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짐 콜린스 지음, 이무열 옮김/김영사

'놀랍게 들릴지 모르지만, 나는 이 책을 본질적으로는 경영 연구서라고 생각지 않는다. 근본적으로는 비즈니스 서적이라고도 보지 않는다. 이 책은 그보다는 분야에 관계없이 영속하는 위대한 조직을 만들어 내는 게 무엇인지를 찾아 나서는 책이다.’ 39p.

나는 버스 이론이라든가 고슴도치 이론과 같은 이 책을 대표하는 몇 가지 유명한 예화보다 책 서두에 나오는 이 말이 더욱 가슴에 남는다. 기업에 관한 좋은 책들은 헤아릴 수도 없이 많다. 짐 콜린스의 다른 책들, 이를테면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이라든가 짐 콜린스의 경영 전략역시 탁월한 책들이다. 그러나 이 책이 그 모든 좋은비즈니스, 경영서적을 빛 바래게 할 만큼 위대한책이 된 이유는 저자의 이 말 속에 숨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같은 기획자 출신의 사장님에게 불려가 종종 야단, 혹은 훈련을 받곤 하는데 그 날 사장님은 내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박대리, 기획자다운 기획자란 지극히 감성적이면서도 공감을 끌어 내는 탁월함을 갖춰야 해. 박대리 때문에 사이트의 모든 회원들이 울고 웃게 해야 한단 말야. 박대리는 스스로 감성적인 성격이라고 했지만 혼자 감동하고 울 수 있는 사람들은 자기 말고도 많아. 문제는 박대리가 기획하고 만드는 일들을 향해 사람들이 진정으로 반응하고 따라올 수 있게 할 수 있는가의 여부야. 혼자 유능한 사람들은 결코 그런 리더십을 발휘할 수가 없다는 걸 알아야 해

인간은 대부분 혼자 살지 않는다. 그 모양과 특색이 어떠하든 다양한 형태의 조직 속에서 서로 부대끼며 살아간다. ‘경영이 단순히 기업의 운영에 국한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조직으로서의 기업이 오래도록 영속하며 탁월한 성과를 내며 존경 받는 위치에 이르는 비밀을 찾아가는 작업을 5년 동안 지속한 연구 집단의 결과물이다.

나는 아직 경영자가 아니므로 이 책의 메시지를 지극히 개인화시켜서 조직 속의 나, 한 개인으로서의 나를 대입시켜 생각해보곤 한다. 나는 이 회사에 적합한 사람인가? 이 회사가 추구하는 목표와 나의 가치는 부합하는가? 나만이 가진 특별한 강점을 가지고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가? 내가 스스로 만들어낸 자율적인 규율을 가지고 스스로를 망가뜨릴 수 있는 욕망 혹은 습관과 싸워 이겨낼 수 있는가?...

이런 질문이 가능하다는 것은 짐 콜린스가 책의 서두에 꺼낸 말, 즉 본질적으로 경영 연구서라고 생각지 않는다는 그의 말에 공감할 수 있어서가 아닐까?

짐 콜린스는 위대함의 가장 큰 적은 평범함이라고 강조해서 말한다. 개인도 회사도 국가도 이 말에서 예외일 수 없다. 바쁜 일상 가운데서 이런 책을 찾아서 읽고 생각하고 실천하려 드는 이유는 스스로가 얼마나 평범한가를 깨닫고 그 평범함을 넘어서기 위한 작은 몸부림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그 위대함에 이르는 길은 여러 유형의 리더십만큼이나 다양한 법이다. 짐 콜린스가 생각한 길과 내가 생각하는 길, 여러분이 생각하는 길은 모두 다르다. 다시 한번 이 책이 대답하는 책이 아니라 질문하는 책임을 새삼 깨닫는다.

아마 그래서 위대한 책이 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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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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