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조사 때문에 서양의 여러 문(door)에 관련된 사진을 찾다가 발견한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문고리가 없는 문이 있다는 사실이다.
즉 안에서 열어주지 않으면 결코 들어갈 수 없는 문인 것이다.
대개 '성문'이 그랬다.
전쟁이 발발하면 결코 밖에서 열지 못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 특히 여자의 마음이 이렇다.
결혼을 해서 몇 십년을 살아도 이렇게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살아가는 여자가 있음을 남자들은 모른다.
어쩌면 문고리가 없다는 사실조차도 깨닫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리고 문이 열리지 않으면 담을 넘거나 성벽을 허물어버리려고 한다.
비극의 시작인 것이다.

또한 여자의 마음 문은 아주 작은 이유로도 굳게 닫힌다.
말다툼, 실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
그러나 남자들은 이 문이 곧 쉽게 열릴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문에 녹이 슬어 안에서조차 열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모른 채...

삶과 결혼에 관련된 잡지의 이름이 '오스티엄(라틴어로 대문)'이 된 이유다.
이 문 뒤에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을까...
편집팀을 이끄는 나조차도 궁금해 죽겠다.
그리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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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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