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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6.11.21 거울의 법칙 2
  3. 2006.11.18 향수 1
  4. 2006.11.13 향수, 그리고 기도 입히는 엄마 3
  5. 2006.11.11 꿈 꾸는 땅끝 4

독서경영

책읽기 2006. 11. 21. 14:10
독서경영
박희준 외 지음/위즈덤하우스


책을 펼치며 질문을 해본다.
왜 갑자기 사람들이 이렇게 독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일까?

바보 같은 질문일 수도 있겠다. 내가 책에 관심을 가지기 훨씬 전부터 책을 읽어오던 사람들은 많았고, 이제서야 겨우 책읽기의 묘미를 알게 된 시점에 그에 관련된 책들이 눈에 많이 띄는 건 어쩌면 당연한 현상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해도, 분명 독서가 최근 출판계의 화두가 된 것만은 분명한 듯 하다. 포털 3사가 저마다 '책'서비스를 오픈 한 것도 그런 흐름과 무관해보이진 않는다.

이 책은 기자들이 쓴 책답게 신문의 연재, 탐방기사같은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최근에 나온 일련의 독서 관련 책들이 인터뷰를 모아놓은 형식이 많다는 점에서 좀 더 전문적이고 실제적으로 다가온 게 사실이다. 취재대상으로 나온 기업이나 CEO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이 분들이 정말로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가 있다.

단, 이런 생생한 취재담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것은 비단 나만의 고집스러움이나 기우인지는 잘 모르겠다. 본문에서도 여러번 언급한 바 있지만 책 읽기를 장려한 회사와 '독서경영'으로 자리잡은 회사의 차이에는 큰 간극이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 차이를 집요하게 추적한 점은 높이 사야겠지만 결과를 확인하기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듯 싶다.

내가 다니는 회사도 작은 회사이긴 하나 어떤 회사보다도 책읽기를 강조하는 회사이다. 또한 책읽기 장려의 역사가 좀 되다 보니 구체적인 성과에 대한 관심도 지대하다. 즉 책읽기를 통한 변화에 개인의 것에 머무르지 않고 회사에 끼치는 성과와도 연결이 되어야 하는데 이것이 측정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자칫 독서를 '경영'의 '수단'이나 '도구'로 이해하려는 시도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개인의 자기계발에 도움이 된다면 물론 회사에도 유익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로 온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목적 자체를 '경영의 성과'에 맞추다 보면 자율적이고 자발적인 독서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독서는 저자와 독자간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이라고 본다. 이 과정은 차마 구체적인 숫자로 측정하기 힘든 교감의 영역이 존재한다. 이 영역이 '성과'라는 잣대로 함부로 재단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 한가지는...
제대로 된 책읽기가 개인과 회사의 성장에 지대하고도 현실적이며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해낼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것을 증명해보이기에는 시간이 좀 필요하다.
내가 그것을 나의 결과로 말할 수 있게 되기까지의 시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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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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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의 법칙

책읽기 2006. 11. 21. 13:40

거울의 법칙
노구치 요시노리 지음, 김혜숙 옮김/나무한그루


아버지가 처음으로 암 선고를 받으셨을 때 나는 오열하는 어머니와 여동생을 병원에 남겨두고 후문 근처 뒷뜰로 나왔다. 아버지는 자신을 암에 걸리게 한 주범 중의 하나인 담배를 문 채로 "맞지?" 하며 내 눈치를 살피셨다. 암은 이미 간 전체로 퍼져 있어서 수술은 별 의미가 없을 듯 싶었다. 나도 대답 대신 고개만 끄덕였다. 소설 같은 일이, 그렇게도 우려했던 일이 칼날 같은 현실로 아버지와 나, 그리고 우리 가족에 다가온 것이다.

두어 달간의 긴 투병생활을 마치시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집으로 돌아온 그날, 암 선고를 받으신 날로부터 꾸준히 심어온 꽃씨는 땅 속에 묻힌 채로 였다. 그리고 그 다음 해 우리 아파트 뒷동산은 아버지가 심어 놓으신 갖가지 꽃들로 찬란하게 빛났다. 아파트 출입로를 걸어나올 때마다 마주치는 아버지의 흔적은 때로는 감동이었고 때로는 아픔이었다.

그리고 나도 이제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 더구나 첫째는 나를 심할 정도로 닮아버렸다. 생김새도 체형도 입맛도 습관도, 심지어는 앉는 자세와 예민한 성격, 엄청나게 모자라는 수리력과 남달리 뛰어난 어휘력까지... 마치 학교 다닐 때 배운 데칼코마니를 연상시킬 정도로 그렇게 닮은 아이다.

여린 이 아이는 그래서 다루기 조심스런 유리그릇 같다. 그래서 얼마 전 친구로부터 '얼레리 꼴레리'를 들었다고 아빠한테 이르는 순간 머릿속에 불꽃 같은 게 튀는 경험이 했었다. 놀리는 그 애에게 더 크게 놀려주라고 따로 교육까지 시켰다^^ 지나고 보니 우습기 그지 없는 얘기지만 부모란 그런 것이다. 작은 칭찬에 우쭐해지고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온 신경이 곤두서게 된다. 하물며 왕따나 이지메를 당한다면...

이 책은 실화가 주는 작은 긴장감과 아울러 한 아이의 아빠로써 깊은 공감을 가지고 쉽게 빠져든 책이었다. 설혹 이 책에서 말하는 '거울의 법칙'이나 '필연의 법칙' 같은 원칙들이 조금은 일반화된 이론이라 할지라도 현실은 힘을 갖게 마련이다. 내 일처럼 이 책을 읽었고 또 공감했다. 그렇다. 어떤 문제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게 마련이며, 그 이유를 외부에 찾기보다 자신에게서 찾으려 할 때 신기하게도 그 문제는 풀려나가는 경험을 한다. 이 아이의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학교를 찾아갔더라면 결코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을 것이다. 현명한 아이 엄마는 오랫동안 눌려왔던 자신의 아버지와의 관계부터 회복시킨 뒤 아이를 찾아갔다. 다소 비약이 있어 보이긴 하지만 허구처럼 들리진 않는다. 가족과의 관계만 온전하다면 이 세상의 큰 파고들과도 싸울 힘을 얻을 수 있다.

나에게 아버지는 항상 두려움과 원망의 대상이었다. 한번도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해 본 적이 없었다. 밤늦게 집에 돌아갈 때면 항상 큰방에 불이 켜져 있는 것부터 확인하곤 했었다. 만약 불이 켜져 있다면 그 날은 편히 잠들기 어려운 날이 오곤 했었으니까...

그러나 지금은 아버지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힘든 삶을 맨 몸으로 부딪히신 분이셨다. 술과 담배에 의지했던 삶이지만 가족을 향한 책임감은 그 누구보다 크신 분이셨다. 아무리 힘드셔도 다음 날 일을 쉬신 적이 없었다. 아마도 아버지는 아파트 뒷동산에 꽃씨를 심으면서 나와 가족들에게 사죄의 말을 되풀이하셨을 지도 모를 일이다. 병원에서 마지막으로 함께 드리던 새벽기도의 기억을 도무지 지울 수 없다. 왜 우리 가족은 좀 더 일찍 서로를 위해 기도하기를 시작하지 않았을까...

아들을 본다. 아마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내가 도움의 손길을 주지 못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 설사 도울 수 있다 해도 가만히 있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아버지가 뒤늦게 깨달았던 것들을 조금은 일찍 보여주고 가르쳐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세상은 살만한 것이다. 그러나 꼭 공평치는 않다.
거울을 보렴. 절대 먼저 웃는 법이 없다.
남이 네게 불이익을 주거든 그 사람을 축복해버려라. 미워하고 되갚아 주는 것보다 그것이 너에게 더 유익이 될 것이다.
어떤 것보다도 가족을 소중히 여겨라. 가족은 이 세상에서 위로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그리고 유일한 휴식처이다.
좀 더 세상과 사람을 사랑해라. 당장은 손해 볼 듯 여겨질지 모르나 그들이 너를 분명 도울 것이다.
살며 사랑하고 배워라. 그리고 유산으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남겨라.

그리고 무엇보다 너를 만드신 조물주를 생각하고 네가 이 세상에 온 이유에 대해서 묻고 스스로 답할 수 있도록 해라.
무엇보다 아버지가 그리 살도록 지금부터라도 더 노력할 참이다.

네가 함께 해줬으면 정말 고맙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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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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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책읽기 2006. 11. 18. 08:17

이렇게 멋진 소설이 이미 10년 전에 쓰여진 거라니 믿을 수가 없다.
아내는 밤을 세워 다 읽어버렸고 나도 짬짬이 읽고 있는 중이다.
갑자기 요즘 C.S.I.와 같은 과학 수사물이 뜨는 이유와 이 책이 다시금 주목 받는 사실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악마적인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사건 전개와 그 묘사의 디테일함, 선악에 대한 집착은 사라지고 퍼즐을 풀어 가는 듯한 지적 즐거움이 가득한 소설이다.

한 마디로 놀라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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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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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오늘의 책'에 소개된 책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킨 책 '향수'를 주문했고 오늘 배달되어 왔다. 뭐가 그렇게 새롭고 놀랍다는 말인지... 궁금하다...

* '성경 먹이는 엄마'에 이어 '기도 입히는 엄마'라는 책이 규장에서 새롭게 나왔다. 우리 와이프처럼 30대의 아기엄마들이 읽을 책이 의외로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 역시 잘 팔리는 모양... 확실히 '규장'은 기독교 출판사 치고는 정말 발 빠르게 움직인다. 그 스피드는 가까이 있는 나도 놀랄 정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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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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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꾸는 땅끝

책읽기 2006. 11. 11. 12:39

꿈꾸는 땅끝
조명숙 지음/규장(규장문화사)

이 책을 읽으며 출근하던 토요일 아침, 회사 근처 at센터 앞에서 코스프레에 참가하기 위해 걸어가는 한 무리의 아이들을 만났다. 그 중 몇몇은 일본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로 분장하고는 깔깔거리며 내 앞을 스쳐 지나간다. 순간 처절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너무 생생하게 읽은 탓인지 그 아이들의 모습이 잠깐이나마 한없이 한심하게 여겨졌다.

저 아이들은 회충약을 받아 든 채 그 약 한 알을 먹지 못해 죽어간 자식을 생각하며 오열하는 어떤 북한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모녀가 같이 탈북했지만 같은 연변 동포에게 각각 따로 팔려가는 신세가 되어 버린 이들의 고통을 짐작이라도 할 수 있을까? 죽을 고비를 넘겨 자유의 땅으로 넘어 왔지만, 되려 그 자유가 걸림돌이 되어 방황하는 수많은 탈북자들의 삶은 저들에게 과연 어떤 의미를 던져줄 수 있을까?

그러나 우리에겐 저마다의 주어진 삶이 있다. 또한 그 삶들은 나름대로 고달픔과 어려움들을 지니고 있게 마련이다. 당장 목숨이나 생계와 관련이 없을 뿐 저 아이들도 나름대로 숨막히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고, 그것을 잠시라도 벗어나기 위해 만화 속 꿈의 세계로 뛰어드는 것일 뿐이다. 내가 회사와 가정이라는 일상에서 날마다 쳇바퀴 도는 삶을 사는 것과 도무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걸 나무라고 탓할 문제는 아닌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같은 하늘 아래 전혀 다른 세상이 또 하나 있음에 눈을 뜨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도 이것이 정말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일인가 몇 번이나 의심하게 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모두는 지금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숱한 언론과 목격담들이 부족해서 믿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그 밑도 끝도 없는 절망의 삶에 몸을 던진 한 여선생님의 이야기를 실제로 만나고 보니 과연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가, 가치 있는 고민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가, 야릇한 의문과 죄책감에 휩싸이고 있다.

어차피 읽은 책의 감동은 며칠을 가지 못할 테고, 또 다시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텐데 너무 마음 쓰지 말자고 읽는 동안 다짐했지만 한 번 잡으니 책을 놓을 수가 없다. 내가 이들을 위해서 도울 수 있는 건 과연 뭘까? 한비야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읽고 후원을 결심했다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유야무야 되었던 기억이 또 다시 빼꼼 고개를 내민다.

서점과 신문 지면을 보니 정말이지 행복을 주제로 한 책들로 넘쳐나는 것 같다. 이제 배고픔의 시대는 끝난 지 오래고 삶의 질과 행복을 찾아서 방황하는 사람들로 인산 인해다. 그런 사람들에게 몸도 마음도 가난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이 과연 얼마나 읽힐 수 있을까 생각하니 다만 안타까울 따름이다.

어찌 되었든 생각으로만 책을 맺을 수가 없어서 책 말미에 소개한 자유터여명학교의 홈페이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지 깨진 소스도 보이고 올라온 글들도 옛날 글들이다. 홈페이지 관리를 돕거나 후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목숨 걸고 탈북자들을 도운 저자의 열정에 비할 바 아니겠지만 그래도 두 번 거짓말은 안 되겠다 싶어서 아예 홈페이지에 나온 번호를 전화를 걸었다. 아쉽게도 통화할 상황은 아닌지 죄송하다며 전화를 끊으신다. 뭔가 도와드릴 일이 있었으면 정말 좋으련만...

부디 이 책을 읽는 분들이 읽기에서 끝나지 않고 행동으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이 땅에 우리가 모르는 세상은 왜 이렇게 넓고도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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