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카다로그를 유심히 보는 엄마를 유심히 보던 서원군.
엄마 마음을 꿰뚫는 한마디를 하신다.

"엄마, 이 옷 입고 싶여?"크으......"어, 이 옷 입고 싶어. 엄마가 입으면 이쁘겠지?"
"엉, 엄마가 입으면 이쁘겠어!!!"
"서원아, 엄마 이 옷 사줘."

여기까지는 늘상 하던 대화다. 엄마가 백화점 카다로그 좋아하는 거, 하루이틀 본 것도 아니고 이제 이골이 난 서원군의 태도가 달라졌다.

옷 사달라하면, "마트에 가서 돈을 사서, 엄마 옷을 사주겠다. 옷만 아니고, 구두랑 목걸이도 다 사주겠다"던 서원이가.......

오늘 아침에, 옷 사달라하니....
"엄마, 서원이가 돈이 없어."
"엉? 돈이 없어?"
고개까지 잘래잘래 흔들면서 돈이 없다한다. 정확하게는 몰라도 돈이라는게 있어야, 엄마 말을 들어줄 수 있다는 걸 깨달은 모양이다.

"엄마, 지금은 서원이가 돈이 없으니까, 쪼끔만 기다여. 좀 기다여야 돼."
"기다리면 엄마 옷 사줄수 있어?"
꽤나 망설이면서 뜸을 들이더니...."........기다이야니까(기다리라니까)."

..............................................................................................................

아이스크림을 사면서 돈 개념을 배우는 게임을 하다가, 동전보다 네모난 지폐가 더 아이스크림을 많이 살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배운 서원군. 여태까지, 이천원과 삼천원이 알고 있는 화폐단위의 전부였고, 그 이천원, 삼천원도 동전으로 파악하고 있었던 서원군.

저녁 때 아빠랑 신나게 놀다가...
아빠가 서원에게 물었다. "서원아, 아빠는 얼마야?"(이런건 뭐하러 묻는지...) "이천원."
"엄마는 얼마야?"(엄마 귀 쫑끗!!) "삼천원."
"으하하하하~"(엄마 웃음소리..)

자기가 얼마냐고 묻는 아빠나, 아빠보다 비싸게 매겨졌다고 좋아라하는 엄마나...쯧...=.,=
엄마보다 낮은 가격으로 책정된 아빠가 다시 물었다. "그럼, 서원이는 얼마야?"
글쎄 요 녀석이 뻐기면서 한다는 대답이..."서원이는 네모난 돈이야."

어허허허...요 녀석 보게...엄마, 아빠는 동전 단위로 매기고, 저는 지폐 단위로 쳐주네...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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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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