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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9.08 황금사과, 캐시 에론슨 1


황금사과
캐시 에론슨/ 김미경
명진출판

* 이 리뷰는 네이버 도서 평가단으로 활동하며 네이버 '북꼼 카페'에 올린 글입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떠오르는 분들이 있다.
'민들레 영토'의 지승룡 소장님과 '석봉 토스트'의 김석봉 사장님이다.
이 분들 역시 남들에게 무언가를 제공하는 '서비스'에 관해서는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깨우친 풍부한 노하우를 지닌 분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분들과 직접 먹고 자고 얘기하면서 '성공'이란 그저 배우는 것 이상의 실천과 깨달음이 필요한 것이구나 생각했었다.
더구나 이러한 성공에는 수학공식과 같은 특별한 비법은 없다.
기본적인 성실과 끈기, 그리고 창의적인 문제해결방식같은 원칙이 존재할 뿐이다.
그러나 그런 원칙들을 얘기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풍부한 자신의 경험과 그에서 나오는 깨달음을 전하지 못할 경우 자칫 교과서같은 무미 건조한 책이 되기 싶기 때문이다.

'황금사과'는 그 구성면에서 크게 나무랄데 없는 책이다.
기본적인 스토리텔링 구조에다 '세일즈, 마케팅'에 관한 원칙들을 무리없이 담았다.
그런데 읽다보면, 그리고 읽고 나서 느껴지는 '영감'이 없다.
여기서 말하는 '영감'이라는 좋은 책들이 던져주는 부싯돌의 불꽃같은 것이다.
그것은 진한 감동일 수도 있고 전혀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생각의 방법일 수도 있다.
오래 오래 되새김질해보면 그제서야 보편타당한 하나의 원칙 혹은 노하우에 불과할 수 있지만
그것이 '그 사람'의 입을 통해 전혀졌을 때 전해져오는 짜릿한, 그리고 특별한 경험이어야 한다.
이 책은 그 '영감'이 없다.

좋은 책이란 책을 읽을 때 의구심보다는 감탄을 자아내야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저자의 어린 시절 경험은 사실 놀랍다.
어찌 보면 저자가 세일즈, 혹은 마케팅으로 성공할 수 밖에 없는 감각을 지닌 사람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책을 읽는 사람들은 더 이상 어린 아이가 아니다.
과속방지턱과 같은 선물들의 힘?
물론 안다.
그러나 과연 그것을 보냈을 때 몇명의 CEO나 관계자가 직접 받고 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상품을 진열하고 거기에 스토리를 담는 법,
그것은 아마 이마트 직원들이 더 잘 알 것이다.
토를 달자는 것이 아니다.
알면서도 실행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여기서 말하는 경험과 지식, 노하우 하나가 버릴 것이 없다.
그러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들을 보편적인 지식과 지혜로 전하는 과정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구체적으로 책을 통해 예를 들어보자.
우선 지그 지글러나 브라이언 트레이시같은 전설적인 판매왕들이 떠오른다.
아이디어에 관해서는 '보라빛 소가 온다'의 세스 고딘이나 '티핑 포인트', '블링크'등의 말콤 글래드웰이
마케팅은 누구보다도 앨리스와 잭 트라우트가 생각난다.
이 책들을 떠올리면서 '황금사과'를 읽고 감동하기는 사실 힘들다.
아이디어가 주는 신선함은 세스 고딘에 뒤지고,
갖은 고생끝에 세일즈의 달인에 오르는 간접경험의 감동은 지그 지글러에 비할바가 못된다.
전략으로 따지자면 이 책의 전략은 단순한 임기응변이나 아이디어로 그친 감을 지울 수가 없다.

사람도 비교당하면 기분 나쁜 법인데
책을 쓴 분과 만든 분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생각을 이쯤에서 좀 정리할 필요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서평단이 '잘 읽었어요'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좀 더 진지하고 솔직하게 써야될 필요를 느꼈을 뿐이다.

경험이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이 책을 읽고 힘을 낼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거짓말을 할 수가 없다.
같은 시간을 들이고도 더 큰 힘과 용기를 줄 책들을 얼마든지 알고 있기 때문에... 라고 말한다면 큰 교만일까?

책보다 그녀의 삶은 훨씬 더 값진 경험들로 가득차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굳이 책으로 냈을 때, 독자는 그 이상의 기대치를 가지게 마련이다.
그러니 제발 이렇게 묻지 마시길.
"너는 어릴 때든 지금이든 저자이상의 열심과 성과를 내는 삶을 살고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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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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