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부터 그랬는데 나는 잘 체한다.
갑자기 연차를 쓰게 되거나 지각하는 날은 영락없이 체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내가 '체하는 것'을 '어디 부러지는 것'보다 더 싫어하는 이유는 딱 한가지, 모든 일에 대한 의욕을 앗아가기 때문이다.

마침 월요일 오후부터 영 느낌이 안좋다.
어깨가 결리고 속이 더부룩하고 일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냥 오늘은 서점 들르지 말고 집에 가서 쉴까?' 하다가 문득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도 갑자기 체한 바람에 학교엘 가지 못하고 있었는데 마침 오후에 친구들이 하교길에 집에 들렀다. 문제는 그 속에 내가 짝사랑하던 여학생이 있었다는 점이다. 친구들과 웃고 떠들고 하다보니 체증이 쑥 내려갔는데 그것을 한참뒤에야 알았다. 친구들도 의아했을 것이다. 뭐냐 이거... 아프다더니 생생하쟎아...

그 기억을 떠올리며 서점으로 향했다..
내가 책을 통해 일과 삶에 대한 의욕을 다시금 찾곤 했다면 분명히 집에서 쉬는 것보다 더 도움이 될 것이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경제학 콘서트
팀 하포드/ 김명철
웅진지식하우스

'중앙일보'북 섹션에서 이 책을 크게 다루었고, 조선일보는 스타벅스의 커피값을 아예 전면 기사로 내기도 했다. 이 책의 배후가 몹시 궁금해진다^^ 출판사가 웅진닷컴이니 모종의 프로모션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책은 내용이 중요하니...

흥미있는 주제로 시작한 건 분명 맞다. 스타벅스의 커피가 왜 그렇게 비싼지 궁금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이 책은 그 이유를 임대료에서 찾는다. 바쁜 출근길에 좀 더 싼 커피를 찾기 위해 다른 곳을 찾지 않기 때문에 목좋은 스타벅스의 커피값이 그렇게 비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논리를 풀어가는 방식이 좀 어렵기도 하고 따분하기도 하다.
겨우 한장을 읽고 평하기에는 좀 뭣하지만 내가 보기엔 이벤트 선물로 함께 주는 '괴짜 경제학'이 몇배는 파워풀하다.


괴짜 경제학
스티븐 더브너 & 스티븐 레빗/ 안진환
웅진지식하우스

이 책은 몇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 독립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으므로 어디에서든 읽어도 상관이 없다.
그중에서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바로 'KKK'단에 관한 것이다.
내 예상밖으로 KKK단의 세력은 대단했던 모양이다. 이 인종차별 단체를 깨기 위해 한 백인이 수많은 노력을 했는데 그가 마지막으로 사용한 방법은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한 것이었다. 바로 이들의 조직구성을 한 라디오 PD에게 전부 알려준 것이다.
그런데 그 프로가 따라하기 좋아하는 어린이프로였다. 그들의 비밀스런 결사와 조직정보가 그대로 어린이들 프로의 소재가 되었다. 비밀스럽게 그 단체를 후원하던 많은 조직원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흉내내는 모습을 보고 탈퇴해버렸다.

KKK단이 그렇게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점도 놀랍고 또 그 문제를 풀어낸 사람의 지혜도 놀랍니다. 거대해보이는 조직과 단체도 이렇게 단순한 전략하나로 무너질 수 있다니... 이것은 우리에게 용기와 겸손을 동시에 가르쳐준다.

소소한 것에서 큰 의미를 찾아내는 이 책의 저자는 그야말로 천재다. 내가 해야할 일도 이렇듯 사소한 것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그 무엇을 찾는 작업이 아닐까?


예수와 함께 한 저녁식사
데이비드 그레고리/ 서소울
김영사

이렇게 탁월한 복음전도의 책을 '김영사'에서 냈다는게 애석하다.
대여섯달동안 '전도폭발' 훈련을 받았지만 이 책은 복음전도를 상상이상으로 '쿨'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해낸다. 어째서 인간이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는지, 그리고 하나님이 어떤 방법으로 우리에게 그 방법을 제시하셨는지를 저녁 식사 자리에서 저렇게 짧고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다니...
(갑자기 영어공부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됐다. 이 책을 원서로 먼저 읽을 수 있었더라면...)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법정/ 류시화 엮음
조화로운 삶

법정스님의 책을 한번도 읽은 일이 없지만 그 명성만큼은 잘 알고 있다.
이번에 나온 잠언집은 일본, 대만등에서도 동시출간된다고 하니 그 명성이 바다를 건너간 모양이다.
하지만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명료하다.
마음을 비우라... 행복하라...
불교신자가 아닌 상태에서 한마디로 그의 책을 논하는 것은 실례가 될지 모르겠으나 하나님없는 인간의 지혜란 경영서나 자기계발서나 잠언집이나 거기서 거기다...
그래도 사람들에게 많은 위로와 힘을 준다면 그 자체로도 존재의미는 분명 있을터이지만...


경영의 실제
피터 드러커/ 이제규
한국경제신문사

피터 드러커의 명성은 그의 사후에도 사그러들줄을 모른다.
하지만 내용은 다른 책에서 읽었던 것 그대로다.
사례부분이 많이 보강된 편집인 듯 하지만... 이 책도 정말 피터 드러커가 쓴건가?
아니면 한경에서 이제규씨가 따로 편집한 건가? ㅎㅎㅎ
책값은 비싸지만 '자기경영노트'를 함께 주니 우리로서는 손해볼게 없는 장사다^^


당신에게 사겠습니다
지그 지글러/ 안진화
김영사

'세일즈'의 세계도 '경영'의 세계와 똑같다.
워낙 유명한 인물이라 책을 들게 되었는데 고객에게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편익'을 판다는 그의 말 한마디에 반해서 덜컥 사버렸다.
아마 홍기과장님에게 더 필요할 듯 해서 한번 읽고 넘겨버림.
뭐든지 꼭 필요한 사람 손에 있을 때 그것의 효용이 더 빛나는 법이다^^


성공하는 가족들의 7가지 습관
스티븐 코비/ 김영사

가족에 대한 관심을 좀 더 구체화 시키고자 이 책을 장과장님께 빌렸다.
내용은 '7가지 습관' 그대로이고 그 예화를 '가족'의 경우에 초점을 맞춘 책.
나름대로 유익하게 읽고 있는 중...
어차피 실천이 더 중요한 법이니까^^


인사이드 커뮤니티
신병휘, 이종호/ 안그라픽스

1년반이나 쓴 책이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쓰다 만 책같다.
이런 책을 보면 일단 화가 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싸이월드 미니홈피) 이만한 책을 제대로 쓸 내공도 없단 말인가... 그것도 공저라면서...
다만 건질게 있다면 커뮤니티 서비스에서 뭘 고려해야 하는지 목록을 만들어줬다는 점이다.
이 목록을 보면 내가 할 일이 좀 더 분명해진다는 유익을 얻었다.
그것으로 책값은 한 듯...

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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