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월, 제 나이 22살 때의 일입니다. 나는 두 권의 책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밤에는 그 책의 내용을 실천할 계획을 세우느라 잠이 오지 않을 지경이었고, 낮에는 그 계획들을 하나 둘, 실천해 가면서 흥분하고 행복해했습니다. 처음에는 그 책을 아무에게도 소개해주지 않았습니다. ‘나만 고이 간직하고, 나만 더욱 성장해야지’ 라는 다분히 이기적인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성공의 자리는 부족하거나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먼저 차지하거나 나만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고, 비법을 감출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다른 이들을 돕고, 그들과 더불어 살아갈수록 보다 쉽고 빨리 성공의 자리로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성공의 자리는 우리 모두가 앉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하다는 생각은 나를 한결 여유롭게 만들어 주었고, 당시 내가 느끼고 실천했던 것들을 정리하여 친구들과 선후배들에게 알려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말하자면, ‘비법전수’ 라는 것을 하겠다고 결심한 것이지요.
‘비법전수’는 2시간 남짓의 강연을 3일 연속으로 하는 것으로 기획했습니다. 그리고 정성스럽게 유인물을 만들고, 교회 동기들과 후배들에게 홍보(?)를 했습니다. 사실, ‘비법전수’의 시간이 될지, 인생 초자의 무모한 시도가 빚은 집단 시간낭비의 순간이 될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마음 속에 ‘자신감’이라는 이름의 한 줄기 빛이 보여주는 길을 더듬거리며 걸어나가는 심정이었습니다. 두 손에는 믿음을, 나에게 도움이 되었으니 그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그 믿음을 꼭 쥐고서 말입니다.
13명이 참석한 가운데, 3번의 강연이 모두 끝났습니다. 저는 설문지를 준비했는데, 강연 소감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정말 고맙다는 얘기,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는 얘기, 감동적이고 삶을 새로 바라보게 되었다는 얘기들이었습니다. 저 역시도 한 청년의 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준 그들이 정말 고마웠고, 무언가 좋은 결과가 일어났다는 사실에 정말 감동했습니다. 무엇보다 인생의 전환점이 그들보다 저에게 더욱 크게 다가왔음을 말씀 드리고 싶네요. 그 이후로 저는, 대학교 수업 시간, 교회 수련회 등에서 강의를 계속 이어갈 수 있었고, 지금도 계속 하고 있으니까요.
최근 ‘책과 독서’라는 주제로 두 번의 강연을 했습니다. 강연 참석자 중에는 저보다 나이가 30살이나 더 많으신 인생의 대 선배님도 계셨고, 현재 산업교육 강사로 활동하시는 분들과 모 잡지의 한국의 명강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 두신 분도 계셨습니다. 참석하신 분들은 모두 40명 정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참가자들의 직업과 숫자만 비교해봐도 7년 전 처음 강의 했을 때보다 정말 많이 성장했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저는 초보 강사에 불과합니다. 사투리 억양에다가 배울 것도 많으며, 누군가로부터 체계적으로 강의에 대해 배운 적도 없지요.

하지만, 한비야 팀장님의 말처럼 이 일을 시작한지 이제 겨우 몇 개월 밖에 안 된 저와 20년 차 베테랑을 비교하지는 말아야겠지요.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면 되는 것이겠지요. 남보다 앞서가는 것보다는 과거의 나보다 현재의 나가 앞서 나가는 것이 더욱 의미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7년 전과 비교했을 때 저는 분명 나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나아갈 수 있는 비결(?)는 오직 한 가지인 것 같습니다. 저는 남들보다 성실하거나 부지런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강한 의지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강의’라는 형식으로 남들 앞에 설 수 있는 것은 이 일이 제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 일이 저를 잠 못 들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 일이 제 삶의 존재 이유를 느끼게 하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만약 재능이 있다면, 그것은 돈을 벌기 위한 일뿐만 아니라, 봉사하고 섬기는 데에도 쓰여져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한 달에 한번은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봉사 특강’을 합니다. 더 많이 하면 좋겠지만, 아직은 제 마음 그릇이 그 정도인 것 같습니다. 차차 커질 것을 기대합니다.

스스로에게 다시 한 번 물어봅니다.
“여전히 나에게 ‘강의’라는 단어가 가슴을 뛰게 하는가? 정말 잘 할 자신이 있다는 것과 가슴이 뛰고 피가 끓는 것은 같은 의미인가? 가슴을 뛰게 하는 모든 일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도움을 주는 것일까? 고민해보자. 그리고, 강연 참가자들이 보낸 메일에 회신을 보내고 요청한 PPT 자료를 보내며 이 일이 정말 나에게 보람을 주는지, 가슴을 뛰게 하는지 돌아보자.”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가슴을 뛰게 하는 그 일을 하고 계신지요?

* 원본링크

이런 사람을 만나면 언제나 행복하지...^^
Posted by 박요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