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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7.27 시오노 나나미-전쟁 3부작, 로도스섬 공방전


시오노 나나미-전쟁 3부작, 로도스섬 공방전 #320
시오노 나나미/ 최은석
한길사

+ 한줄평 : 콘스탄티노플, 투르크, 그리고 제노바, 밀라노, 베네치아... 그리고 그속의 아름다운 전쟁영웅들이여... 이제 안녕을 고하노라. 그대들로 인해 잠시동안 매우 가슴뛰었고 즐거웠다오~ 부디 안녕하시길~


드디어 시오노 나나미의 전쟁 3부작을 다 읽었다.
시오노 나나미의 책 하면 거의 모든 사람이 '로마인 이야기'를 떠올리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전쟁 3부작이 가장 매력있게 다가온다.

이 3부작은 모두가 투르크제국으로 대표되는 이슬람 제국과
그 세력에 맞서는 기독교 국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독교 세력은 해전에서는 이기지만 나머지 콘스탄티노플과 로도스에서 완전하게 패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전쟁속에서 생생히 살아 숨쉬는 젊은이, 혹은 남자들의 이야기로 흘러 넘친다.
그것은 함성 소리일수도 있고 신음소리이기도 하다.
책속에 묻혀진 죽은 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이도 하다.
시오노의 글쓰기가 매력 있는 것은 사료의 정확함이나 매력적인 문장이라기보다
이토록 그 역사의 현장에 몰입하게 하는 교감능력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기독교나 이슬람 두 쪽 어느곳에 치우친 경향을 보이지 않는다.
사료에 기반한 소설이므로 이탈리아의 여러 국가들을 위시한 기독교 국가들의 면면히 자세히 소개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정 국가, 종교에 기울어진 감이 전혀 없다.
책속의 투르크는 야만족이기는 커녕 화려함의 극치를 달리던 기독교 국가와 견주어 전혀 처지지 않는 매력과 화려함을 보여준다.
그것은 나라와 군대의 위용 뿐 아니라 개개인을 묘사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콘스탄티노플 함락'에서 표사되어진 메메드 2세의 매력을 잊지 못하겠다.
용맹과 지략, 끈기를 가진 군주.
그에 비해 비잔틴 제국의 마지막 황제는 마치 인기 절정의 로맨스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 같다.
어디까지가 실제이고 또 어디까지가 상상력일까?
하지만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우리의 삶도 전쟁이다.
그 치열함이 닮았고,
때를 따라 다가오는 운과 비극이 또 그것을 닮았다.
우리는 그 운명의 물결과 맞서 싸울 수도 있고 도망갈 수도 있다.
그러나 역사는 언제나 그 용맹에 경의를 표하는 법이다.

3편에 비해 2편의 스케일과 감동은 약하다.
굳이 한권을 읽어야 한다면 3권 '콘스탄티노플 함락'을 강추하고 싶다.
그나저나 읽다만 '로마인 이야기'에 도전을 할까 말까...
고민이로세...
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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