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간히 TV를 켜긴 했지만 주말을 거의 TV없이 보냈다.
자연히 그 시간을 책과 대화가 채운다.
토요일날 아내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우리가 얼마나 대화없이 살아왔는가 하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TV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해악은 사람을 수동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책과 대화는 사람이 적극적으로 덤벼들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듣는 것이 수동적이라고?
천만에...
듣는것은 말하는 것보다 몇배는 적극적인 행동이다.
말하기보다 듣기가 얼마나 힘든가.
서로의 큐티를 나누고
서로가 생각하는 하나님을 나누고
하나의 주제에 대허서 서로가 다르게 생각하는 얘기들을 주저리 주저리 나눴다.
결혼 4년여만에 겨우 깨달은 사실은
내가 아내에 대해서 이토록 모른다는 사실이다...
TV를 끄니 하루가 길다.
몹시도 길다.
책을 읽고 서원이와 놀아주고 김치전을 부쳐먹고...
아내와 서원이는 길게 낮잠까지 잤다.
물론 아내의 임신으로 전폭훈련을 그만두면서 길어진 오후시간이긴 하지만
아침에 TV를 켜지 않고 일찍 일어나니 교회 가기까지 얼마나 지루?하던지...
우리는 가보지 않은 길은 아무리 좋아도 그것을 모른다.
이제는 그 길들을 가볼 생각이다.
좋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가보지 않은 길들...
새벽의 등산이나
아들과의 동네 산책
아내를 여행보낸 한적한 오후...
그리고 길고 긴 하나님과의 길고 긴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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