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일상의 황홀

웹기획 2006. 10. 18. 15:20
"자신의 일상을 사랑하게 되고 그것에 집중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경계와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아날로그의 삶이 얼마나 행복하고 평안한 것인 지 알게 됩니다. 디지털의 삶은 아날로그의 삶처럼 동작하길 원한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그 두 개의 개념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중첩, 교차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바로 그 지점, crossover point가 바로 여러분이 개발해야 할 혁신적인 웹 서비스의 concept이 될 것입니다."

이메일을 통해 스터디를 하는 중인데 강의 내용 중 이 글이 퍽이나 와 닿습니다. 웹에 관련된 일을 한지도 공식적으로 7년째인데(기획자로는 3년차입니다^^) 일과 일상이 조금씩 연결되는 걸 알게 된 건 최근의 일입니다.

이를테면 이런 것입니다. 일을 잘 하는 방법을 알게 되면 사람을 이해하고 나아가서는 사랑하는 방법까지 함께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어떤 일이든 그 정점에 이르면 서로가 맞물려 있기 때문입니다.(오해는 마세요. 제가 그 정점에 올랐다는 얘기는 결코 아닙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악기의 장인이 되어 사물을 이해하는 방식과 시를 쓰거나 위대한 건축물을 깍을 수 있게 된 사람의 이해방식은 같을 수 밖에 없습니다. 모두가 사람이 하는 일이고 일은 사람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지요.

좋은 웹서비스 기획자는 자신의 일을 일상으로 끌어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집에까지 일을 끌어와서 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내와 자녀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고객들을 대하게 되면 진심은 전해지게 마련이고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며, 그 일을 가능하게 하는 아이디어가 솟아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일과 일상가운데 균형을 잃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어느 한가지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결과일 것입니다.

저는 커뮤니티 서비스 기획자입니다. 같은 업무를 실무로 대하게 된건 겨우 2년 반밖에 되지 않으므로 위의 말을 하는 것은 상당히 경솔하고 건방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 분야의 책을 읽다보니 제가 드린 말씀에 어느정도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경험이 최고의 지식이지만 꼭 같은 실수를 해야만 그것을 깨달을 수 있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기엔 우리들의 삶이 너무 짤습니다.

일을 일로 여기는 순간부터 불행은 시작됩니다. 그러나 일을 사랑하게 되면 행복이 시작됩니다. 자신의 아이와 놀아주면서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사람과 사람을 잇는 '커뮤니티' 기획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욕심을 넘어선 무지입니다.

한끼의 식사, 아내와의 사소한 말다툼, 친구들의 오해, 그리고 아이들과 놀아주는 시간에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일을 '잘 하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랑의 결과가 얼마나 큰 열매를 맺는지는 하늘에 맡겨야 합니다. 인간이 노력은 할 수 있지만 결과까지 조율할 수 없음을 많은 사람들의 삶과 지혜를 통해 배웠습니다. 그러나 내가 들이는 정성과 사랑이 '더 큰 열매'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커지게 할 수 있습니다. 성공을 위한 기회와 뜻하지 않은 우연이 더 자주 생겨난다고 인생의 선배들이 고백하고 있군요.

그 말을 믿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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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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