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신문을 보다가 '기도해도 별 효험없더라'는 희한한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 관련기사 "기도해도 별 효험 없더라")
황당하기도 해서 읽어보니, 실제로 심장수술을 받은 환자를 반으로 나눠 한쪽은 기도를 하게 하고 다른 한쪽은 기도없이 경과를 살폈다고 한다.
결과는 수술경과와 기도사이에 아무런 상관없음으로 나왔다고 한다.

순간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이 떠올랐다 사라지느라 분주했다.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실 것이라 믿고 평생을 살아간다.
그러나 그러한 기도를 저울에 올려놓고 달지 않는다.
우리가 비과학적인 사람들이 아니라 기도와 그 응답의 역사는 우리와는 차원이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혹 하나님이 기도를 응답하시지 않는 것처럼 여겨질때가 있다.
그러나 그조차도 이유가 있는 법이다. 그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 쪽이 우리에게 더 이롭고 유익하기 때문이다.
신뢰란  때로는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으로 보일만큼 우리의 얕으막한 지식과 지혜를 내려놓음에 있다.
그것이 신앙이다.

하나님을 믿는 믿음은 우리에게 끝없는 겸손과 순종을 요구한다.
순간 순간 변하는 우리의 불완전한 감정에서 벗어날 것을 요구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아브라함처럼 절대 아들의 목에 칼을 들이댈 수 없다.
다니엘처럼 사자우리 속에서 하나님께 감사할 수 없다.
그리고 우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리신 예수님의 마음을 절대 읽을 수 없다.




요셉일기
이요셉/ 규장

눈높이를 낮추면 또 다른 사람들이 보인다.
세상의 명예나 부나 권력이 없이도 행복한 사람들,
우리가 한없이 불쌍하다 여기며 스쳐왔던 사람들이
오히려 나보다 훨씬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 항변한다.
아니 조용히 속삭인다.
말이 아니라 그들의 삶으로 하나님과 이웃들을 섬기는 그들을 만나면
오히려 내가 행복해진다.




사막을 건너는 여섯가지 방법
스티브 도나휴/ 고상숙
김영사

이 책의 반대편엔 산이 있다.
오르고 오르면 못오를리 없는 높은 산들을 바라보며
이 책의 저자는 우리의 삶이 '산'보다는 오히려 '사막'과 비슷하지 않느냐고 되물어 온다.
인생의 고통에는 뚜렷한 경계선이 없다. 정상도 없다.
이렇게 시작도 끝도 희미한 사막을 건너는 것이 우리의 삶과 닮았다고 말한다.
북미의 목표지향적이고 합리적인 책들의 틈바구니에서 프랑스를 닮은 이 책이 눈에 띄는 이유는 바로 그런 '새롭고 다른' 시선때문이리라.
(저자의 친구들은 프랑스인이고 배경도 프랑스지만 정작 자신은 미국인이 아닌가 생각된다^^)




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신영복/ 돌베게

우리는 한자도 모르고 고어(古語)도 잊어버린 세상을 살고 있다.
그래서 과거의 선조들과 우리 사이에는 엄청난 간격이 실제로 존재한다.
그래서 '미쳐야 미친다'와 같은 옛 지성인들의 치열한 내면을 그린 책들이 관심을 받고 있는지 모른다.
이 책은 서구의 영향을 받은 우리들이 이제 동양의 고전들과 사상들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개인적인 '존재'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나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자고 주장하는 책이다.
그러나 하나님과는 참으로 먼 거리에 있는 생각과 말들이다.
또 읽기 어렵다...




3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
나카타이 아키히로/ 이선희
바움

원래 일본책들이 그런 것인지,
아니면 그런 책들만 선별해서 번역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본사람들의 '생각의 가벼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토지'를 쓴 박경리씨나 '코리아니티 경영'의 구본형씨가 같은 얘기를 했음을 떠올린다.
같은 내용을 담아도 '철학'이 없으면 그 울림이 이토록 작아진다.
이것도 편견인가?



격려
캘빈 밀러/ 배응준
규장

솔직히 나는 별 감흥없이 읽었다.
그런데 아내가 이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물어봤더니 내가 '사람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서라고 한다.
다른 이들의 상처를 헤집지 않고 지혜롭게 격려하고 돕는 방법에 관한 책이다.
아내와의 공감을 이루는 데는 실패했지만^^




인생의 참고서
안상헌/ 북포스

우리나라 자기계발 분야엔 세명의 스타?가 있는데
공병호, 구본형, 그리고 안상헌씨가 그 주인공이다.
실용의 극을 추구하는 공병호씨와
반대로 삶에 대한 철학을 중시하는 구본형씨
그리고 그 중간에 안상헌씨가 있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의 책이 설득력이 있는 것은 빈틈이 안보이는 공병호씨의 차가움과 마치 '도'를 깨우친 듯한 구본형씨의 초월함?과는 달리 땅에 발을 붙인 옆자리 선배, 동료의 조언같은 친숙함이 있기 때문이다.
굳이 책을 쓴다면 나는 이런 책을 쓰고 싶다.




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
잭 웨더포드/ 정영목
사계절 출판사

칭기스칸과 몽골제국의 영광은 그 '스피드'에 생명력이 있었다.
달리는 말 위에서 식사를 하고 따로 보병이 없는 기마병들만으로 이루어진 몽골,
그 스피드앞에 허울좋은 명예와 40kg에 이르는 갑옷을 입은 유럽의 기사들이 속절없이 무너졌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몽골 제국은 사라졌다.
스피드만 있고 자신만의 문화와 철학이 너무나 빈곤했기 때문에...




스마일 데이즈
스즈키 도모코/ 서현아
명진출판사

요즘 둘째 출산을 앞두고 우울해 있는 아내를 생각하며 책을 들었지만...
읽어보니 '이 사람 일본사람이네...'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책이다.
편견이라 해도 어쩔 수 없다.
삶을 가볍게 사는 것도 좋으나
그것만으로는 이겨내기 힘든게 삶의 무게다.

차라리 어렵더라도 성경을 읽자.
시편 1편, 23편, 121편, 100편을 읽고 또 외우자.
하나님의 위로가 얄팍한 책들보다 훨씬 더 위로가 되고 또 힘을 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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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

요셉일기

책읽기 2006. 3. 31. 13:22


요셉일기
- 이 땅에서 천국을 사는 행복한 사람들의 이야기
이요셉/ 규장
초판 1쇄

절반정도 읽다 남긴 책을 들고 가까운 시민의 숲을 찾았다.
봄볕이 가득한 공원 한가운데 있는 매점에서 맛있는 잔치국수를 챙겨먹고 나니 속도 든든하고 마음도 훈훈하다.
며칠전 찾았을 때는 볕은 따뜻해도 바람이 제법 쌀쌀해서 다소 아쉬웠는데 오늘은 그야말로 완벽한 오후다.

기존의 인터넷에 올라있던 '요셉일기'와 이 책의 다른 점은
요셉씨가 자신의 속내를 제법 많이 비추었다는 점이다.
이 책에 소개된 천국사람들도 감동적이고 흥미롭지만 그 사람 사이사이를 이어주는 요셉씨 이야기는 이 책의 또다른 재미요 기쁨이라 감히 말할 수 있겠다.
특히 책 중간에 있는 love & photo에서 그의 독백은 제법 길게 계속된다.
산을 넘어넘어가다 문득 발견한 시냇가 풀밭처럼 아늑한 느낌을 주는 그의 이야기이다.
나처럼 그도 혼자만의 세상을 만들어가기 원하는구나...
야릇한 동질감도 느끼면서 책을 읽었다.

그러다 문득,
이 책의 제일 마지막에 소개된 사람의 이름이 갑자기 내눈에 크게 들어왔다.
박창렬... 아버지의 이름이다.
우연에 불과하겠지만 아버지의 마지막 가시던 모습이 다시금 생생히 떠올랐다.
그 마지막 길을 가시던 병원에서 아버지와 나와 어머니가 병원안에 있던 교회에 기도하러 갔던 적이 있다.
내 생애 그렇게 복잡한 상황에서 기도드려 보기는 처음이었다.
행복하기도 했고 한없이 슬프기도 했으며
삶에 대한 회의와 공허함,
그러나 그 사이사이를 파고 들던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참으로 얼기설기 꼬인 그런 순간이었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200여권에 이르는 참으로 많은 책을 읽었다.
그러나 신앙서적이 아닌 보통 사람들의 책속에서도 돈과 명예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는다.
(돈에 대해 다룬 책이라 해도 행복의 본질은 가지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라 말한다)
삶을 지탱케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사이를 잇는 사랑이며 교감이며 우정이고 섬김이다.
그러나 정말 많은 사람들은 그 완벽한 진리를 마다하고 돈과 명예와 정욕을 좇아 살아간다.

따뜻하다 못해 눈부신 봄날 오후, 벤치에서 요셉일기를 읽다가
문득 미치도록 행복하다는 생각에 몸을 떨었다.
나침반이 미친듯이 흔들리다가 비로소 정북을 향해 멈추어서듯이
내 안의 욕심과 슬픔과 미움들이 가볍고 깨끗하게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요셉씨가,
그리고 하나님이 바라는게 이런 행복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봤다.
이 기쁨을 나 말고 다른 이들에게
더많이 나눠줄 수 있다면 정말 정말 좋으련만...
Posted by 박요철
,

요셉일기

책읽기 2006. 3. 30. 11:19


요셉일기
- 이 땅에서 천국을 사는 행복한 사람들의 이야기
이요셉/ 규장
초판 1쇄

발간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사게 되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경우다.

사실 옆에서 보던 이의 책이 나오면 신비감이나 어떤 아우라 없이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된다.
어쩌면 책만이 가진 어떤 가치를 그 사람에 대한 선입견때문에 못보게 되는 경우도 적쟎이 많다.
하지만 이 사람은 사람이 책 그 자체이다.

이 땅에서 소외되었지만 매일 하나님을 만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
나 역시 그런 사람들이 진짜 천국을 살아가고 있고
정말로 행복한 사람들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가 이마음 잃지 않고 계속 지켜가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Posted by 박요철
,
한달도 채 안 남은 둘째의 출산을 앞두고 우리 부부가 부산해졌다.
한번 해봤으려니... 하는 여유때문인지 도무지 긴박감이 느껴지지 않다가 발등이 불이 떨어진 것이다.
그중의 하나가 이름인데...

그러다 급기야 주일날 예배시간(정확히는 찬양과 광고시간)에 주보의 모든 이름을 두 사람이 훑고 있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런데 이것 참 '박'이란 성씨는 뭘 갖다붙여도 어색하다.
'고아라'란 이 이쁜 이름에 '박'씨를 붙이니 어째 썰렁해진다.
뭘 박으란 말인가...

이건 좀 극단적인 경우이고 어쨌든 다른 성씨에는 잘도 어울리는 이름이 왜 '박'씨만 붙이면 이상해지는가 말이다.
그러나 나는 '지원'이란 이름이 떠올랐는데 연암 박지원보다는 김대중대통령 시절 비서실장이 떠올랐다.
ㅎㅎㅎ 이건 아니라고 봐...

그러다 아내가 '희원'이가 어떠냐고 묻는다.
희원이... 무엇보다 기쁠 '희'자가 마음에 든다.
여자 프로골퍼가 떠올랐지만 뭐 그렇게 따지면 세상에 새로운 이름이 어디 있을까.
자꾸 부르니 익숙해진다.
희원아, 보고 싶다.
곧 만나자^^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손동인/ 파라북스

아내가 신문을 보다가 발견했는지 내게 사다 달라고 한 책이다.
기자출신의 작가가 8명의 말기암 환자를 취재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야말로 '사는게 뭔가'라는 헤어나오기 힘든 질문에 온몸이 담겨드는 책이다.

산달이 가까워오는 아내의 우울증이 이런 책으로 씻겨질 수 있을래나 모르겠지만...
그러나 그 여덟명 중에 한분은 자신이 말기암 환자인데도 몇년째 고통과 싸우며 다른 말기암 환자를 돌보는 호스피스 일을 하고 있다.

그저 숨쉬다 멎는 것이 삶이 아니다.
우리의 삶은 어느 상황에서든 이유가 있어야 하고 꿈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 있어도 죽은 것이다.




나침반, 항해와 탐험의 역사
앨런 거니/ 강미경
세종서적

누구나 나침반을 알지만 활용해본 사람은 극히 드물다.
과연 이 발명품의 무엇이 그 망망대해의 길잡이가 될 수 있는지 궁금신이 내려 덜컥 사고 말았다.
결과적으로는 절반의 실패...

흥미있는 주제이긴 하지만 내용이 지나치게 전문적이다.
곳곳에 펄떡이는 실화들이 그 지루함을 어느정도 없애주지만 다 읽고 나면 내가 뭘 읽었나 싶은 얼얼함이 남는다.

그러나 익숙함에 대한 재발견은 항상 즐거운 일이다.
커피가, 설탕이, 철이, 후추가
어떻게 역사를 바꿔왔는지는 여전히 흥미진진한 책의 소재다.




축복의 이름
앤 스팽글러/ 주지현
좋은 씨앗

의외로 건진 책!
이런 일은 자주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사실 많이 반갑다.
시중의 대부분의 베스트셀러가 그렇듯이 우리의 생각도 대중이나 특정 회사의 판단과 마케팅에 의해 좌우될 때가 많다.

그러다보니 정말 좋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손에는 커녕 눈에도 들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이 책은 디자인과 본문 종이의 질, 인쇄상태, 심지어는 오자도 많아 완성도에 이런 저런 할말이 많이 생기는 책이지만 내용만큼은 정말 좋다.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의 이름 26가지를 기본으로 각별히 '성경'에 근거해 하나님의 본질을 설명해나간다.
조금만 더 신경써서 만들고 팔았다면 더 알려질 수도 있었을텐데..




홀리 스피리트
A.W.토저/ 이용복
규장

A.W.토저는 사실 현대의 크리스천들이 좋아할 그런 분은 아니다.
그야말로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날듯이 '성경적인 원칙'으로 똘똘 뭉친 꼬장꼬장한 어르신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래서이다.

우리에겐 너무 포장되고 너무 달콤해진 하나님과 복음이 넘쳐나고 있다.
'긍정의 힘'은 그 힘이 틀린 힘은 아닐지언정 하나님의 본질은 반의 반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하나님의 본질에 다가서면 우리의 신앙생활이 항상 장밋빛일 수 없는 이유를 너무도 수없이 많이 발견하게 되니까.

이 책은 그런 분들을 위해 토저 목사님의 주옥같은 성령론을 한 페이지씩 묶어 읽을 수 있도록 고맙게 배려해주었다.
야단치는 하나님을 두려워말고 그 안에서 누리는 자유를 즐길 수 있기를...




블로그 온
이글루스 피플 17인/ 더북컴퍼니

웬지 심심한데 인터넷으로 재밌는 글을 읽자니 눈이 아프신 분들은 이 책을 한번 읽어보시라^^
최근에 네이트가 인수해버렸지만(이건 개인적으로 비극이라 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매니아적인 블로그로 손꼽히던 이글루스 블로거들의 베스트글들만을 뽑아서 소개한 책이다.
주제도 다양하다.

편의점 알바로 온갖 편의점 제품들을 속속들이 파헤친 글도 있고, 한의사의 왕꼼꼼 흥미진진한 육아일기도 있다. 일본 문화를 살갗의 바람이 일듯 생생하게 소개하는 블로그도 있고, 고양이와의 동거를 실감나게 전해주는 재미만땅 블로그도 있다.

블로그를 우습게 보지 마시라.
편집자에 의해 팔, 다리 다 잘린(헉... 섬뜩한 표현^^) 죽은 글들보다는
먼 바다에서 막 잡아올린 생선같은 신선함이 가득한 글들이 앞으로 대세를 장식할 것이다.



그런 책이 기독교에는 없냐고?
왜 없어~~~ 다 있지!
갓피플 '생수'의 고정단골감초영양 컨텐츠인 요셉일기!!!
나오자마자 사고 말았다.

여러분, 이 책은 꼭 사야합니다!!!
책장사라 불러도 좋아여~~~
꼭 사세요!!!!^^
(어째 이번주 북헌팅은 마무리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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