소리를 내면서 작은방 문을 열었고, 나는 그제야 아내와 아이를 위해 준비한 선물들을 꺼내 들며 부산을 떨기 시작했다. 이쯤 되면 굳이 이전의 상황에 대한 브리핑은 필요 없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황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서로 이해해주고 어루만져주는 작은 관심이자 배려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충분히 연약한 존재이다. 타인이나 지인으로 살아간다 해도 결코 볼 수 없는 그들만의 뒷모습이 있다. 그런데 결혼을 통해 관계 맺어지는 배우자는 그 뒷모습을 좋은 싫든 항상 바라 보야야 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뒷모습을 품어줄 수 있는 것도, 비수를 꽂을 수 있는 것도 배우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상대방의 약점과 실수, 부족함에 대해 뱉어내는 수많은 비수들이 오늘도 허공을 날아다니며 희생양을 찾는다. 만약 이에 대한 진실에 눈 뜬 사람이라면 감히 '오늘도 무사히'라고 기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도 왜 결혼을 하고 또 그렇게 살아가느냐고? 그건 결혼하지 않은 친구들에게는 비밀이다. 결혼 후에 알게 되고 느끼게 되는 그 찰나의 행복, 숨 막히는 기쁨들을 어떻게 짧은 글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늦은 밤 퇴근해서 개구리 다리를 하고 자는 딸의 머리에서는 쉰 옥수수 냄새가 난다. 그저 결혼했다는 이유만으로 누리기엔 벅찬 감격이고 행복이다. 그리고 내 믿음이 헛되지 않다면 아내는 '불만이 가득한 동지'로 살아주고 있다. 감사하고 행복할 일이다. 당신이 코웃음 칠지라도 그것은 분명한 축복이다.

아 참 내가 말하지 않았던가? 결혼하지 않은 당신은 결코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그런 게 결혼의 비밀이고 행복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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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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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ocking on your door

습작 2008. 7. 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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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가 사는 성을 없애버리고 싶어 하는 한 왕이 있었다.
왕은 그 일을 한 왕자에게 자신이 아름다운 딸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세상의 내노라 하는 왕자들이 이 일을 위해 모여들었다.

한 왕자는 거대한 통나무로 마녀의 성문을 부숴버리려고 했다.
그러나 되려 그 통나무가 먼저 부서져 버리고 말았다.
다음 왕자는 대포로 성을 헐어버리려고 했다.
그러나 성 안에서 용이 나타나 대포알을 받아 삼키더니 뱉어버렸고 그 바람에 대포를 쏘던 사람들과 왕자가 죽어버렸다.
다른 왕자가 불화살 공격을 하자 성이 스스로 물을 뿜어 불을 끄더니 불로 만든 거대한 바람개비가 날아와 그 왕자조차도 죽여버렸다.
모두들 넋을 잃고 있을 때 마지막 왕자가 나타나 성을 향해 걸어갔다.
그는 성문 앞에 멈춰서 노크를 했다.
그러나 마녀가 나와 말했다.
"이 성문을 열기 위해 노크를 한 건 당신이 처음이에요."

영화 '프린스 앤 프린세스'에 나오는 그림자 인형극 이야기중의 하나다.
그 뒷얘기도 재미있지만 나는 이 부분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남자들은 여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온갖 종류의 공격 아닌 공격을 한다.
많은 돈, 높은 지위, 멋진 프로포즈...
그러나 여자는 자신의 마음을 '노크'하는 남자를 기다린다.
이것은 그냥 낭만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결혼 7년차인 나도 아내의 마음을 열기 위해 진심어린 '노크'를 한 적은 손에 꼽을 정도다.
이 '노크'란 아내의 이야기를 단지 들어주는 것, 공감, 배려, 필요을 먼저 알아 채워주는 것과 같은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적이고 단순한 스킬들이다. 돈도 특별한 노력도 필요치 않다. 그저 상대방을 진심으로 이해라려고 다가서는 자세다.

부부처럼 가까운 사이도 없지만 또 그만큼 상처받기 쉬운 사이도 없다.
마치 유리벽처럼 서로를 볼 수는 있어도 만지거나 심지어 상대방의 목소리를 듣기 힘든 경우조차도 많다.
그저 '노크'만 하면 되는데 부수거나 넘어서거나 심지어 태워버리려고 한다.
당신이라면 그런 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주겠는가.

노크를 연습하자.
그래야만 문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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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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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you know your wife?

습작 2008. 7. 8. 10:58

Do You Know Your Wife?


며칠 전 사장님 부부와 함께 식사를 하다가 혈액형 얘기가 나온 적이 있었다. 서로의 혈액형을 하나 하나 확인 하던 차에 무심코 와이프를 가리키다 말문이 막혀버렸다. 아내의 혈액형이 생각이 나지 않았던 것이다. 당황스럽고 무안해서 화제를 바꿔버리긴 했지만 약간 아찔한 경험이었다. 벌써 결혼 7년차인데 상대방의 혈액형조차 모르다니...

어떤 의미에서 '결혼 준비'란 결혼할 상대방에 대한 지식과 이해의 정도를 말한다. 상대방이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어떤 브랜드의 옷을 즐겨 입는지, 심지어는 무슨 색깔을 좋아하는지 같은 작은 정보 하나도 결혼 생활의 큰 위기나 도움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언제나 큰 충돌의 시작은 작은 오해에세 비롯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현재 판매중인 'Do you know your wife?'라는 책자를 보면 앞서 얘기한 상세한 질문들이 100가지 정도 나온다. 그 질문들 중에는 와이프가 평소에 얼마만큼의 현금을 지니고 다니는지 묻는 항목도 있다. 커피 한잔? 점심 한끼? 혹은 주변 지인들에게 저녁을 쏠 정도는 가지고 다니는지를 묻는 것이다. 과연 이 질문을 통해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대략 예측해보건대 그 사람의 씀씀이나 경제관, 그리고 평소에 얼마나 많은 인간 관계를 갖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자신의 씀씀이를 거기에 맞춘다거나 갑작스런 지출에 대한 이해나 배려가 훨씬 쉽게 이루어질지도 모른다.

결혼이 관계의 시작이라는 말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 그 만큼의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결혼 전에 한번, 많아야 두번 만나고 바로 가족이 되어버리는 시어머니와의 갈등은 어쩌면 필연적인 것이 아닐까? 조금이라도 상대방과 그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이해가 준비될 수 있다면 두 번의 시행착오를 한 번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고, 보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해갈 수 있을 것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
준비한 만큼 성공한다.
연애와 결혼, 그리고 그 이후의 삶도 이러한 원칙에서 결코 벗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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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남자는 없다  (968) 2008.07.03
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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