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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0.17 사랑은 관심이다 15
  2. 2006.04.11 박요철의 북헌팅 리포트 #20, 강남교보문고 2006년 4월 10일 10

어제는 퇴근하고 나서 집에 오자마자 오뎅국에 맛있는 저녁을 해결하고 곧장 아들과 집을 나섰습니다. 평소같으면 TV를 보거나 마지못해 차놀이와 블록놀이를 하다가 어렵게 어렵게 재우는 일이 반복되곤 했는데 사실 아이나 저나 무척 피곤한 일이었거든요. 그래서 마음을 고쳐먹은 겁니다. 이왕 놀아줄거면 제대로 놀아주자고^^

역시나 우리 서원이 아빠와의 야밤산책을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산책은 걷는거니까 안아달래거나 업어달래지 말랬더니 저 아랫동네까지 걸어가는 동안 한번도 떼를 쓰지 않는겁니다. 오히려 폴짝 폴짝 뛰며 달려갑니다. 희색은 만연, 서원이와 저는 동네에 주차된 차 이름을 알아맞추며 지하보도를 건너 한솔마을 놀이터까지 상쾌한 저녁 산책을 했습니다. 서원이가 좋아하는 아반떼를 발결할 때마다 신이 납니다. 찬영이네 차인 스펙트라, 동호네 차인 스포티지, 그리고 이야기차라 불리는 옛 아반떼, 최근 가장 좋아하는 신형 아반떼까지... 내 아들이 차 이름을 일일이 꿰뜷을정도로 차를 좋아하는지 미처 몰랐더랬습니다.

여자 아이 하나가 엄마랑 막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놀이터에 왔습니다. 누군가 두고 간 모래놀이 삽과 바께스?가 눈에 띕니다. 그걸로 서원이는 KTX용 음식놀이를 시작했습니다. 추석때 탔던 KTX의 기억이 아직도 선하게 아이 머릿속에 남은 듯 합니다. 아이스크림도 만들고 성도 만듭니다. 더 놀겠다는 아이를 데리고 근처 벤치에 앉아봅니다. 주위에는 운동하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가로등 불빛을 받은 나뭇잎에 군데 군데 노랗게 물들어 있습니다. 가뭄이 심해서 낙엽이 예전같지 않다는게 실감납니다. 그러고보니 놀이터 모래들도 심하게 먼지가 날리더군요. 아무튼 저녁공기는 상쾌했고 아이와의 대화는 계속됩니다.

돌아오는 길에 더 놀겠다는 아이를 업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삶의 지혜란 희한합니다. 피하면 피할수록 불행으로 옥죄이지만 '싫어도 옳다고' 믿는 일에 들어서면 생각보다 힘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에너지들이 솟아납니다. 책이 가르치는 것들도 대부분 이러한 실제적인 변화에 대한 이야기들입니다.

오래전 일화가 생각납니다. 중학교 과학선생님이 하루는 교탁을 힘껏 밀며 우리에게 생각나는게 없느냐고 물었습니다. 교탁은 처음엔 꼼짝 않다가 계속 힘을 주자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곧 힘차게 교실 한쪽으로 밀려갔습니다. 태경이라고 기억하는 아이가 답을 맞추었습니다. 처음엔 힘이 들지만 나중에는 곧 쉽게 밀리는 것 같다고. 선생님은 그게 '최대정지마찰력'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배움만은 생생히 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변화를 몸으로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지식은 이와 같습니다. 이것을 저는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하루를 정말 잘 사는 사람만이 행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순간 순간 삶이 내게 주는 축복을 가능한 한 많이 받아들여 충만해지는 것, 내가 가진 한계를(아이와 놀아주는 아주 작은 것들이라도) 뛰어 넘어 그 너머에 있는 기쁨과 보람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진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와의 산책은 앞으로도 쭉 계속될 것입니다^^



* 추석때 광안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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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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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말대로 토요일 황사, 주일 비, 토요일 황사, 주일 비로 이어지는 봄날이 계속되고 있다.
봄,가을은 계속 짧아지고 덥거나 춥거나 한 날들이 점점 늘어나지만
인생이란 주변의 날씨와 이웃의 짜증에 흔들거리기에는 너무 짧지 않은가.
장애인의 설움으로도 모자라 인생의 절정기에 투병생활중인 장영희 교수의 책은
그래서 저렇게 화려한 치장을 하고 세상에 나온 것일까?
세상을 비웃듯이, 스스로에게 더욱 당당하라고...

인생을 더욱 너그럽게 살려고 노력중이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사사로운 시시비비에 휘말리지 않고...

겸손과 절제가 기독교 최고의 덕목이며,
교만과 사변적인 호기심이 가장 멀리해야 하는 것이라고
요즘 기독교 강요를 열심히 읽고 듣고 있는 마눌이 내게 알려주었다.

책으로 쌓인 내안의 교만과 독선이 있다면 또 책으로 풀어보자.
세상과 사람들을 더욱 사랑하자.
그리고 하나님을 더더욱 사랑하자.




생일
장영희/ 비채

장영희 교수의 이전 책들, 그러니까 '문학의 숲을 거닐다'와 '내 생애 단 한번'의 기억이 강렬했던 것인지 이 책을 신문광고로 봤을 때부터 내 맘은 이미 이 책을 사들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서점에서 이 책을 들춰보다가 장영희 교수의 그 세심한 글쓰기의 매력보다 오히려 영시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굳이 운율에 맞추지 않아도 리듬을 타는 것하며
삶과 사랑에 대한 한층 밝은 그들의 시각에 몇몇시는 이미 외워버렸다.
봄에 어울리는 책이고 행복에 어울리는 책이다.
요즘 계속 우울한 책들만 들고 있는 마누라를 위해 사기로 결심했건만 정작 마눌은 잘 들춰보지 않는다^^
그래? 그럼 내가 읽지 뭐... ㅎㅎㅎ




대한민국 뉴리더 2029 트렌드
주용중, 탁상훈 외/ 해냄

언젠가 회사의 직원이 헌팅을 부탁했던 책인데 서점에서 눈에 띄어 그 자리에서 주욱 훑어보았다.
조선일보 기자들이 신세대의 트렌드를 뒤쫓은 기록들을 모아놓은 책인데
유감스럽게도 새로운 사실이 없다.
한두번은 들어봤을법한 이런 저런 신세대 이야기들...
그저 트렌드는 트렌드일뿐 별 감흥이 없다.
왜일까?




지혜
지양용/ 김주아
비즈니스맵

사은품으로 머그컵을 준다길래 읽어보았다.
이름이 세자라 국내저자인줄 알았는데 중국저자다.
중국인들은 맨날 고전들만 들춰보는 줄 알았는데 의의로 현대의 기업들과 잭 웰치 같은 경영자들의 일화가 많이 등장한다.
그러나 그 내용은 이런 저런 가기계발서의 자가증식처럼 느껴질 뿐
새로움이 느껴지는 책은 아니다.





오늘의 한걸음이 1년후 나를 바꾼다
로버트 마우어/ 김우열
더난출판사

차라리 이런 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저자는 거창한 결심과 대단한 도전보다는 일상생활속에서 작은 변화들을 시도하고 습관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고 믿는 듯 하다.
새롭지 않은 주제이지만 조근조근히 되씹어주는 이 책의 충고들은 적어도 내게는 여전히 유효하다.




하나님의 관점
토미 테니/ 이상준
토기장이

아직 더 읽어봐야 하겠지만 책의 표지가 주는 낯설음에 비하면 이 책은 정말 따뜻함이 느껴진다.
다른 책들처럼 윽박지르지도 흥분에 차있지도 않지만 조용한 저자의 설득력 있는 문장은 왜 사람들이 토미 테니를 찾는지를 알게 해준다.
그러나 위로로만 끝나서는 안되겠지?
나의 시각이 아닌 하나님의 시각으로 나와 사람과 세상을 보는 것,
그리고 진정한 예배가 주는 참된 기쁨과 의미를 잔잔히 우리 뇌리에 수놓아준다.
기분좋은 오후를 보내고 싶어질 때 이 책을 마저 읽어야겠다.





공주를 키워주는 회사는 없다
박성희/ 황금가지

몇몇 여성 저자들이 자기계발 분야의 책들을 썼고 또 많이 팔렸지만
실제적인 경험들을 다룬 책들은 많지 않았다.
그야말로 치열한 생존경쟁 가운데 걷어올린 열매들이 아니었으므로 그만큼 감동이 적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골라 읽은 이유는 적어도 그런 경험을 풀어낼 수 있는 이력의 소유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유감스럽게도 치열하게 살아온 그의 삶은 존경스럽지만 매사를 그렇게 경쟁적으로 바라보다간 주변에 사람이 남아나질 않겠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든다.
나이들수록 너그러워지는 것,
그것은 여자에게나 남자에게나 똑같이 요구되는 덕목이 아닐까?
내가 저 나이가 되면 좀더 따뜻한 책을 써보고 싶다.




논어
홍석연/ 문지사

틈나는대로 고전을 읽고 싶다.
옛사람들의 생각에서 오늘이 안고 있는 문제들의 해답을 얻고 싶다.
분명 인본주의적인 한계가 분명한 책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책은 지혜를 담고 있다.




1453 콘스탄티노플 최후의 날
스티븐 런치만/ 이순호
갈라파고스

이미 시오노 나나미의 '콘스탄티노플 함락'이라는 책을 읽은 후라 이 이야기의 역사적 배경과 과정, 결말을 다 알고 있는 터였다.
하지만 같은 사건에 대해 서양인 저자는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 차분히 훑어보았다.
그러나 역사적인 사실들만 나열되고 보니 그 어떤 긴장감과 감동, 전율이 전해져오지 않는다.
다시 한번 시오노 나나미가 대단한 작가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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