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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25 카페라떼, 클라식 마일드를 돌려줘! 760
  2. 2008.04.23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2595
  3. 2008.04.23 나도 이런 내가 싫다 2946
  4. 2008.04.22 당신은 어느쪽인가? 449
  5. 2008.04.19 서른 여섯, 혹은 일곱 308
내가 스타벅스보다 더 좋아하는 카페라떼, 그중에서도 '클라식 마일드'가 사라졌다.
그 대신 라떼 마일이 새로 생겼는데... 맛이 다르다.

매일 유업, 왜 이래?
클라식 마일드를 돌려줘~
제발~ 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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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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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대개의 사람에겐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
나같은 경우는 마음에 내키지 않으면 '죽어도 못하는' 고집 때문에 여러번 멀쩡한 관계를 깨어왔다.
오죽했으면 아내가 이런 면 때문에 '넌덜머리가 난다'라는 표현까지 했을까.
나도 죽고 싶을 정도로 이런 나의 고집스러움이 싫다.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지식으로는 뛰어 넘기 힘든 벽이 있다.
사람은 거창한 문제보다는 일상의 소소한 화, 흥분, 실수 때문에 평정심을 잃는다.
언제나 그 일을 위한 최적의 타이밍이 있고 그 기회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 기회를 잡은 사람만이 이른바 '성숙'이나 '성공'을 이룰 수 있다.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그 일을 누군가 대신 해주진 않는다.
그걸 알면서도 여전히 '나'를 이기는 건 힘들다.
때론 불가능하게 여겨질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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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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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의 한 프로그램에 아내가 출연하게 되었다.
좋은 일은 아니고 평소 첫째 아이 문제로 힘들어하다 아내가 사연을 올렸는데 덜컥 되어버린 것이다.
문제는 거기서부터인데 이틀 내내 와이프를 따라다니며 촬영을 하고 생방송 하는 날에는 방송국에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다.
와이프야 각오를 했다지만 평소 카메라 공포증이 있는 나로써는 괜한 두려움이 앞섰다.
와이프는 '당신이 무슨 걱정이야. 누가 나오게 해준대?' 하며 면박을 주었지만 그 비슷한 프로그램의 경우 꼭 몇 꼭지는 남편이 등장해야 하는데... 그게 걱정이 되었던 게 사실이다.

결국 하루동안 전문가 면담(설문이 600문항 가까이 되었고, 투표일을 꼬박 여기에 쏟아부었다), 이틀간의 촬영, 그리고 본방송만 남은 찰나,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가 등장한 분량이 빠져서 재촬영르 해야한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촬영에 응할 생각이 없었지만 와이프 인터뷰를 위해 애들을 봐달라는 조건으로 일찍 퇴근했다가 약 1시간 가량 얼굴 옆에 카메라가 따라다니는 경험을 했다. 매우 어색하고 힘들었지만 그럭저럭 기분 좋게 넘어갔다.
그런데 그 촬영을 다시 해야한다는 것이다.

며칠 전 내가 출연하게 될지도 모를 프로그램을 아내와 함께 보게 됐다.
사연인즉은 경제적으로 무능한 남편 때문에 아내가 힘들어하는 내용이었다.
남편이 나오는 장면이 몇 나오면서 (내가 보기엔) 사회자와 전문가, 그리고 그의 아내가 나누는 얘기들이 '생방송'으로 들려오는데 참기 힘들었다.
중국에서 의사면허를 따왔지만 국내에서는 소용이 없어서 막노동을 해야 하는 남편이 너무도 무능하게 비쳐졌고, 문제는 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할 방법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한 방송을 허락한 남편의 용기가 가상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 프로를 본 다음에 재촬영 의사를 밝혀왔을 때 내 기분이 어떠했을까?
물론 아내가 올린 사연은 앞서 말한 내용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아이의 문제는 언제나 부모를 통해서 해답을 찾는 기존 프로그램을 생각해봤을 때 다시 그 카메라를 받아들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내가 나오는 촬영분을 통해 나의 문제가 생방송으로 전국에 방영되는 것이다.
책으로 묶어져 나올 정도의 EBS최강 프로그램에...

그래서 재촬영을 거부하는 의사를 아내를 통해 전달했다.
그런데 계속해서 전화가 왔고 아내의 제안대로 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틀밤을 우리집 앞으로 찾아왔다고 한다. (물론 나는 몰랐다)
어제는 집 앞에서 기다리는 카메라 감독을 만났다.
매우 불쾌해서 응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일이 결국 아내의 마음을 완전히 닫게 만들었다.
가정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아내의 노력이 결국 또 다른 가정불화를 낳은 셈이다.
왜 이렇게 되어버린 것일까?

물론 문제의 핵심은 내게 있다.
그깟 어떻게 비치던 무슨 상관이야 하고 호기 있게 몇 컷 찍어줬으면...
그것도 싫으면 감독을 만나 나의 분명한 의사를 전달했으면...
그런데 회피로 일관하다가 뜻하지 않게 일이 커져버렸다.

사실 나도 어제 매우 화가 났었다.
촬영에 응하지 않을 분명한 자유가 있고, 나에 대한 이야기가 주가 아닌데도 아내를 통해 수없이 방송에 대한 욕심을 채우려한 방송사측이 밉다. (아마 내가 촬영하지 않으면 방송이 힘들다고 얘기한 모양이다)
중간에 촬영을 포기하면 위약금을 내야한다고까지 엄포를 놓은 상황이고, 자신의 촬영 때문에 이틀을 꼬박 따라다닌 감독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이틀밤을 집 앞에서 기다렸다는 얘기 앞에 얼마나 난처했을지 짐작이 간다.
하지만 나는 그 촬영이 끔찍히 싫었고 아내도 그것을 알기에 더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결국 일이 이렇게 되어버렸다.

나의 고집스러움과 쉬운 문제를 어렵게 꼬아가는 관계의 미숙함이 또 한 번 큰 일을 냈다.
나도 이런 내가 밉다.
하지만 방송에 대한 욕심 때문에 '가정을 돕는' 프로그램이 '가정을 깨는' 프로그램이 되어버린 것도 속상해죽겠다.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고,
나의 이런 모습 때문에 '넌덜머리가 난다'는 아내의 문자를 받고 나니 머리가 멍하다.

그래도 어쩌지?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 해도 나는 또 다시 고집 아닌 고집을 피웠을 것 같다.
나도 이런 내가 밉다.


* 이러한 스토리로 깨어진 관계들

1. 신혼 부부모임
2. 이계환 집사님 샘터모임
3. 최원재 집사님 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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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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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있는 용의 고기가 좋기는 하지만 범부는 먹을 수 없다. 땅 위의 돼지고기는 용의 고기처럼 고귀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먹을 수 있다. 용의 고기와 같아서 심오하기는 하지만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없다면 먹을 수 없으니 배만 고플 뿐이다. 그러나 돼지고기처럼 소박하고 쉬우면 생활 속에서 실현될 수 있으니 배가 부르고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소동파의 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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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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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사는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서울 혹은 객지로 나가는 바람에 덩그라니 남겨진 이 친구는, 그러나 우리 모든 친구의 중심에 서 있다. 떨어져 산지 몇 년 되는 지금도 우리는 이 친구를 통해 다른 친구의 소식을 듣고 기뻐하고 부러워하고 슬퍼하고 때론 무관심해한다.

그런 친구가 토요일 밤, 호프집에서 뭐하냐고 전화가 왔다.
나는 좀처럼 이런 전화를 하지 않는다.
다른 일을 하면서 친구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친구는 궁금해한다.

우리는 아직도 낫지 않은 친구 와이프의 임파선 결핵에 대해 이야기한다.
둘째를 갖고 싶지만 아픈 와이프에게 차마 그런 욕심은 부릴 수 없다 한다.
연봉은 아직 3,000을 넘지 못하는데
고시공부를 하다가 통영으로 들어간 친구는 되려 벌이 훨씬 낫다고 한다.
게다가 학원까지 오픈하면 월 칠팔백은 된다나.
전화를 받는 나도 웬지 모를 섬짓함에 가볍게 몸을 떤다.
비교되고 도태되고 결국은 절망하지 않을까 해서.

얼마전 나와 동갑인 사촌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그것도 본인이 아닌 작은아버지로부터.
내가 아이들을 둘 키울 동안 장가도 못간 큰 아들 때문에 어지간히 속을 끓이던 분이다.
그 심정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일면식도 없는 그 집 며느리 후보가 아나운서라며
꼭 그 사이트에 가서 (그 잘난) 미모를 확인하라는 어른의 말씀은 사실 조금 언쨚다.
평생 그 집 아들과 나는 비교당해야 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쟁에서 내가 이겼지만 도대체 그게 무엇이던가.
50평짜리 아파트를 갖고 있는데 팔아야 할지 고민된다는 작은 어머니의 성화나
나이 서른 중반을 막 넘어가는 동갑내기 사촌보다 두어살은 많다는 얘기에 분명히 무슨 흠이 있을거라며 보이지 않는 쌍심지를 올리는 여동생, 그리고 울얼마...
그러나 그들을 탓하기엔 나도 별 다른 인간이 되지 못한다.
우리는 무덤속까지 비교하며 경쟁하고 우쭐대거나 낙심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나는 이런 경쟁이 대학입시를 마지막으로 종지부를 찍는 줄 알았다.

아주 많은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삶이라는 거, 이게 그런 비교와 경쟁을 통해서는 결코 발견할 수 없는 소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한 대의 라디오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진정한 삶을 가능케 하는 주파수가 따로 있는 것이다.
일상의 자잘한 흥분과 짜증,
상대적으로 거대한 사회와 문화가 강요하는 평범한 주파수로는 결코 들을 수 없는 그런 주파수.
그러나 친구의 전화 한통으로도 이런 메시지는 여지없이 깨져버린다.
그리고 머리위에서 숫자와 부등호가 쉴새없이 오간다.
나는 쟤보다 나은가,
쟤는 왜 나보다 더 나은가,
삶의 청명함은 어느새 사라져버리고 속물로 가득한 진짜 내가 살아나온다.

치열한 삶의 댓가로 얻어지는 숫자들이 왜 가치 없겠는가.
그렇다고 참되고 가치있는 삶의 빛이 바래란 법은 없다.
중요한 것은 내 자신이 나의 삶에 얼마나 떳떳하고 당당하냐 하는 것이겠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가?
그 일이 나만을 위하지 않고 다른 이들의 삶도 더 낫게 만들어주는가.
나만의 잣대로 나의 가치를 잴 줄 알고 그로 인한 자존감이 친구와의 단순비교를 단호하게 끊어버릴 수 있는가.

서른 여섯, 혹은 서른 일곱 (내 주민등록상의, 그러니까 사회상의 나이는 한살 적다)
내가 특별하지 않다면 동갑내기들은 이해할 것이다.
술 한잔 걸치지 않고도 이러한 이야기들을 질펀하게 나눌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내가 게으르게 살지 않았나
오늘 반성해보아야겠다.
그리고 다음엔 내가 먼저 전화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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