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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력  42개월하고도 27일

서원군, 장염이 순조롭게 낫고 있다.

"무엇보다 먹는 거 조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신 의사 선생님 말씀을 복음인양 받들어서, 조심 또 조심...메뉴가 몇가지 없다. 쌀밥, 흰살 생선, 맑은 국, 홍시, 바나나...일단 홍시랑 바나나를 왕창 사들이고, 조기도 넉넉하게 재놓은 다음, 자글자글 맛나게 구워서 살만 쏙쏙 발라 밥위에 얹어드리고, 행여 건더기 들어갈세라 된장국 끓일때는 된장 체에 받혀서 국물 맑게 끓이고, 홍시는 껍질까서 한입에 쏙 들어가게 갈라서 대령하고...

홍시 껍질까기....

내 새끼 아프니 별 짓을 다하게 된다. 그냥 껍질째 수저로 파먹으라고 하자니, 먹다가 껍질들어가서 탈 날까봐 걱정된다. 해서, 과도로 홍시 껍질을 살살 벗겨서 조각조각 갈라서 수저와 함께 대령해드린다.

매 끼니 잡수시고 나면, 행여 허전하실세라 간식 대령이요...응아 보실때마다 응아 상태가 어떤지 변기에 코박힐 정도로 유심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 일과가 되다.

하여!!!!!!

내일은 어린이집에 다시 가도 될 정도로 회복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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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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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내 생에 주어진 모든 상황에서, 이렇게 열심히 살아간다면, 뜻대로 못할 일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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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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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고파...

이은영 2006. 10. 24. 17:35

서원군, 바이러스성 장염에 걸리다.
아주 좍좍싸댄다. 먹는 족족 싸댄다.

아침부터 배게, 이불, 빤스 빨래해대고, 죽 끓이고, 먹이고, 병원 데려갔다가, 다시 죽 먹이고...
아주 허리가 휘어진다. 휘어져...

뭐 해먹을 시간이 없어서 두 끼니 계속 물 말아서 김치하고만 먹었더니, 배는 부른데 허기가 진다. 두꺼운 빵에 겨자소스 바르고 양상치 착 깔아서, 이따만한 두툼한 소세지 끼워놓은 핫도그가 먹고싶다...

참다못해서....

냉장고에서 베이컨 몰래 꺼내서, 팬에 구워서, 서원군 못 보게, 씽크대에 서서 몰래 먹다. 장염 걸려서 죽만 내리 먹고있는 아들 앞에서 베이컨을 노릇노릇 구워서 엄마 혼자서만 먹을 수는 없는 노릇아닌가...

서원군이 의심스러운 눈으로 "엄마, 뭐 먹는거야?"고 꼬치꼬치 캐물어서, 데코레이숀 용으로 김치도 한 그릇 옆에 올려놓고, "응, 엄마 배고파서 김치밥 먹는거야."라고 둘러대다.

이렇게 먹었는데도.....아직 배가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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