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오감으로 소통하는 존재이다.

이렇게 적고 보니 그럴싸하면서도 식상한, 상투적인 문장을 판에 박은 듯 옮긴 모양새지만 이건 정말 맞는 말이다. 어릴 적 먹었던 음식 냄새만 맡고도 그 시절의 일들을 고스란히 떠올릴 때가 많다. 굳이 프로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떠올리지 않아도 말이다. 내 경우는 어떨까? 군대 있을때 좋아하던 여자로부터 받았던 향수 뿌린 편지? (아내는 내 블로글 거의 보지 않는 걸로 알고 있지만... 꽤 불안한걸... 하지만 아내는 이미 내 일기를 통해 숨기고 싶은 모든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기는 하다) 그리고 기가 막히게 비오는 날마다 들려오던 (영화가 아닌) '카사블랑카'란 팝송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예민하면서도 매우 둔감한 기묘한 성격의 소유자인 나로써는 특별한 감흥을 갖고 이 글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특히다른 모든 것은 포기해도 음악적 취향만은 같기를 간절히 바라던 아내에게 절망감을 안겨준 내가 아닌가. 하지만 어제부터 계속해서 듣고 있는 윈터플레이의 '집시 여인'(확인해보니 '집시걸'이었다 T.T)은 가사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행복한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때맞춰 읽고 있는 '마이 코리안 델리'의 경쾌하고 익살스런 문장들이 가속도를 더하고 있다. 어느 쪽이 먼저인지는 알 수 없지만 기묘한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런데... 내가 이 글을 왜 쓰게 되었는지를 블로그 포스트의 제목을 보고 환기하게 되었지만... 이 주제대로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냥 글을 쓰고 싶었을 뿐이다. 무겁게 내리쓰는 만년필의 촉감에 의지한 다이어리의 글쓰기를 벗어난... 그러한 마음의 발동에 기여한 것이 윈터플레이의 '집시여인(확인하니 집시걸이다. 흐흑... 습관은 정말 무서운 것이다'이요 벤 라이더 하우의 애정어린 한국인 씹기 '마이 코리안 델리'라는 것이다.

8시 53분, 이제는 정말로 일을 준비할 때다.
오늘 만나는 모든 이들, 내가 하는 모든 일들에 기쁨과 행복이 충만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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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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