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찬란한 태양 - 10점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현대문학

이 책은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는가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얘기들을 나눌 수 있는 책이다.
우리 와이프처럼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생활)좌파들에겐 미국에서 이 책이 잘 팔린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외교관 출신의 자제가 미국에서 와서 의사로 성공하고, 그렇게 문명화된? 시각에서 자신의 조국을 바라본다... 어쩌면 이 책이 미국인들의 죄책감을 어느 정도 씻어주고 있다고 지나친 해석이라 말할 순 없을 것 같다.
'시골의사'로 유명한 박경철씨는 이 책의 '상투성'을 지적하고 있는데 미려한 문체만큼이나 이러한 정치적인 해석도 이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어준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오노 나나미의 전쟁 3부작을 매우 흥미롭게 읽은 나로써는 또 다른 상상의 나래를 펴게 된다.
아프간 뿐 아니라 아랍의 여러 나라들이 어떠한 나라인가.
한 때 서양의 찬란한 문명들과 맞짱을 뜨며 어쩌면 우리가 상상했던 것 그 이상의 문명을 가졌던 나라들이 아닌가.
이 책의 도입부만 읽어봐도 제목이 주는 '찬란한' 이미지들이 눈 앞의 그림처럼 생생하게 펼쳐진다.
빈부의 차는 있지만 지금처럼 사막에 모래만 날리고 무자비한 살상만이 가득한 테러의 나라, 혹은 문명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 그 찬란했던 문명과 그 속의 사람들은 대체 어디로 증발해버리고
미움과 증오, 전쟁과 테러만이 가득한 오늘날의 아프간, 혹은 중동이 되었는지 조금은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사람이리라.
세상 어느 곳에나 사람이 살고 있고, 또 그 사람은 여러 모양의 자신의 십자가를 진 채 그렇게 살아간다.
전혀 다른 곳에서 전혀 다른 생각과 고민으로 살아갈 것 같은 사람들에게서 내 가족, 내 이웃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면 한 권의 책을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유익으로서 충분하지 않을까.

사람에게 발견하는 절망과 희망,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그것이 또 다른 희망일 수도 있고 절망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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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