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심하다. 귀도 얇다. 겉으로는 굳은 심지를 가진 척 하지만...기실, 무지하게 귀가 얇고, 타인의 평가에 혼자 마음 상해서 끙끙 앓는다...
이삿짐 정리...정리가 다 뭐냐, 아직 상자도 못 풀어서 여기저기 상자떼기가 굴러다니고, 밥은 먹어야되니 그릇 정리해놓고, 싸야되니 화장실 청소 좀 해놓은 것이 전부이건만, 그래도 옥탑에서 살다가 2층으로 이사간, 서원이네가 궁금한 동네 아줌마들이 한번씩 다녀갔다.
"어머~~~괜찮다. 구조가 잘 빠진데다, 넓으네~~~."란 소리를 들으면,
'그런가? 하긴, 이 정도 전세가에 이만한 구조면 괜찮지...'라고 생각하다가...
"아유, 수납할 공간이 하나도 없네. 어쩌냐...베란다라도 쓸 수 있으면 좋은데, 너무 좁아서..."란 소리를 들으면,
'그렇지? 수납이 안되니 역시 각이 안 잡혀...이 전세가에 뭐 할 수 없지...'라고 생각하게 된다.
"언제 초대할거야?"
"아, 아직 짐정리를 못했어. 자잘한 짐들이 정리가 안돼."
"그래, 애 둘 데리고 힘들어, 천천히 해."란 소리를 들으면,
'그래, 너무 무리할 것 없지, 천천히, 마음편하게 하자.'라고 생각하다가...
"정리는 좀 됐어?"
"아직, 수납 공간이 없어. 잘 안되네, 애들 데리고 하기도 힘들고."
"뭐? 여태 정리를 못했어?"란 소리를 들으면,
'아...난 너무 게으른가봐...여태 정리도 못하다니...다른 사람들은 이사하고 사나흘쯤 지나면 웬만큼 정리가 되나봐...어쩌지...'라고 생각하게 된다.
.....................................................................................................소심....................
.........................................................................소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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