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와이프를 정말 끔찍히도 챙겨주시는
고마운 교회 집사님이 한 분 계시다.

딱히 산후조리를 도와줄 사람도 없고
첫째때문에 산후조리원도 들어가기 힘든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이 집사님이 3주가량 첫째를 밤늦게까지 돌보아주셨다.
매일 어린이집에서 바로 데려가서는
밤 9시가 되면 먹을 거 하나씩 들리우고 집앞까지 바래다주시는 것이다.
이건 정말이지 친척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뿐인가?
미역국이면 미역국, 반찬이면 반찬
때로는 수박에 피자까지 시켜주시고 가신다.
너무 너무 부담스러워 속으로 화까지 난적도 있으니
대체 이분이 사람인가 천사인가 의구심이 든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 집사님도 사실 넉넉한 형편은 아니시다.
한번은 집사님 딸이
'엄마도 일하러 다녀. 더 좋은 아파트로 이사가게~'
라고 말한 적도 있다 하니 말이다.

그런 어려움을 교회모임에서 토로했더니
어떤 다른 집사님이 이랬다 한다.

"그럼 일주일에 한번은 사람을 불러서 쓰지 그래"

문득
밥을 굶고 있다는 북한 아이들 소식을 듣고
'그럼 라면 끓여먹으면 되쟎아' 했다던
어린 초등학생의 얘기가 생각이 났다.

나이가 결코 사람을 만들지 않는다.
자신의 세계에만 갇혀있으면 진정한 도움조차 줄 수가 없다.

스스로 냉정하게 물어볼 일이다.
나는 그 나이에 맞는 인격으로 살고 있는가.
나만의 생각에 빠져
전혀 다른 세상의 일들에 대해서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지 않는가...

그래도 앞서 얘기한 집사님같은 천사들이 있으니
세상은 괜챦게 돌아가고 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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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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