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로그 서평

웹기획 2006. 5. 15. 14:04

디지로그
이어령/ 생각의 나무

한때 MP3시장을 호령하던 아이리버의 현재 모습을 보면서
오늘날의 시장이 얼마나 변화무쌍하고 냉혹한 곳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사실 아이리버가 못했다기 보다는 애플이 너무 잘했다.
아이포드는 단순한 MP3기기를 넘어서 하나의 문화코드로 자리잡았으므로
아이리버는 사실상 제대로 된 경쟁을 해볼 수 있는 기회마저 상실했다는 편이 옳다.
왜일까?

평범한 일상속에서
시대의 어제와 오늘을 읽어내는데 탁월한 시각을 제시해왔던 이어령씨의 책을 보면서
애플의 아이포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훌륭한 디자인을 넘어선 디지털의 아날로그적인 해석
(휠을 돌리는 작동방식, 흰색의 본체와 이어폰 자체가 악세서리화, 문화코드화 된 점 등...)
그것이 아이포드 신화를 만들어낸 것이고
사실상 그것은 '디지로그'라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물론 아이리버도 'U10'이라는 제품으로 이러한 도전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다만... 너무 늦었을 따름이다.

가끔씩 등장하는 논리의 비약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단순한 기술발전의 시각이 아닌
한국인이 가진 유전적인, 문화적인 특성들속에서
미래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그의 책은
꼭 한번은 읽어둘만한 지혜를 우리에게 던져준다.

답보다는 질문이 많아진다는 부작용이 있지만 말이다^^

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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