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월요일이라 어김없이 서점을 찾았다.
날씨가 궂어서 늘 가던 교보문고 대신 동네서점을 찾았는데 사실 이곳도 나쁘진 않다. 다만 앉아서 읽는 자리가 불편하고 조명이 약간 어둡다. 하지만 동네근처라서 책읽는 시간이 약 1시간 정도 늘었다. 그래서 2시간 반동안 대여섯권의 책을 훑었다.

책읽기가 1년정도 계속되고 읽은 책이 100권이 넘어가자 자의반 타의반으로 나의 이 습관이 알려졌다. 그리고 사람들은 묻는다. 어떻게 일주일에 2,3권의 책을 읽을 수 있는가. 그런 시간을 내는게 가능하기는 한가...

그런데 그 대답에 앞서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책을 읽는다'라는게 과연 무슨 의미인가하는 점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는다고 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하는 것을 떠올린다. 하지만 꼭 그럴 필요가 뭐가 있는가. 시험 볼 것도 아니고 순전히 나의 유익을 위한 일인데 그 일 자체에 매일 필요가 전혀 없다.

나는 좋은 책은 두세번 읽고, 요약하고, 블로그와 PDA에 담아 읽고 또 읽는다. 그런 책은 약 10여권 된다. 하지만 3분의 1이나 반쯤 읽다 만 책도 꽤 된다. 그야말로 읽을 가치가 없는 책들도 있고, 수필이나 여행기같이 완독하지 않고 천천히 틈날 때마다 읽어도 되는 책들인 경우가 그렇다. 한번 읽었다고 결코 읽었다고 말할 수 없는 책들이 있다. 이런 책들은 평생을 옆에 두고 반복해서 읽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책들은 부담없이 한입 베어물고 버려도 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의 책읽기는 목적은 지식이나 상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개선시키고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는데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으로 책을 보면 어제처럼 두세시간 동안 6권의 책을 '읽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아울러 부끄럽지만 나름대로 내 책읽기의 습관과 원칙, 유익, 노하우에 대해서 몇가지만 나눠볼까 한다.

단 한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이 수고는 즐거운 것이다^^

1. 좋은 책은 읽고 또 읽고 요약하고 또 외우라.

'목적이 이끄는 삶',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프로페셔널의 조건', '경영이란 무엇인가', 'Good to Great' 같은 책들은 결코 한번 읽고 읽었다고 말할 수 없는 책들이다. 서너번 읽고 또 읽는데도 새롭다. 가볍게 쓰여진 책이 아니고 수십년의 노하우가 묻어 있으며 변하지 않는 진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책을 만나는 것은 큰 행운이다. 이 책의 저자들이 내는 책은 거의 100% 신뢰할 만 하다. 그리고 삶의 목적에서 세세한 실행방법까지 내 삶 속속들이 배어들게 할만한 가치가 있다.

2. 읽는 것보다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읽기 하면 도서관에 틀어박힌 사람이나 옛날 서당의 모습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또 많은 경우 순간적인 결심이나 유익만을 줄 뿐 근본적인 변화는 일으키기 힘들다고 단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나의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결코 그렇지 않다.

다른 이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내 책읽기의 목적은 '실제적인 나 자신의 변화와 성장, 그리고 나눔'이다. 책이 게으른 나를 깨웠고 지친 나에게 새힘을 준다. 사람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주었고 나만의 울타리에서 나오게 했다. 그리고 내가 하는 일에서 매일 항상 개선할 점이 무엇인지 알려주었고 또 실천하게 했다. 책읽기는 어떤 다른 활동보다도 역동적일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3. 가능하면 접고 밑줄 긋고 돌려 읽으라.

책은 결코 장식품이 아니다. 오히려 먹을거리에 가깝다. 일단 맛을 들이면 깨물어 보고 마셔보고 씹어먹어도 부족하다. 좋은 책은 먹어도 먹어도 결코 물리지 않는다. 좋은 내용이나 느낌이 오면 닥치는 대로 접고 밑줄을 긋는다. 두번 세번 읽다보면 책읽는 속도는 빨리지고 생각은 깊어지며 실제적인 실천으로 나를 이끈다. 그리고 주체할 수 없어 남과 나누고 싶어진다. 읽은 것을 나누고 책을 빌려주고 또 빌려읽고 다른 사람과 또 이야기하고... 도무지 책은 몸살나서 살 수가 없다. 내게 있어 책은 이런 존재다. 읽지 않고 꽂혀 있는 책은 책이 아니라 하나의 장식품일 뿐이다.

4. 읽은 것을 나누고 전하면 몇배의 성장이 있다.

책읽기는 이기적인 것이 아니어야 한다. 그 수많은 책들이 말하는 것은 무엇인가?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나누고 베푸는 것임을 역설한다. 남에게 나누기 위해서는 일단 내가 그 내용을 이해해야 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소화시켜야 한다. 그러다보면 내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남의 입을 통해서 발견하게 된다. 나와 그 사람이 동시에 성장한다. 이것은 30배 60배 100배의 열매를 맺는다. 신기하다. 지식은 나 혼자 알아야 힘이 될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다.

그래서 가능하면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다. 위의 진리를 몸을 깨닫게 되면 나눌 수 밖에 없다.

5. 모든 독서가(Reader)가 리더(Leader)가 될 필요는 없지만, 모든 리더(Leader)는 독서가(Reader)이다.

내가 읽은 거의 모든 책의 저자들은 한입으로 말한다. 자신의 성장과 리더가 되는 방법에 '독서'만한 것이 없다고 말이다. 사실 내가 이해하는 리더란 누군가에게 일을 지시하고 확인하는 그런 역할의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직급이 높고 낮은 것과도 상관이 없다. 내가 이해하는 리더십은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다. 남에게 영향을 주려면 스스로가 강도 높은 자극과 영향력속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실제적인 변화를 말이 아니라 몸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굳이 리더로 피곤한 삶을 살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하는 한 좋든 싫든 언젠가는 이런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내가 알고 배운 한 '책읽기'만큼 확실한 훈련도구는 없다.

6. 그리고 이 모든 책읽기의 목적은 나의 사명을 향해야 한다.

그러나 책읽기는 세상적인 성공의 도구만은 아니다. 진정한 책읽기는 내가 이 땅에 왜 태어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답은 세상 어떤 책보다 '성경'이 가지고 있다.

나는 여전히 성경을 읽기 어려워한다. 세상지식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이해하기가 쉽고 즉각적인 실천이 가능해 읽는다. 성경이 중요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자주 다른 책읽기의 유혹에 넘어가곤 한다. 하지만 억지로 하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소화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려고 한다. 아직 내 수준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 중요한지는 잊지 않고 있고 또 매일 실천하려 애쓰고 있다. 때가 되면 성경이 다른 책처럼 재밌고 쉽게 이해되는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실제적인 책읽기을 위한 11월 28일 월요일 북헌팅 보고서>


종이위의 기적 쓰면 이루어진다

헨리에트 앤 클라우저
한언닷컴

- 자신의 꿈과 비전뿐만 아니라 일상의 기록이 어떤 실제적인 변화를 가져오는지 구체적인 수많은 예화들을 담고 있다. 끝부분에 가서 다소 생뚱맞은 영적체험이 나오긴 하지만 '기록'에 대해서 이만큼 구체적인 변화를 얘기한 책을 이제까지 본적이 없다. 공병호씨의 '기록하는 리더가 되라'는 책을 함께 읽으면 더 유익이 될 듯^^


CHANGE 나는 왜 변화하지 못하는가?
안상헌
한언닷컴

- 구본형, 공병호씨에 이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자기개발 전문 서적을 줄기차게 내고 있는 안상헌씨의 책, 앞의 두 사람과는 또 다른 느낌의 자기발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런 책은 그야말로 틈날 때마다 읽어도 되는 부담없는 책이다. 그러나 주는 유익이 만만치 않다. 실천으로 이끌어주기 때문이다. 이분의 '생산적 책읽기'는 일찌기 소개한바 있다.
'생산적인 삶을 위한 자기발전 노트 50'은 이 분야의 입문서로 적당하며 현재 베스트셀러다^^


먼데이 모닝 리더십 8일간의 기적
데이비드 코트렐
한언닷컴

- 전형적인 미국식 자기개발 서적이다. 이런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라면 굳이 읽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런 책을 처음 읽는다면 '재미있을'것이다^^


80/20 법칙
리차드 코치
- 공병호씨의 '자기경영노트'를 쓰게한 원서이다. 공병호씨가 번역을 맡았다.
이론적인 내용을 담은 내용이지만 아래의 사실에 의문이나 관심이 있다면 읽어볼만 한 하다.
우리는 쓰는 시간의 20%가 우리가 내는 성과의 80%를 담당한다.
이 진리는 다른 모든 분야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따뜻한 카리스마
이종선
랜덤하우스중앙

- 책내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표지라 당혹스럽긴 하지만 이종선씨의 글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설득력있다.
'혼자 밥먹지 마라'는 책도 이 분이 번역했다. 평범한 여성이 아니라 능력있는 커리어우먼이 되기를 꿈꾼다면 '이종선'이란 이름은 기억할만 하다.


한국인 성공의 조건
한근태
위즈덤하우스

- 얼마전 강연을 들었던 한근태씨의 새책, 그러나 과연 성공한 100명을 만났다고 해서 성공의 원칙을 뽑아낼 수 있을까?
그러나 새겨들어야 할 말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서점에 서서 한번 쭉 훑어봐도 충분한 책.
책 서두에 있는 서른가지의 성공하는 습관중에서 몇가지나 실천하고 있는지 꼭 확인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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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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