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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1.11 황진이, 이런 드라마를 일찍이 본 일이 없다... 3


황진이 시조 "朴淵瀑布(박연폭포)"

一派長川噴壑壟 (일파장천분학롱) 한 줄기 긴 하늘을 바위 끝에 뿜어내니

龍湫百仞水叢叢 (용추백인수총총) 폭포수 백 길 물소리 우렁차구나

飛泉倒瀉疑銀漢 (비천도사의은한) 나는 물줄기 거꾸로 쏟아져 은하수 되니

怒瀑橫垂宛白虹 (노폭횡수완백홍) 성난 폭포 달래는가 흰 무지개 뚜렷하네

雹亂霆馳彌洞府 (박난정치미동부) 어즈러운 물 벽력 골짜기에 가득하고

珠용玉碎徹晴空 (주용옥쇄철청공) 구슬 절구에 부서진 옥 창공에 맑았으니

遊人莫道廬山勝 (유인막도려산승) 유자여, 여산 좋다 말하지 말게

須識天磨冠海東 (수식천마관해동) 천마가 해동에 으뜸가는 곳이니



당나라 사신과의 대화


유자란 나를 이름이냐?

그리 들으셨다면 그럴 수도 있지요.

니가 대명국의 여산을 한낱 박연에 빗대어 능멸하였으니
이는 명국을 능멸한 것이라 내 너를 꾸짖을 수도 있음이야.

명국은 대국이 아닙니까.
작은 나라 촌기의 시 한수에 능멸을 당하다니요. 당치 않습니다. 대인.


천마는 해동의 으뜸이라 했겠다?

제가 나고 자라 종당에 뼈를 뭍을 강토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는 것은
신분의 고와 남여의 구별 없이 누구나 담고 안아야 되는 마음이 아닐런지요.


자부심이라...

산천 경계에 어찌 크고 작음이 있으며
하늘이 내린 자연이 어찌 더하고 덜함이 있겠사옵니까.
각기 자고 나란 땅의 천지 만물에 마음을 주고
그것을 귀하다 여기고 사는 것이 사람 사는 바른 이치라 아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해 본 다음 회의 황진이 대사

치마는 닳고 글은 바랩니다
미천한 몸이니 대인의 글을 홀로 품을 수 없음입니다.
태우고 재가 되어 이 산지를 흐를테니
이미 대인은 이 나라 향악의 일부가 되었음이지요.

나라가 작다 하나 다른 하늘을 의지하리까
사대의 예를 갖춘다 하나 다른 바다를 접하리이까
드넓은 요동을 호령하던 기개는 접은지 오래이오나
글쓰는 선비의 마음은 대국과 겨루고
민초를 살피는 마음은 기백년을 이었사오니
한낱 기녀이오나 그 마음을 사모합니다.

어느 때일지는 알수 없사오나
대국의 자제들이 조선의 음율에 눈물 흘리고
조선의 재주에 혼을 쏟으리니
열흘 붉은 꽃이 없고
나라는 천년을 이어가기 힘든 법이지요.

부디 돌아가시어든
예를 아끼는 그 마음을 펼치시어
이 나라의 향악을 대국에 널리 알려주시오소서.

땅이 넓어 그 마음이 닿을 곳 없고
강은 길어 헤아림 또한 깊을 것이니
오늘은 즐기소서.
인생은 나라의 크기도
남녀고하도 가리지 않고
저에게나 대신에게나 공평하기 때문이오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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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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