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의 후유증으로 하루종일 피곤했지만 단순히 쉬는 것만이 답은 아닌 듯 해서 서점으로 갔습니다.
'아버지의 가계부'는 TV에서 종종 뵙던 분이 쓴 모양인데 우화형식으로 풀어 쓴 것으로 봐서는 직접 쓰신 것 같지는 않더군요. 문장이 소설처럼 매끄러워서 편집자의 윤문이 많이 추가되었거나 소스만 제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뭐 직접 쓰셨을 수도 있으니까^^

책 내용은 아주 깔끔했습니다.  다양한 소득과 직업을 가진 4쌍의 부부들이 자신들의 재정상태를 가감없이 공개하고(현실에선 쉽지 않겠죠?^^) 대안을 찾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재테크를 기대하신 분들에겐 큰 실망이 되었겠지만 제겐 되려 현실적으로 다가온게 사실이었습니다. 특히 이분은 빚을 내어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주 긴 장을 할애해서 반대하고 있는데 거기에 동의하고 안하고의 여부는 독자의 몫으로 보입니다.
(저자께서 직접 쓰신 글이라고 친히 덧글을 남겨주셨어요. 저도 주위분들에게 강추중입니다^^ 가벼운 개인 블로그로 쓴 글인데 당사자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겠다 생각하니 저도 마음이 좀 무겁군요. 그나저나 베스트셀러 목록에 떡하니 오르셔서 제 평 정도야 별 신경 안쓰실수도 있겠다는^^)

그러나 진짜 충격을 받은 책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전쟁의 기술', 이 책 정말이지 대단합니다. 개인적으로 전쟁역사에 깊은 관심이 있었던 터라 크게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책값도 25,000원이나 되요) 역시 전쟁의 역사는 인간사의 축소판이라는 확신이 들더군요.

생각컨대 감동적인 우화집보다는 되려 이러한 책들이 훨씬 현실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처세에 관한 책이라고 폄하될 여지도 많지만 사람 사는 세상에서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 그에 적절한 대처를 하기 위해서는 이런 책도 읽어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성경도 비둘기처럼 순결하게 뱀처럼 지혜롭게 살라고 말하고 있으니까요. 두께에 압도되지만 않는다면 이런 저런 얘기를 떠나서 상당히 재미있는 책입니다. 저랑 비슷한 성향의 분이라면 강추하고 싶네요.

공병호씨의 경제학에 관한 신간과 삼성에 관한 책을 두어 권 더 보고 왔는데 공병호씨의 책은 표지가 주는 기대감에 비해서는 지식의 메모, 혹은 나열처럼 보여서 몇 장 읽다가 덮었습니다. 삼성에 관한 책은 그야말로 삼성 홍보서적이라 솔직히 좀 짜증이 나더군요.

진정한 쉼이란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몰두하는 그 순간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런 몰입이 보잘 것 없는 제 삶의 유일한 기쁨이자 안식처랍니다. 요즘 몹시 피곤한 날들이 계속되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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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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