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각종 들짐승과 공중의 각종 새를 지으시고 아담이 무엇이라고 부르나 보시려고 그것들을 그에게로 이끌어 가시니 아담이 각 생물을 부르는 것이 곧 그 이름이 되었더라. (창 2:17)

나의 얼마 안 되는 재능 중의 하나는 '글쓰기'이다.
그리고 그 글쓰기 중에서도 나는 '무언가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에 강점을 보여왔다.
어떤 사물, 어떤 사람, 어떤 현상에 대해
(실체와는 조금 거리가 있을지 몰라도) 의미를 부여하고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일을 남들보다 더 수월하게 해내곤 했다.
그래서 한 권의 책을 읽거나 똑같은 한 사람을 만나도 그 많은 이야기거리를 발견하고 만들어낼 수 있었다.

단점도 있다.
대상을 전체적으로 뭉뚱그려 이해하는 데다 그 방법이 추상적이라는 것이다.
즉 대상의 실체를 실랄하게 파헤치거나 일을 순서에 따라 치밀하게 행하는데 조금 철저하지 못하다.
스킨을 쓰면 두껑을 닫지 않고,
화장실을 나오면서 자주 문을 닫지 않는다.
아내는 내가 게을러러서, 혹은 마음을 쓰지 않아서 생기는 일이라고 야단을 친다.
그 말도 맞지만 앞서 얘기한 나의 강점이 만들어낸 그림자일 수도 있겠다.

회사에서도 나의 이러한 특징은 나를 유능하게도, 혹은 무능하게도 만들었다.
상사가 누구인가, 상황이 어떠한가에 따라 나는 유능할 때도 있었고 무능할 때도 있었다.
그러니 교만도 낙담도 어리섞은 일이란 것을 이제 조금은 알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의 유능함을 알아주는 사람과 상황으로 들어가는 것이며
나의 약점을 깨달아 최대한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리라.

자신을 제대로 안다는 것
정말 녹록치 않지만 꼭 필요한 일이다.
당신은 당신을 제대로 알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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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