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갑작스럽게 하늘나라로 가시는 바람에 이번주에는 목요일에 북헌팅을 다녀왔습니다. 습관이란 무서운 것이어서 어떻게든 해야만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을 것 같은 필요를 느끼게 됩니다. 과연 습관과 중독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할머니를 고향에 모시고 부산 집으로 오는 길, 그리고 부산에서 다시 집으로 올라오는 고속버스에 각각 한권씩을 읽었습니다. 얼마나 열심히 읽었던지 애지중지하던 PDA를 또 잃어버렸군요. 멀리 볼줄은 아는지 몰라도 발끝을 항상 못보고 헛발을 내딛는 제가 싫습니다만... 아내는 아마 평생 그러리라 장담을 하는군요^^

아무튼 목요일에 있었던 약속이 취소되면서 교보문고를 들렀습니다. 커피는 스타벅스에서 마셔야 맛있고 책은 교보문고에 잘 읽히는 이유를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시간의 마스터
한홍/ 비전과 리더십

최근 들어 부쩍 자기계발과 관련한 기독교서적들이 눈에 띕니다. 김영사에서 '예수와 함께 한 저녁식사'를 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도 하구요.
이 책은 온누리교회의 한홍 목사님이 낸 책인데 약력을 보니 여러권의 책을 이미 내셨더군요. 대부분의 내용은 다른 자기계발서에서 읽은 내용과 흡사합니다. 다만 목사님답게 그러한 원칙들을 성경을 통해 풀어내는게 다르다면 다른 점입니다. 하지만 양장본으로 나올만한 책인지에 대해서는 약간 의아스럽기도 하네요. 내용은 눈에 띄게 좋지도 그렇다고 실망스럽지도 않습니다.
제 생각이야 어찌되었든 교보에선 베스트셀러에 이미 올라 있습니다.


돈 버는 심리 돈 새는 심리
최인철/ 중앙M&B

소비자 심리에 관한 책입니다. 심리학자가 여러가지 재미있는 예화를 들어 소비심리에 대해 얘기해줍니다. 그러나 재미있기는 하지만 뚜렷한 '철학'은 아쉬운 책입니다. 마케팅에 관한 특별한 노하우를 학자에게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일까요?^^


지식의 힘
- 한국 대표 CEO 27인에게 듣는 성공 스토리
박종현,이보연/ 삼진기획

한마디로 독서의 힘을 아는 유명인, 경영인들의 이야기를 묶어놓은 책입니다. 안철수씨나 공병호씨, 그리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경영자들의 독서에 얽힌 사연들, 책소개등을 닮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경영에 있어서 독서의 힘이 절대적이라는 생각까지 드는군요.
주목할만한 내용은 이 책에 소개된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짐 콜린스의 'Good to Great'란 책을 꼽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시 한번 이 책의 위대함에 대해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네요. 물론 사고 싶은 마음이 든 책은 아닙니다.


미운 오리새끼의 출근
메튼 노가드/ 안진환
생각의 나무

자기계발서들도 이제 아주 다양한 버전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쓴 스티븐 코비와 한 회사에서 일하던 사람입니다. 안데르센의 동화를 소개하고 그에 관련된 직장생활의 노하우, 자기계발에 관련된 일반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다만 저같이 성질 급한 사람들은 동화는 빼고 본론만 읽게 된다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돈과 인생의 비밀
혼다 켄/ 홍찬선
더난 출판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터미널에서 큰 기대를 안하고 고른 책, 하지만 의외로 깊이 있는 내용에 보물을 건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한 일본인 청년이 미국에서 유태인 부자를 만나 그로부터 '부'와 관련된 학습?을 한달간 받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크리스천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나오는 '부자들' 얘기와는 사뭇 다르게 철학이 있고 깊이가 있습니다. 크리스천들도 이제 '부'나 '돈'에 관한 편견을 버리고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해서 일독을 권해 드립니다.

다음주에 또 뵙죠^^
그러고보니 며칠 남지 않았네요.
그동안 평안하세요~
샬롬~

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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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연휴, 부산으로 내려가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바빴다. 위독하신 할머니때문에 작은아버지댁을 서원이와 다녀오니 명절이 후딱 지나가버렸다. 그래서 마지막 날은 마눌에게 양해를 구하고 서너시간 서점을 다녀왔다. 서현문고는 삼성플라자를 중심으로 양쪽에 서점이 있는데 이번엔 입구가 작은 지하엘 갔다. 그런데 웬걸 훨씬 넓고 조용하다. 구석에 쳐박혀 있으니 도서관이 따로 없다. 내게 책을 읽는다는 것은 '쉰다'는 의미다. 오히려 가만히 있거나 무료하게 TV를 보는게 더 피곤하고 힘들 때가 있다. 이건 어쩌면 문자중독이 아닐까?

분명한 것은 다른 이들의 삶과 생각을 통해 자연스럽게 내 삶이 정리된다는 것이고, 또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독서는 re-creation, 즉 재창조의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런 나를 보고 아내는 '이젠 책 그만 읽고 말씀도 좀 보지?'하고 경고를 날린다. 이건 하나님의 음성이다. 그래... 말씀을 이런 열정으로 봤다면... 그래도 솔직히 성경은 여전히 어려운데...^^


it works
R.H.J / 서재경
매일경제신문사(매경출판주식회사)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를 떠올리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누가 썼는지도 분명치 않은 30여페이지의 글이 한권의 책이 되었고 몇십년간 유명세를 이어오고 있으니까 말이다. 사실 '가르시아...'가 그랬든이 이 책의 메시지도 단순하다. 바라는 것을 종이에 적고 매일 그것을 반복해서 읽으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물론 뜬금없이 들린다. 하지만 실행하지 않는 이에게는 뜬금없는 소리일지 모르나 아무리 작은 것이라 해도 직접 행하는 자에게 나타나는 변화를 생각한다면 황당한 책은 아니다. 하물며 인간의 소원도 주문처럼 반복해서 외우면 생각을 바꾸고, 또 그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지게 할진데... 과연 나는 무슨 베짱으로 기도하지 않고 살려고 하는 것일까...


구글 스토리
존 바텔/ 신윤조,이진원/ 전병국 감수
중앙M&B(랜덤하우스중앙)

이전에 소개한 적이 있지만 다시 읽어봤다. 그만큼 요즘 구글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의 원제는 'The Search'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구글이란 회사에 대해서 쓴 책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새롭게 대두되는 Web 2.0의 핵심에 '태그'를 기본으로 한 검색이 위치해있다. 정보의 바다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아주는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내는 '검색'의 위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IT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번은 읽어야 할 책.


일본의 무사도
니토베 이나조/ 권만규&양경미
생각의나무

사실 우리만큼 일본을 깔보는 나라도 드물다. '라스트 사무라이'가 그렇고 최근 개봉한 '게이샤의 추억'이 그렇듯이 일본문화에 관한 서양인들의 관심은 이미 관심이상의 무엇이다. 피터 드러커가 몇년동안 일본미술에 대해 공부한 것도 개인적인 취향때문만은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그들의 정신세계 한가운데에는 '무사도'가 자리잡고 있다.
사실 일본인들에게 있어 '선'은 곧 '힘'이다. 강한 것이 선한 것이다. 그래서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고 합병한 것은 '선'한 것이라는 논리다. 이런 이들의 의식세계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우리가 무시하든 그렇지 않든 일본이란 나라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으니 말이다.


잭 웰치 위대한 승리
수지 웰치, 잭 웰치/ 김주현
청림출판

잭 웰치의 책은 쉽다. 경영에 관련된 다른 책들을 본 사람이라면 그렇게 새로울 것들이 없는 내용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가 '실천'했고, 또 '성취'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단순한 원리에 대한 실천으로...


로봇
아이작 아시모프

SF소설에 대해서 조금만 관심 있는 분이라면 아시모프를 모를 수가 없다. 하지만 그의 책을 막상 사려고 하니 동네서점에선 찾을 수 없었다. 심지어 '알라딘'에서도 품절... 그의 책이 생소한 분이 있다면 얼마전 개봉했던 'I, Robot'을 떠올리면 된다. 바로 그 원작이 아시모프의 소설이기 때문이다.
3살때 소련에서 미국으로 이주해온 그는 과학자와 작가의 열정사이에서 망설이다 결국 책을 쓰기로 했다 한다. 그리고 그의 천재성과 열정은 엄청난 양의 작품수에서 드러난다. 70세가 넘어서도 집필활동을 했다 하니 놀라울 수 밖에...
아무튼 처음 몇장을 읽었을 뿐인데도 그 놀라운 문장력과 상상력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재밌으면 어쩌나... 4권까지 있는데...-_-;;;


아침형 인간
사이쇼 히로시/ 최현숙
한스미디어

그다지 베스트셀러를 신뢰하지 않는 편이라 그동안 읽지 않았었는데... 최근 다소 나태해진 것 같아 스스로를 다잡기 위해 이 책을 샀다. 체력이 예전같지 않아 조금만 무리해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 그리고 나 혼자만 사는 세상이 아니니 와이프와 서원이의 생활패턴에도 맞추어주어야 한다. 더구나 곧 둘째가 나오는 날에는... -_-;;;
사실 일찍 일어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 생활 전반에 걸쳐 조화로운 삶이 중요하다. 이런 노력은 평생을 걸쳐 계속해도 지나치지 않다.


11분
파울로 코엘료/ 이상해
문학동네

파울로 코엘료의 전작 '연금술사'가 너무 유명해 이 책을 꺼내들었다. 사실 기대만큼은 아니다. 우리 와이프의 표현대로라면 '뻔하고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사실 몸을 파는 여자들의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놀라울 것도 없다. 오히려 이 소설에 나오는 창녀는 너무 호사스럽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중간쯤 읽었는데 계속 읽어야 할지 약간 망설여진다. 그래도 간간히 이어지는 저자의 삶에 대한 지혜는 가슴깊이 새겨둘만하다. 생각하며 사는 사람의 미래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는 좀 더 낫지 않을까? 인생의 밑바닥을 사는 삶이라 할지라도...

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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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책을 어떻게 그렇게 빨리 많이 읽는가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그 대답은 '많이 읽으니까 빨리 읽어지더라'는 것이다^^
개인적인 관심이 비교적 뚜렷해서 주로 자기계발이나 경영관련 서적을 읽어왔는데 읽다보니 예화가 겹치는 경우도 자주 있고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경우도 많다. 이러다보니 내용을 이해하기가 처음보다는 훨씬 수월해진다. 그리고 점점 한가지 원칙에 대해 절감하게 된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몰라서가 아니라 실천하지 않아서 성장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베스트셀러에 대해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번주엔 눈의 띄는 제목들이 많이 보여서 집중적으로 훑어보았다.
(두세권의 책은 지난 주말 서현문고에서 읽은 책들임을 밝힙니다.)



스튜어트 에이버리 골드/ 유영만
웅진 윙스

- 일찍부터 있어왔던 현상이지만 자기계발 서적중에는 핵심적인 내용을 실화나 우화, 동화등으로 풀어 쓴 책들이 많다. 이 책 역시 '핑'이란 이름의 개구리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해나가는 과정을 지혜로운 부엉이와의 대화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굳이 사지 않고 서점에 서서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내용과 분량의 책. 갈수록 사람들이 이런 책에 열광하는 이유는 과연 뭘까? 분명한 건 감동이 단편적이고 짧으면 적용이나 실천은 그만큼 힘들다는 것이다. 적어도 내 경우엔 그랬다.


비전으로 가슴을 뛰게 하라
제시 스토너, 켄 블랜차드/ 조천제
21세기북스

- 켄 블랜차드의 책들은 이제까지 앞서 설명한 '핑'같은 책들이 많았다. '펄떡이는 물고기처럼'이 실화를 바탕으로 하긴 했지만 깊은 영적 고찰을 통해 나온 그런 류의 책은 아니었고, '겅호'의 경우야말로 '핑'과 아주 유사한 컨셉의 책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이 책은 가볍게 날려 쓴 듯한 제목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그렇게 가볍지 않다. 이혼후 직장에 취직한 한 여성의 삶을 통해 개인과 회사의 비전, 자기계발과 경영의 지혜들을 아주 촘촘히 엮어놓았다.
근래 들어 가장 깊이 빠져든 베스트 오브 베스트인 책이다.
누군가 이 책을 읽었다면 한번 제대로 토론을 해봤으면...^^
송과장님, 어떠세요?
(이 책은 바로 구형대리님이 업어가셨다.)


배려
한상복/ 위즈덤하우스

- 위의 책들과 거의 같은 구성의 책. 한국적인 성공뒤에는 남을 향한 배려가 필요가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지혜를 전해주는 책. 서점에는 거의 이런 책들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 책은 뭔가가 아쉽다. 뭔가가...
블링크란 책을 보면 어떤 한 분야에 대해 오랜 동안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직관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이를테면 과학적으로 검증까지 마친 골동품이 가짜임을 표현할 수 없는 감으로 알아내는 그런 직관. 가상의 스토리를 통해 주제를 전달하는 모양은 닮았으나 감동은 전해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의미있게 산다는 것
알렉스 파타코스/ 노혜숙
위즈덤 하우스

- 스티븐 코비의 책에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어주었던 빅터 프랭클과 그 생각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빅터 프랭클과의 친분을 통해 그의 생각을 이 한권의 책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아래에 소개할 책과 같이 정신과분석의의 책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있다. 이 책보다는 빅터 프랭클이 직접 쓴 '죽음의 수용소'라는 책이 훨씬 더 끌린다.
뚜렷한 변화로 보긴 힘들지만 특별히 요즘들어 삶의 의미에 대해 다룬 책들이 자주 자주 눈에 띈다. 그만큼 더 사람들의 마음이 공허해져가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러나 진짜 길은 다른 곳에 있건만...


너무 일찍 나이 들어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고든 리빙스턴/ 노혜숙
리더스북

- 두 아이를 13개월 간격으로 잃어버린 한 정신과전문의의 삶에 대한 단상들을 정리한 책. 그러나 이 책은 특별히 더 어둡다. 이 책의 저자에게 말해주고 싶다.
'일단 본인부터 치유되세요. 상담이나 약이 아닌 하나님의 사람으로 말입니다...^^'


실용예제로 배우는 웹 표준
댄 씨더홈/ 박수만 옮김/ 드류 맥르란 감수
에이콘출판

- 석경팀장과 카페, 블로그 작업을 많이 하다보니 디자이너의 역량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게 된다. 나 역시 디자이너 출신이라 이런 고민이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는 않는다. 어떻게 하면 같이 일하는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의 역량을 밖으로 끌어내어 표출할 수 있을까? 계획을 세우고 주도하는 역할을 기획자가 하긴 하지만 그 성과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역량도 기획자에게 꼭 필요한 자질이 아닐까?
일단 함께 학습할 필요를 느껴 이 책을 골랐다. 테이블속에 테이블을 겹겹히 겹쳐 코딩하는 것이 한때는 코더의 역량처럼 보일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Web 2.0 시대를 맞아 꼭 필요하고 최적화된 코딩 능력도 앞으로는 상당히 중요한 디자이너의 자질로 평가될 수 있을 것 같다.
함께 성장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장임을 갈수록 절감한다.

어느덧 9시다. 이제 집으로 출근해야 한다.
서원이랑 놀아줘야 하고 가습기도 씻어야 하고 방청소도 해야하고...
언제나 그렇듯 이것이 삶이고 이것이 기쁨이다^^

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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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부터 청년부까지 거의 10여년을 교회에 다니며 나는 정말로 많은 걸 배웠다. 한창 지적 호기심이 충만할 때는 프란시스 쉐퍼의 기독교 문화론과 신상언 집사님의 대중문화론에 흠뻑 빠져보기도 했다. 그때의 내게 교회는 세상의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세상 전부를 만나고 바라보는 문이고 창이었다. 그런데 취업과 동시에 교회가 넓은 세상의 한 부분으로 바뀌면서 적지 않은 혼란스러움과 무기력을 맛봐야만 했다.

가장 큰 낙담은 선배들의 변절?이었다. 적어도 대학부와 청년부에선 세상을 바로 바라볼 수 있는 바로미터요 모델이었던 그들이 이상하게 취업을 하고 사업을 하면서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변해갔다는 점이다. 그토록 비판하고 안타까웠던 했던 세상을 닮아가거나 때로는 더한 모습으로 타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기력하고 무능하기는 나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요철씨는 크리스천치고는 일을 잘 하는 것 같애"
이 말은 '교회에 출석만 하는' 이전 직장의 상사가 진심으로 내게 던진 말이다. 과연 이 간극은 뭘까? 왜 교회에서 그토록 훈련받은 젊은이들이 세상에선 무력한가?

월요일 스터디가 있어서 화요일 교보문고를 찾았다.
인터넷 서점과 비교해보면 적립금을 따지더라도 오프 서점에서 사는게 훨씬 손해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책이나 신간인 경우 온라인으로 확인해보는데는 한계가 있다. 적어도 한 챕터 정도는 읽어야 책의 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 그런 이유에서 큰 서점은 여러모로 유익하다. 공기밥에 라면을 3000원으로 해결할 수 있으니 큰 부담도 아니다. 제일 먼저 잡은 책은 '프랭클린 플래너'로 유명한 하이럼 스미스의 책,


성공하는 시간관리와 인생관리를 위한 10가지 자연법칙
하이럼 스미스/ 김경섭, 이경재 옮김
김영사

많은 사람들이 자기개발이나 '성공'이라는 제목이 들어간 책들에 대해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을 종종 본다. 처세술의 얄팍함과 가벼움이 먼저 떠오르는 모양이다.
물론 그런 책들도 많다. 하지만 스티븐 코비나 구본형씨의 책은 근본적으로 처세와 거리가 있다. 기업에 혁신과 경영이 필요하듯이 개인에게도 같은 맥락의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근본적인 삶의 원칙들이 공통적으로 요구된다.

최근에 회사 사람들에게 보낸 독서큐를 정리하면서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위한 20가지 자기결정'이라는 주제문를 뽑아보았다. 얼핏 보면 서점에 그토록 넘쳐나는 성공서적의 내용들의 집합으로 보인다. 긍정적으로 살아라, 목표를 가져라, 매일 학습하라... 그리고 이 내용들의 결과는 말쑥한 차림의, 그러나 이기적인 한 직장인의 모습들이 떠오른다.

그러나 나는 아침예배때 '팔복'의 주제가처럼 불리는 '오직 주의 사랑에 매여'를 들으며 최춘선 할아버지의 삶과 이 원칙들이 어떤 연관을 갖고 있는지 곰곰히 곱씹어 보았다.

일단 최춘선 할아버지는 '복음'과 '통일'에 대한 분명한 '원칙'을 가지고 살고 계셨다. 그 삶은 '기도와 말씀'에서 나온 것이며 삶 전체가 '열정'으로 가득차 있었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재산과 명성에 연연치 않음으로 '시간'과 '돈'을 지배하셨다. 그리고 그가 기억하는 모든 말씀과 다짐을 글로 '기록'하였고 그것들을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소통'하셨다.

그리고 이 모든 삶은 하나님의 은혜로 '스스로 동기부여한' 삶이며 그 모든 삶이 습관으로 완성되어졌고 그 얼굴엔 항상 '웃음'과 '감사'가 넘쳐났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부지런'하셨고 부인을 천사로 부를만큼 '가족을 사랑'하셨다. 그 가족들에게 남긴 할아버지의 교훈은 우리가 느낀 것보다 몇배가 컸으면 컸지 작지는 않으리라.
그리고 그의 삶은 철저히 남을 위하여 '공헌'하는 삶이었다.

나는 왜 크리스천 젊은이들이 교회안에서만 성령충만한지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그의 머리는 주님의 은혜로 가득차 있는지 모르지만 세상사람들도 아는 분명한 '삶의 원칙'들에 대해서는 '실천의 훈련'을 못받았는지 모른다. 우리에게 은혜는 지극히 '수동적'인 것들 뿐이지 않은가. 그 누구보다 말씀이나 수련회의 감동이 며칠을 못가는 경험을 했던 나부터 그렇다.

이 책의 저자 하이럼 스미스는 대기업 고위 임원의 자리를 뿌리치고 '전도자'의 삶을 3년동안 살았다고 고백한다. 나는 대한민국에 이런 크리스천 라이프 컨설턴트도 필요한 시기가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신앙과 세상의 삶을 직접 이어줄 사람은 목사님보다도 직장의 선배가 더 적합하지 않을까? 주위에 그런 선배나 멘토를 두고 있다면 그보다 더 축복받은 직장생활이 어디 있겠는가...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구본형/ 휴머니스트

약 1시간만 집중하면 이 책 한권을 읽을 수 있다. 구본형씨의 마력은 비단 나만이 느끼는 것일까? 경영학과 인문학 사이에 살짝 다리를 걸친듯한, 그러나 사실의 전달보다는 공감을 통한 설득이 돋보이는 이 저자의 책을 나는 무척이나 즐기고 아낀다. 이 사람의 책을 대여섯권 읽었고 또 서너권이 남아있다. 나는 무슨 다람쥐 도토리 꺼내 먹듯이 이 사람의 책을 읽는다. 아니 읽고 쓰고 되새김질하며 내 삶 속으로 끌어들이려 애쓴다.

주제는 사실 평범하다. 평범하게 살지 말고 괴짜가 되라, 책과 웃음을 즐기고 연습하라, 여성이 가진 장점을 배우라, 행복하게 살라... 그러나 이렇게 철자로 옮기면 죽어버리는 내용들이 책속에서는 살아서 펄떡거리며 다가온다. 삶이 무의미하고 무료하게 느껴질때면 그의 책을 꺼내 읽어본다. 이 분이 크리스천이어서 이 삶의 원칙들을 성경과 연결해 해석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조선왕 독살사건
이덕일/ 다산초당

이 책은 27명의 조선왕 중 무려 8명에 대해 거론되는 독살설을 추적하고 분석한 책이다. 그 첫장은 중종의 아들 인종과 왕후 문정왕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첫번째 부인이었던 폐비 신씨의 아들 인종을 문정왕후가 독살했다는 '설'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이다. 이 책의 저자는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문정왕후가 인종을 독살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주장한다. 그 당시 대윤과 소윤, 사림파의 권력구조 속에서 문정왕후가 그의 아들 원자를 왕으로 만들기 위해 인종을 독살했다는 여러 정황들을 설득력있게 제시하고 있다.

학식과 덕망이 높았던 인종은 그런 어머니를 위해 효도를 아끼지 않지만 문정왕후의 권력에 대한 욕심은 그보다 훨씬 컸다. 중국의 사신이 인종을 보고 '조선은 이토록 훌륭한 선인을 왕으로 두었으나 나라가 작아 오래 살지 못하겠다'고 개탄했다 한다.

사대주의적 발상인지는 모르나 나라는 작은데 권력에 대한 욕심은 왜 이리 컸었는지 모르겠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 '왕'이나 '대통령'같은 권력은 먼 나라의 일일지 모르나 현실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인정받지 못하고 출세하지 못해서 시기하고 질투하는 삶을 돌아본다면 조선의 왕보다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굳이 끝까지 읽고 싶지 않은 '조선왕 독살사건'을 마지막으로 화요일 북헌팅을 마쳤다. 그동안 쌓아둔 적립금으로 '10가지 자연법칙'을 사서는 버스안에서 절반가까이 읽어버렸다. 많이 읽는다고 지혜로워지지는 않겠으나 아직도 나는 많이 읽어야할 독서의 초보이다.
언젠가 더 많이 생각하고 또 쓸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면서...

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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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째 월요일 저녁은 책읽는 날로 정해서 회사나 집이나 으례 그렇거니 알고 있지만 이번에는 웬지 집으로 들어가야 할 듯 하다. 내년 4월이면 세상에 나오는 둘째 때문에 와이프가 전에 없는 불면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그 스트레스는 사실 나보다는 고스란히 우리 서원이가 떠안는다고 해고 틀린 말이 아니다. 원래 원칙이란 깨어지라고 있는 것 아닌가... 이날 점수를 따놓지 않으면 또 기회가 올런지는 모를 일이다. 그래서 전부터 찍어뒀던 책만 얼른 사들고 집으로 향했다.
그래서 건진거?
케이블 CGV에서 하는 의학 드라마 '하우스'
주말만 해도 신경날카롭던 우리 부부 '하우스'에 나오는 괴짜 의사 캐릭터 덕분에 웃고 또 웃었다. 서원이와는 '뽀로로의 대모험'을 한시간 가까이 같이 봤다.
그리곤 뱃속 둘째가 자라면서 영 소화를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해서 등도 주물러줬다.
한 일주일치는 벌었는지 모르겠다...
뭐 이런게 사는거지...ㅎㅎㅎ


모든 날이 소중하다
대니 그레고리 / 서동수
;세미콜론

연말 회사 송년회때 받은 도서상품권 1장, 보고 싶은 책 있으면 사보라 했더니 이 책을 사다 달란다. 그런데 계산만 하고 그냥 나오는 통에 결국 와이프가 직접 서점으로 가야했다.

가까스로 되찾은 이 책은, 그러나 완전 '마눌'스러운 분위기 물씬이다. 결혼할 사람의 다른 모든 것은 용서해도 음악적 취향만은 같기를 간절히 바랬다는데... 나는 최신유행가 혹은 70,80년대 가요를 좋아하는 '다방커피'급 음악수준인지라 지금까지의 결혼생활이 신기할 따름인데... 이 책 완전 재즈 분위기다.

평범한 뉴요커의 삶을 살던 저자의 아내가 갑작스런 철도사고로 반신 불수가 되자 주인공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완전 습작에서부터 천천히 집안, 집밖의 사물들로 그 시야를 넓혀나가는 과정이 진솔하고 유쾌하게 쓰여져 있다. 뉴요커들은 망가져도 이렇게 멋진 것인가? 그 심각한 상황은 글과 그림 저 아래 깊숙히 숨어 있고 또 다른 삶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이 자잘한 일상처럼 친근하게 다가온다.

"네가 원했던 건 아니겠지만, 그리고 네가 살아온 것처럼 빠르고 신나지는 않겠지만, 그 삶은 깊고 진한 것이야. 너는 그 삶을 사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며 그것을 사랑하게 될거야."

저자의 장애인 친구가 그에게 해준 이 이야기는 이 책의 주제를 모두 말해준다. 이탈리아에서 멋진 여름휴가를 보내려다 네덜란드에 갇힌 어떤 사람의 이야기, 멋진 로마와 시실리 바다는 없지만 렘브란트, 알크마르, 허츠팟요리, 오래된 커피숍들, 그리고 쾨켄호프의 튤립들 같은 새로운 세계를 발견한 어떤 사람... 삶은 주어진 것보다 발견해야 하는 것들이 훨씬 많음을 깊이 깨닫는다.

이쯤 되면 마눌의 책 고르는 수준을 가늠하고도 남음이 있다.


장외인간 1,2
이외수 / 해냄

이 책 역시 내가 하루에 천원씩 모아 PDA를 사려던 꿈을 버리고 아내에게 선물한 책이다. 이전에 서점에서 '도대체 뭔 책인가' 싶어 1권을 서서 읽고 온 적이 있는데 아내는 너무나 재미있게 하루밤새 끝내버렸다. 정말 같이 사는게 신기하지... 하긴 '모든 날이 소중하다'를 내가 읽는다 하자 '당신이 이 책의 맛을 알겠어?'하던 사람이 아닌가... 여하튼 독특하고 특이하고 게걸스러운 문체가 한 가득이다. 마눌이 어린 시절 읽었던 그 많은 소설 가운데 유독 이외수의 책이 기억에 남는다는게 이해가 될 만하다. 이런 책을 몇년동안 집밖을 안 나서며 두문불출 썼다는 말인가... 하나님의 마음도 헤아릴바 없지만 사람의 세계도 도무지 모를 일이다.

이 세상에 달이 사라졌다는 가정하에 스토리가 전개되는 이 책. 사실 주제보다는 그 문체와 분위기가 주는 독특함이 이 작가의 생명력이 아닐까? 때 되면 2권을 마저 읽어볼 생각이다. 그래야 마눌을 이해할 수 있고, 또 생존?할 수 있지 않겠는가?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뭐 그렇다는 얘기다...-_-;;;


성장과 혁신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 & 마이클 E. 레이너 / 딜로이트 컨설팅 코리아
세종서적 / 초판 2쇄

이젠 나의 페이스...
이전부터 찍어뒀던 책이라 '구글 스토리'와의 작은 망설임끝에 골라왔다. 그다지 재미있는 문체는 아니다. 하지만 내용의 전개는 마음에 든다. 사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점진적인 성장보다 그때 그때의 혁신에 따라 발전을 거듭해왔다. 우리 회사가 처한 현실을 고려해볼 때, 그리고 내가 잘 할 수 있는게 뭔가를 고민해 봤을 때 이런 책은 당장은 어렵더라도 꼭 읽어두고 싶다.
무엇보다 나 자신부터의 혁신이 필요하므로...
개인 필독서로 주중에 정리해봐야겠다...

서점에 잠깐 들른 북헌팅 리포트치고는 상당히 길었지만... 재미있었다^^
삶은 이렇게 중간 중간 쉼표를 찍어줘야 한다...^^

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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