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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29 내 책을 쓸 힘을 얻다!

인디라이터
명로진 지음/해피니언

얼마전 나는 나의 첫 책을 '탈고'했다.
비록 책으로 나온다고 해도 내 이름으로 나올 책도 아니고, 하루에도 수십권의 새 책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서 '윤문'이라는 다시 쓰기의 작업이 주목받을 일도 별로 없겠지만 나는 기어이 끝을 내고야 말았다. 이것이 중요하다.

원고 800여매, 장장 5개월여동안 썼다. 엄연한 직장인인데다 프로젝트까지 겹쳐 평일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휴일과 주말, 심지어는 연차까지 동원하며 결국 '탈고'라는 말을 붙일 수 있었다. 마지막 작업때는 피씨방에서 하루 10시간동안 화장실만 왔다갔다하며 마무리했다. 그런데도 힘들기는 커녕 '행복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언젠가는 나도 '글쟁이'가 될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은 가지고 있는 것 아닐까?

이 책은 '글쓰기'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배우 아닌 작가 명로진의 얘기가 생생하게 남겨있다. 그 생생한 현장감은 오롯이 '진정성'으로 와닿는다. 여러분은 모른다. 이 세상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배우가 가수를 겸직하는 것에는 의문을 갖지 않으면 배우가 작가를 겸한다는 사실을 의아하게 생각한다면 그건 정말이지 세상을 모르는 소리다. 이 땅의 이름난 블로그들을 조금만 들여다보아도 왜 그렇게 출판사 편집자들이 글 좀 쓴다하는 '파워 블로거'에 목 메는지 이해가 되실 것이다. 아마추어 아닌 아마추어들이 넘쳐나는 세상, 그러기에 인터넷은 자신이 가진 지식과 정보들을 '글쓰기'의 형태로 펼쳐보려는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기회의 땅'이다. 그리고 나 역시 그 혜택을 입은 한사람이다.

우리는 흔히 작가라 하면 밤새며 담배와 구겨진 원고지들에 파묻힌 고독한 4,50대의 소설가를 떠올린다. 그러나 이것도 얼마나 큰 편견인지 모른다. 지금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면서 아주 유용한 책들을 만들어내는 인디라이터들이 이미 넘쳐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자취생의 음식솜씨로 주부들까지 사로잡은 '나물이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싸이의 페이퍼들을 보면 자신의 페이퍼로 책을 낸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책쓰기가 독자에게 주는 유익을 결코 폄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이름을 달고 나갈 세권의 책을 동시에 쓰고 있는 중이다. 그 중에는 와이프와의 공저가 될 책도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책쓰기를 가능케 하는 아주 세세한 안내서의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실제적인 노하우도 풍부하게 전해준다. 또한 글을 쓴다는 일이 결코 '보랏빛 작업'이 아님도 부족하지 않게 전달해준다.

나는 솔직히 배우 명로진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작가로써의 명로진에는 호기심을 넘어 관심이 생겼다. 글쓰기를 이토록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책들은 읽을만한 가치가 있을거라는 믿음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책쓰기로서의 입문서 역할 뿐 아니라 '작가'로서의 명로진을 홍보하는 아주 훌륭한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했다는 생각이 언뜻 스치고 지나간다.

비슷한 류의 책들을 적지 않게 보았다고 생각하는 독자로써, 실제로 이러한 인디라이터의 삶을 준비하고 있다는 자격으로써 감히 관심 있는 분들께 일독을 권한다. 그리고 여러분도 꼭 자신만의 책 한권을 가지실 수 있기를 감히 기도해본다.

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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