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현&권민 / InsightBooks

한동안 5시 전후해서 일어나더니 요 두어달은 6시 전에 일어난 기억이 별로 없는 듯 하다.
날도 추워지고 저녁약속이 많아져서라고 애써 위안은 해보았지만, 아무래도 새벽시간을 잃고 있는 듯 하여 항상 마음이 불안하였다.
변화는 항상 눈에 띄지 않고 일어나다가 어느 순간 그 거대한 모습을 드러내게 마련이다.
그것이 좋은 변화이든 나쁜 변화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디자이너 출신인 나는 전형적인 올빼미형이었다.
그러다가 올초 새벽시간에 눈을 뜨면서 나는 완전히 그 시간에 매료되었다.
절대 정적속에서 나는 내가 가진 잠재력과 그 가능성을 파기 위해 신들린 듯 새벽시간을 즐겼다.
마치 어릴 적 만화영화를 보기 위해 주일 새벽 눈을 부라리며 일어났던 기억같이 말이다.
뭔가 즐거운 일이 나를 기다린다는 설레임이 새벽에 일어나는 것을 가능케 했다.
그러던 내가 또 소리없이 하루 이틀 게을러진 것이다.

맘을 다잡고 5시에 일어났다.
사실 시간활용을 잘만 한다면 굳이 새벽을 깨울 이유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내게는 이 시간이 다른 시간보다 의미있고 발전적인 시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가시지 않았다.
더구나 저녁시간은 대부분 아내와 서원이와 함께 해야 하므로 책은 커녕 컴퓨터앞에도 가기 힘들지 않은가.
오로지 내가 나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은 새벽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래전 찜해 두었던 이 책을 송과장님에게서 빌렸다.
그리고 두시간 반만에 2독을 했다.

* 거인들은 새벽에 일어나서 무엇인가를 하고 있었다. 물론 새벽부터 회의를 하거나 인터넷을 하지는 않았다. 주로 혼자 있었기 때문에 책을 읽기도 하고, 명상을 했다. 그러나 그들은 조용한 시간동안 단순히 녹차를 마시면서 즐기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의 꿈에 대한 각오를 다지기 위해 마치 무사가 전쟁터에 나가기 전에 칼과 하나가 되기 위해서 칼날을 세우는 것과 같은 일을 했다. 주로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한 책들을 보았고 '생각'의 범위를 넘어 '기도와 명상'으로 내면의 깊이를 조절했다. 45p.

일상은 엄밀하게 말해서 전쟁터다.
잠깐만 한눈을 팔아도 매너리즘에 빠진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절망한다.
그리고 힘든 나를 숨기기 위해 내 주위에 담을 쌓는다.
나는 철저히 고립된다.
그런 나에게 새벽은 마치 휴대폰의 밧데리 충전기 같다.
나 스스로를 추스릴 시간을 주어야 한다. 하나님과 만나야 한다. 지혜로운 현인들과 깊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곧 무너저버릴만큼 연약한 나 자신임을 잘 알고 있으니까...
굳이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 책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 새벽에 일어나면 무엇을 할까? 그들은 새벽마다 일어나서 어떤 일을 했을까? 그들은 내면의 세계에서 소리치는 자아의 소리를 들었다. 가치의 소리를 들었다. 그것을 찾기 위해서 사람과 상의하기 보다는 키에르케고르처럼 신에게 아뢰었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 독서를 했고, 그것을 마음에 담기 위해서 묵상을 했다. 그래서 새벽에 자기 내면에서 들려오는 양심과 가치의 소리를 듣고 아침에 일어나면 그것을 시행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새벽 거인인 모한디스 간디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이 이렇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대로 행동해야 한다." 53p.

새벽의 고요속에 있으면 우선 정말 중요한 것들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
전날 시기하고 질투했던 동료를 향한 마음이 얼마나 어리섞은 것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내 삶의 가치는 월급 몇푼에 달려 있지 않다는 것을 마치 큰 진리를 깨우치듯이 깨닫는다.
종교가 없는 사람도 이 시간엔 자신의 양심과 가치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하물며 하나님의 피조물인 우리라면 어떠할까...
내 욕심이 아닌 세상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 하나님이 진정으로 내게서 이루고 싶어 하시는 것,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 감동이 없는 사람은 열정이 없다. 열정이 없는 사람은 새벽 거인이 될 수 없다. 이것은 거의 명확한 사실이다. 우리가 만난 모든 거인들 안에는 열정이 있었고, 대부분의 열정들은 감동에서 시작된 것들이었다. 신에게 감동을 했거나, 가치를 가진 사람에게 감동을 했거나 아니면 가치에 대해서 감동을 했다. 우리가 보기에는 촌티나고 유치해서 현대인으로서 놀라지 말아야 할 것들 속에서 그들은 새로운 에너지의 원천을 발견했다. 74p.

그리고 이 시간에 나를 충전시키는 것은 '열정'이다.
열정은 아주 쉽게 부풀어 올랐다 터져버리는 비누방울같다.
하지만 그 속에는 무지갯빛 감동이 있어서 사람의 마음을 뜨겁게 불타오르게 한다.
이 열정을 유지하는 방법은 오로지 매일 매일 다시금 그 열정을 피워올리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가능한 시간이 새벽이다.
세상의 욕심이나 소음이나 어리섞음에서 자유로운 진정한 '가치'를 찾게 한다.

* "새벽에 일찍 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새벽에 오는 목적이 중요합니다. 새벽에는 한 가지 일을 하는 것입니다." 이 말은 박성수 회장이 몇 십년 동안의 새벽 시간을 통해서 깨들은 '새벽 기적'의 비밀이었을 것이다. 이 말을 건너 건너 들었을 때 나는 마치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 것처럼 흥분하기 시작했다. '새벽에는 목적이 있는 한 가지의 일을 하는 것이다'라는 말 안에는 새벽을 다스리는 방법이 있었던 것이다. 새벽에 하는 목적이 뚜렷한 한 가지 일이 일상의 기적을 만들어 내는 비밀의 열쇠라는 말은 나의 가슴에 깊이 박히게 되었다. 89p.

새벽에 일어나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밀린 일을 하기 위해,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새벽을 깨운다면 곧 지칠 것이다.
하지만 이 시간을 자신의 깊은 내면속에서 '가치'와 '열정'과 '감동'이라는 우물물을 퍼올리는 작업이라면 그 위력은 놀라울 수 밖에 없다. 나도 남도 모르게 변화가 일어난다.
사람들은 이것을 '기적'이라고도 부르지만
실상은 알고보면 그 하루하루의 변화가 쌓인 결과물에 불과하다.
새벽에 일어나는 이유가 분명치 않고 또 옳지 않으면 다른 시간을 찾는게 좋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 그 자체는 사실상 아무것도 아니다.

* 변화 경영 전문가인 구본형씨는 그의 저서에서 '변화를 만들어 가는 가장 강력하고 극단적인 방법은 혁명이다'라고 말하면서 혁명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은 '행복한 일상적인 삶'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행복'이라는 것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마음과 행동이 일치될 때 '안정감'을 느끼면서 사람들은 종종 행복하다'고 말한다. 여하튼 행복이라는 것은 인생이라는 전쟁터에서 주도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 쟁취한 일종의 전리품과도 같은 것이다. 152p.

내가 정의하는 행복이라는 '내 마음과 내 행동이 일치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창조하신 원래의 목적대로 살아내는 것이다.
나의 욕망을 누르고 내 신앙과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것을 따라가는 것이다.
또한 세상이 뭐라 하든 그 길을 걸으며 다른 이들에게 전해주는 것이다.

* 우리의 시간을 가치 중심적 그리고 목표 지향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먼저 75%나 되는 일상의 시간을 바탕으로 하여 나머지 것들을 조율하려고 한다면 아마도 하루에 27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먼저 중요한 것을 잡고 나머지 시간을 정리하면 훨씬 간편하게 된다. 예를 들어 책을 읽는 시간을 3시간으로 잡아 놓으면 나머지 시간은 당연히 줄어들게 된다. 잠을 덜 잘 것인가? 아니면 TV를 보지 않을 것인가?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자동차 대신에 전철을 이용하면서 그 동안에 글을 읽을 것인가? 이러한 계획표를 통해서 나의 일상에서의 시간 사용은 매우 심플해지며 명료해진다. 206p.

모든 일이 그렇듯이 중요한 일을 먼저 해야 한다.
새벽시간이 자신에게 맞다며 그 시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구차하게 달고 다니던 소음같은 시간들을 버릴 수 있다.
그 일은 때로는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나에게는 이 새벽시간이 꼭 필요하다.
그리고 성공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새벽시간을 깨워냈다.
그러나 또 많은 사람들이 새벽이 아닌 다른 시간을 깨워 충분히 누리고 살다 갔을 것이다.
단지 내게 이 새벽시간이 맞을 뿐이다.

혹 여러분이 그렇다면
이 글에, 이 책에 귀기울여보기를 바란다.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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