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연휴, 부산으로 내려가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바빴다. 위독하신 할머니때문에 작은아버지댁을 서원이와 다녀오니 명절이 후딱 지나가버렸다. 그래서 마지막 날은 마눌에게 양해를 구하고 서너시간 서점을 다녀왔다. 서현문고는 삼성플라자를 중심으로 양쪽에 서점이 있는데 이번엔 입구가 작은 지하엘 갔다. 그런데 웬걸 훨씬 넓고 조용하다. 구석에 쳐박혀 있으니 도서관이 따로 없다. 내게 책을 읽는다는 것은 '쉰다'는 의미다. 오히려 가만히 있거나 무료하게 TV를 보는게 더 피곤하고 힘들 때가 있다. 이건 어쩌면 문자중독이 아닐까?

분명한 것은 다른 이들의 삶과 생각을 통해 자연스럽게 내 삶이 정리된다는 것이고, 또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독서는 re-creation, 즉 재창조의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런 나를 보고 아내는 '이젠 책 그만 읽고 말씀도 좀 보지?'하고 경고를 날린다. 이건 하나님의 음성이다. 그래... 말씀을 이런 열정으로 봤다면... 그래도 솔직히 성경은 여전히 어려운데...^^


it works
R.H.J / 서재경
매일경제신문사(매경출판주식회사)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를 떠올리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누가 썼는지도 분명치 않은 30여페이지의 글이 한권의 책이 되었고 몇십년간 유명세를 이어오고 있으니까 말이다. 사실 '가르시아...'가 그랬든이 이 책의 메시지도 단순하다. 바라는 것을 종이에 적고 매일 그것을 반복해서 읽으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물론 뜬금없이 들린다. 하지만 실행하지 않는 이에게는 뜬금없는 소리일지 모르나 아무리 작은 것이라 해도 직접 행하는 자에게 나타나는 변화를 생각한다면 황당한 책은 아니다. 하물며 인간의 소원도 주문처럼 반복해서 외우면 생각을 바꾸고, 또 그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지게 할진데... 과연 나는 무슨 베짱으로 기도하지 않고 살려고 하는 것일까...


구글 스토리
존 바텔/ 신윤조,이진원/ 전병국 감수
중앙M&B(랜덤하우스중앙)

이전에 소개한 적이 있지만 다시 읽어봤다. 그만큼 요즘 구글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의 원제는 'The Search'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구글이란 회사에 대해서 쓴 책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새롭게 대두되는 Web 2.0의 핵심에 '태그'를 기본으로 한 검색이 위치해있다. 정보의 바다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아주는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내는 '검색'의 위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IT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번은 읽어야 할 책.


일본의 무사도
니토베 이나조/ 권만규&양경미
생각의나무

사실 우리만큼 일본을 깔보는 나라도 드물다. '라스트 사무라이'가 그렇고 최근 개봉한 '게이샤의 추억'이 그렇듯이 일본문화에 관한 서양인들의 관심은 이미 관심이상의 무엇이다. 피터 드러커가 몇년동안 일본미술에 대해 공부한 것도 개인적인 취향때문만은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그들의 정신세계 한가운데에는 '무사도'가 자리잡고 있다.
사실 일본인들에게 있어 '선'은 곧 '힘'이다. 강한 것이 선한 것이다. 그래서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고 합병한 것은 '선'한 것이라는 논리다. 이런 이들의 의식세계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우리가 무시하든 그렇지 않든 일본이란 나라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으니 말이다.


잭 웰치 위대한 승리
수지 웰치, 잭 웰치/ 김주현
청림출판

잭 웰치의 책은 쉽다. 경영에 관련된 다른 책들을 본 사람이라면 그렇게 새로울 것들이 없는 내용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가 '실천'했고, 또 '성취'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단순한 원리에 대한 실천으로...


로봇
아이작 아시모프

SF소설에 대해서 조금만 관심 있는 분이라면 아시모프를 모를 수가 없다. 하지만 그의 책을 막상 사려고 하니 동네서점에선 찾을 수 없었다. 심지어 '알라딘'에서도 품절... 그의 책이 생소한 분이 있다면 얼마전 개봉했던 'I, Robot'을 떠올리면 된다. 바로 그 원작이 아시모프의 소설이기 때문이다.
3살때 소련에서 미국으로 이주해온 그는 과학자와 작가의 열정사이에서 망설이다 결국 책을 쓰기로 했다 한다. 그리고 그의 천재성과 열정은 엄청난 양의 작품수에서 드러난다. 70세가 넘어서도 집필활동을 했다 하니 놀라울 수 밖에...
아무튼 처음 몇장을 읽었을 뿐인데도 그 놀라운 문장력과 상상력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재밌으면 어쩌나... 4권까지 있는데...-_-;;;


아침형 인간
사이쇼 히로시/ 최현숙
한스미디어

그다지 베스트셀러를 신뢰하지 않는 편이라 그동안 읽지 않았었는데... 최근 다소 나태해진 것 같아 스스로를 다잡기 위해 이 책을 샀다. 체력이 예전같지 않아 조금만 무리해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 그리고 나 혼자만 사는 세상이 아니니 와이프와 서원이의 생활패턴에도 맞추어주어야 한다. 더구나 곧 둘째가 나오는 날에는... -_-;;;
사실 일찍 일어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 생활 전반에 걸쳐 조화로운 삶이 중요하다. 이런 노력은 평생을 걸쳐 계속해도 지나치지 않다.


11분
파울로 코엘료/ 이상해
문학동네

파울로 코엘료의 전작 '연금술사'가 너무 유명해 이 책을 꺼내들었다. 사실 기대만큼은 아니다. 우리 와이프의 표현대로라면 '뻔하고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사실 몸을 파는 여자들의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놀라울 것도 없다. 오히려 이 소설에 나오는 창녀는 너무 호사스럽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중간쯤 읽었는데 계속 읽어야 할지 약간 망설여진다. 그래도 간간히 이어지는 저자의 삶에 대한 지혜는 가슴깊이 새겨둘만하다. 생각하며 사는 사람의 미래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는 좀 더 낫지 않을까? 인생의 밑바닥을 사는 삶이라 할지라도...

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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