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구본형의 변화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5.09.13 2005년 9월 13일 화요일

하루종일 비가 온다.
사무실안으로 들려오는 빗소리가 아주 적당하게 부서지며 들려오고 있다.
비오는 날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이 이렇게 어울릴줄 미처 몰랐다.
평화롭고 아늑하다.

어떤 것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했다.
구본형씨가 자신의 삶에서 건지고자 하는 그것이 무엇인지
로마의 전쟁영웅들이 자신의 목숨과 바꿔가며 지키려 했던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오늘, 이 회사에서, 이 시간을 보내며 만들려고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계속 고민했다.
이룰 수 있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가 나는 부족하다.
하지만 무조건 열심히 무엇을 추구하는 것이 가진 위험과 허망함을 너무 일찍 알아버렸다.
나는 내 손에서 이뤄지는 모든 일들이 그에 합당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가치있는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일들이 누군가에게 어떤 유익을 주었으면 하고
또 그보다도 간절하게 나 자신에게도 보람있는 일이었으면 하는 것이다.

너무 생각속에서만 놀고 있는 것은 위험하다.
현실에 뿌리밖은 영성이라는 '다윗'에 관련된 유진 피터슨의 책 제목이 생각난다.
자신의 사랑하는 아들이 아팠을때에는 왕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식음을 전폐하고 울며 기도하던 그는
자신의 아들이 죽자 곧 울음을 멈추고 옷을 갈아입고 성대한 왕의 식사를 한다.
어쩜 이렇게 매정할 수 있을까...
그러나 다윗은 말한다.
이미 죽어버린 아들을 위해서 기도한다 하여 살아나는 것도 아닌데 슬퍼해보았자 무엇하겠는가...
다윗의 이런 모습은 그의 평생에 훈련된 것일수도 있고 타고난 기질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하나님은 그를 사랑하였다.
성경속에 나오는 어떤 인물보다도 더...
그는 영적인 인물이었으나 또한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이었다.

내 하루가 의미있기를 바란다.
어떤 모양으로든 내가 흡족해하는 방식으로 이 하루를 보내기를 갈망한다.
그리고 그것이 현실에 탄탄히 뿌리박은 것이었으면 한다.
그것이 잘 사는 것이며 행복하게 사는 것임을 믿기 때문에...

Posted by 박요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