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엄마가 맛있는 대구탕을 끓이고 있는 동안 서원이와 희원이 그리고 아빠는 동네 산책을 나갔습니다. 서원이는 기찻길 잇기 놀이를 하고 싶은데 아빠는 맨날 하는 반복되는 놀이에 금방 싫증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엄마는 교회에 볼일이 있어 출발전까지 집안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어주야 합니다.

그런데 출발해야 할 오후 2시가 되도록 아빠와 아이들은 돌아오질 않습니다. 걱정이 된 엄마는 전화도 받지 않는 가족들을 찾으러 집을 나섰습니다. 그러다가 오늘의 주인공 대현이를 만났습니다. 대현이는 서원이를 찾으러 간다는 말을 듣고 함께 가겠다고 따라섰습니다. 사실 조금 심심하기도 했구요.

그런데 정작 도착한 놀이터에는 서원이도 서원이 아빠도 보이질 않았습니다. 한참 찾아헤매던 대현이는 갑자기 심심해졌습니다. 그래서 서원이 찾는 일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그네를 타기 시작합니다. 서원엄마는 놀겠다는 아이 말릴 수도 없어서 '에라 모르겠다'하고 대현이와 놀아줍니다. 그때였습니다. 어떤 아빠가 딸과 함께 놀이터 그네를 찾았는데 대현이가 이렇게 소리칩니다.

"우리 아빠는 24살이다!!!"

당황한 서원엄마는 누군지도 모르는 아저씨앞에서 민망, 또 민망입니다. 서원엄마는 올해로 서른 네살. 졸지에 10살이나 어린 신랑과 결혼한 연상의 여인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저씨가 허허 웃으며 자신도 민망한듯 자리를 서둘러 피합니다. 서원이와 동갑내기인 대현이는 이렇게 재미있고 엉뚱한 아이입니다.

같은 네살이지만 대현이는 서원이와 많이 다릅니다. 엄마도 없이 하루 종일 온 동네를 쏘다니며 잘도 놉니다. 서원이가 떼를 쓰면 첨엔 '나빠 나빠'하다가도 곧장 서원이의 말을 들어줍니다. 어찌나 싹싹한지 서원이 엄마, 아빠는 이 놈 나중에 커서 뭔 일을 해도 하겠어 하며 칭찬합니다. 자기 아들이지만 대현의 반만이라도 닮았으면 하고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역시 기질은 타고 나는것이라고 서원 아빠는 속으로 중얼거립니다. 자신의 주변을 봄날처럼 밝게 여름처럼 시원하게 하는 우리 동네 대현이 이야기입니다.

서원아,
그래도 아빠가 서원이를 얼마나 이뻐라 하고 사랑하는지 알지?
하지만 대현이의 장점은 너도 좀 배웠으면 좋겠구나.
항상 밝고 겁없이 모험을 즐길 줄 알며, 그러면서도 다른 이를 배려하는 대현이의 성품은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소중한 삶의 지혜란다.

너는 대현이와 다르니 비교할 생각은 없어. 너도 너만의 장점이 얼마나 많은데^^
그러나 어울려 가는 이 세상에선 꼭 필요한 대현이의 장점을 조금은 배웠으면 좋겠구나.
아빠는 그걸 서른살도 훨씬 넘어서야 깨달았단다.

그러나 이건 절대 잊지 마.
나는 세상에서 서원이가 쩨~~~~~~~~~~~~~~~~일 좋으니까!!!
헛!
절대로 희원이한테는 말하면 안된다^^



* 서원이 아빠는 고민중입니다. 왜 대현이 얼굴보다 서원이 얼굴이 1.5배는 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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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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