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이는 이제 네 살, 곧 다섯 살이 됩니다. 여느 아이가 그렇듯이 아빠가 책 읽어 주는 무지 좋아합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아빠는 서원이를 위해 매일 세 가지의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서원이가 매일 듣고 싶어 하는 동화는 ‘초콜릿, 사탕, 빵’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아빠는 이 세 가지 주제를 여러 가지 동화와 섞어서 들려줍니다. 때로는 소재가 떨어져서 헤맬 때도 있지만 아들이 너무나 좋아해서 그만 둘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빵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 하는 호랑이가 등장하기도 하고, 독이 든 초컬릿을 먹고 잠든 공주도 등장합니다. 부럼 대신 사탕을 깨 먹다가 횡재하는 소년도 등장합니다. 대개의 등장인물은 서원왕자와 희원공주, 그리고 못된 요철이와 은영이입니다. 물론 이 이야기를 들으면 그날 서원이는 평소보다 훨씬 일찍, 수월하게 잠자리에 듭니다.
저는 거의 2년 가까이 매주 월요일을 ‘책 보는 날’로 정하고 서점으로 달려갔습니다. 가장 일하기 싫은 월요일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을 스스로에게 선물로 주기로 한 것입니다. 이 날은 아내의 압박도, 회사의 눈치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렇게 두 세시간 책 속에 빠져 지내는 즐거움, 그것은 오랫동안 제 무미건조한 삶에 큰 활력소가 되어주었습니다. 1년에 2,300권 가까운 책을 꾸준히 읽어올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은 바로 내가 나에게 선물한 ‘월요일 저녁’이라는 선물이었습니다.
희망과 기대가 있는 삶은 그 어떤 고난이 와도 이겨낼 수 있는 에너지를 줍니다. 버려진 가구가 장인의 손길 몇 번을 거쳐 멋진 리폼으로 되살아 나듯이 우리의 삶도 이렇게 액센트와 데코레이션이 필요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너무나 쉽게 매너리즘의 늪에 빠져버리기 때문입니다.
소중한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선물해본 경험은 있으실 겁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 자신에게도 선물을 해보세요. 일상에 지쳐 있다면, 꿈과 비전이라는 말을 생각해본 지 오래라면, 다가 올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사라진 지 오래 되었다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그 무엇’을 자신에게 선물해 보세요. 그 기쁨이 당신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면, 당신의 삶은 아직도 캐내지 못한 보화로 가득한 게 분명합니다.
물론 가장 좋은 건 그 기쁨을 혼자만 누리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입니다.
그러나 절대 섣불리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진 마세요.
스스로 느끼지 못하는 기쁨과 행복을 남에게 나눠줄 순 없답니다.
그러니 먼저 행복해지자구요^^
* 한 달에 한 두번, 가족끼리 삼겹살, 목살을 한 두근씩 사다가 같이 구워 먹는 것도 얼마나 행복한 시간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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