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단 한번

책읽기 2005. 10. 28. 13:49

장영희/샘터


'문학의 숲을 거닐다'라는 책으로 만난 장영희 교수,
소아마비를 극복하고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겪게 되는 일상을 잔잔히 풀어놓은 책이다.
하지만 가끔씩 그의 격한 감정을 글로 만나게 되는데 그때는 다소 당혹스럽다.
특히 황산을 뒤집어 쓴 소년의 이야기를 대할 때는 솟구치는 눈물을 참느라 한참 애써야 했다.
아마 장애를 온몸으로 체험한 그녀로써는 이러한 사회적 약자나 안타까운 사연들을 더 증폭시켜 말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문학의 숲을 거닐다'의 전작인 이 책은 그녀의 삶과 생각이 유리알처럼 투명하다.
조금도 가식을 섞지 않으려는 치열함도 보이지만 어찌되었든 청명한 가을의 한낮에 느끼는 야릇한 따사로움 같은 것이 느껴진다.
여름의 열기와는 사뭇 다른... 그리고 깊이 있는...

꼭 목적이 읽는 책읽기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녀의 삶에 대한 이런 열심 그 자체가 목적인지도 모른다.
그녀는 현재 '암투병'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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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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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콜린스의 경영전략 / 짐 콜린스
위즈덤 하우스
2005.10.07. 교보문고


* 능력이 뛰어난 리더는 모든 것을 자기가 책임진다.
사태가 좋게 돌아가면 직원에게 영광과 명성을 돌려라. 뛰어난 리더라면 굳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필요가 없으며, 직원들의 노력을 자신의 것으로 돌릴 필요도 없다.
나쁜 상황을 바로잡았다면 그 수고는 어차피 백일하에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냥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43p.

* 일은 무한하지만 시간은 유한하다. 때문에 생산적이 되려면 일이 아닌 시간을 관리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던질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제 무슨 일을 하지?"가 아니라 "어떻게 시간을 보내지?"다. 46p.

*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없을 만큼 시간이 모자란 경우가 몇 번이나 있었는가? 모르긴 몰라도 상당히 많았을 것이다. 당연한 얘기다.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시간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일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매일매일 잠자리에 든다. 생산적인 삶을 영위하지 못하면 일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죽고 나는 것이다.
그러나 보통 말하는 이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엄청나게 많다. 시간을 슬기롭게 관리하면 살아오면서 지금껏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생산적인 시간의 샘을 발견할 수있다. 46p.

* 멋을 부리고 우아하면서도 천하태평하고 사근사근한 '감독'은 선수들의 능력을 80% 발휘시킨다. 남은 20%는 과단성 있고 좀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여 기대치를 달성할 수 있도록 선수들을 채근하여 섬세한 것에도 신경을 쓰고 필요할 때마다 '손을 굳게 잡고 악수하는 것'에 달려 있다. 63p.

* 저는 직원에게 나도 똑같이 그 문제를 생각하고 있고 그에게는 인간적으로 문제가 없으며 그와 나 사이에 문제될 게 없다는 점을 명백하게 합니다. 인간은 실수를 저지르는 존재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제가 한 실수를 밝히면서 그 점을 더욱 자세하게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향후에는 좀더 멋지게 처리할 수 있도록 직원에게 일을 무리없이 진행하는 방법을 가르치겠다는 의지를 밝힙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직원은 지속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고 회사 역시 계속 발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66p.

* 위대한 기업에서는 의사소통이 무척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뛰어난 리더는 위로, 아래로, 우회적으로, 개인적으로, 회사 전체에, 서면으로, 구두로, 공식적으로, 비공식적으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낟. 그들은 회사 전체에서 의사소통이 콧노래 부르듯 흥겹고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백방으로 노력한다. 68p.

* 변화하고 개선하려 노력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일을 꾸몄다는 점은 위대한 기업의 독특한 특징이다. 위대한 기업은 결코 만족하지 않고 절대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82p.

2. 비전

* 공통된 비전을 가진 회사를 만드는 것이 리더 한 명의 비전에 의존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보다 어렵다고 생각하는 리더들이 있다. 그들은 모든 것이 자신에게 달려 있는 '비전 있는' 영웅이나 위대한 지도자 같은 존재를 좋아한다. 그러나 비전을 가진 진정한 경영인이란 비전을 회사 전체의 것으로 만들어 리더가 경영 일선을 떠난 뒤에도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사람을 말한다. 104p.

* 목적과 사명의 차이를 쉽게 이해하려면 산 너머에 있는 별을 따라간다고 가정해보라. 목적은 항상 지평선에 있어 결코 도달할 수 없지만 여러분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별과 같다. 이와 달리 사명은 언제든지 올라갈 수 있는 산이다. 집중하고 에너지를 쏟으면서 특정한 산에 오른다하지만 정상에 올라가면 또다시 별(목적)이 보이고, 그러면 올라갈 다른 산(사명)을 찾는다. 이런 식으로 당신의 핵심 가치와 믿음을 지켜나가는 것이다. 106,7p

* 핵심가치와 믿음은 당신 안에서 나오는 법이다. 당신은 회사의 리더로서 일상적인 활동을 통해 직원에게 삶과 사업에 대한 개인적인 가치와 믿음에 대해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 107p.

* 1911년에 L.L. 빈을 창업한 빈은 "고객이 납득할 만한 가격에 제품을 팔고 고객을 친구처럼 대하며 사업에 최선을 다하라"고 간략하게 요약할 수 있는 경영 철학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었다.
정말 멋지다! 하지만 빈이 가진 장점은 이 같은 철학이 아니라 그의 진실한 행동에 있었다. 그는 무조건 반품(No Questioned Asked)이라는 판매법을 통해 고객이 100% 만족할 수 있도록 했다. 32년전에 판매한, 한 번도 입지 않은 옷을 그때의 시가 그대로 반품받은 적도 있다.

... 하지만 헌신적으로 일하는 직원과 빈의 제품이라고 하면 무조건 구입하는 고객이 있는 이유 즉 빈의 마력은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한 행동에 있다. 고객을 친구처럼 대해야 한다는 경영 철학을 마음으로부터 굳게 믿었으며 그 철하겡 따라 고객을 상대한 것이다! 108p.

* 비즈니스는 수익이라는 관점에서 정의하거나 설명할 수 없다. 수익 극대화라는 개념은 사실상 무의미할 뿐이다. 어떤 비즈니스든 최초의 시험은 수익 극대화가 아니라 경제 활동의 위험을 떨쳐낼 수 있는 충분한 수익달성이다. 112p.

* 다만 정말 중요한 것은 수익이 아니라 수익이 창출하는 현금 흐름이다. 비즈니스는 적절한 현금 흐름 없이는 존속할 수 없고 영원무궁토록 현금을 자체적으로 창출한 원천을 마련하려면 반드시 수익을 올려야 한다.
하지만 수익성과 현금 흐름이 기업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다. 수익을 극대화한다고 해서 전 직원이 기꺼이 있는 힘을 다해 일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수익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수익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수익 그 자체로는 무의미하다. 113p.

* 빈은 좀더 큰 회사를 운영할 수도 있었고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목적이 아니었다. 만족스런 삶을 드러낼 때 "하루에 세 끼 먹으면 족하지 네 끼를 먹을 수는 없는 법이잖아"라고 말하듯이 그는 그렇게 기업을 경영한 것이다. 114p.

* 이미 목적이 있더라도 회사의 목적이 정확하게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질문함으로써 목적이 더욱 또렷해질 수 있다. 또 이에 대해 짧고 직접적인 문장으로 대답하다 보면 기업의 궁극적인 목적을 좀더 쉽고 선명하게 알 수 있다. 일단 목적이 선명해지면 어떤 활동이 그 목적에 부합하는지를 비롯하여 모든 결정을 내리는 데 시금석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120p.

* 위대해진 기업들이 매우 보수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이 기업들은 '모험하는' 벤처처럼 경영하지 않는다. 그런데 실제로 보면 손꼽히는 보수적인 기업드링 매우 위험도가 높은 사명을 설정한다. 125p.

* '자신의 비전'을 종이에 적어야 합니다. 그게 제일 중요합니다. 직원들의 경우 보지 않고는 비전을 알 방법이 없습니다. 또 오늘 알고 있더라도 하루가 지나면 잊어버리기 일쑤입니다. 혼자 모든 일을 다 하는 회사가 성취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아메리칸 포토 그룹의 스티브 보스틱)

* 집단 토론과 개인에게서 나오는 비전 가운데 어떤 것이 더 좋을까?
정답은 없다.
그 답은 상황과 리더의 스타일에 달려 있다. 중요한 것은 회사의 발전을 위해 명확하고 공유할 수 있는 비전을 촉진시키고, 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매진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게만 되면 리더로서의 역할을 120% 수행했다고 볼 수 있다. 147p.

* 나는 스스로 비전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그런 소리를 듣는 것 뿐이다. 나는 테드 터너일 뿐이다. (Ted Turner, CNN 창업자이자 소유주) 148p.


4. 혁신

* 사실 어떤 기업이든 뛰어난 아이디어는 넘쳐난다. 다만 혁신적인 기업들은 사내에서 창출되는 아이디어는 물론 외부의 아이디어까지 되도록 많이 수용한다. 나아가 이 아이디어를 그냥 두지 않는다. 온갖 이유를 대며 아이디어가 실용서잉 없다는 사실을 밝히는 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모든 아이디어를 일일이 실험하고 보강하여 신속하게 실현하려고 노력한다. 201p.

* 기업을 창조적이고 혁신적으로 만드는 제1요소는 어디에서든 아이디어를 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뛰어난 아이디어는 항상 있게 마련이다. 단지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부족할 뿐이다. 202p.

*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논픽션 글을 읽도록 직원들을 독려하고 뛰어난 통찰력을 나누도록 하라. [뛰어남을 찾아서 In Search of Excellence]의 공동 저자인 밥 워터만(Bob Waterman)은 건축부터 세계사에 이르기까지 도서 목록을 '취사 선택하여' 수많은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한다. 사실 창조성을 다룬 연구를 보면 창조적인 기여자들이 관심의 폭이 넓고 미래를 폭넓게 전망하며 새롭고 특이한 것에 대한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혁신은 종종 관련이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 사이에서 연관성을 찾아 그것들을 혼합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207p.

* 노동 시간의 10~15% 정도를 비공식적인 프로젝트나 관심 있는 아이디어 개발에 할애하도록 하는 정책은 그야말로 팝콘 이미지를 촉진하는 좋은 방법이다. 3M은 초창기부터 연구직과 엔지니어에게 이 같은 정책을 실시했다. 234p.

* 사람들이 일반적인 지식으로만 무장하고 있으면 위험하다. 비즈니스에서 혁신적인 것은 대부분 일반적인 지식을 잘 모르기 때문에 무엇인가를 시험한 결과로 나왔다.

... 그의 상사는 그에게 "우리는 자네가 계약에 대해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전공자도 몇명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잡지나 서적을 구해줄 수도 있네"라고 말했다. 그는 "아니, 그럴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완전히 비전문가의 눈으로 문제를 보고 싶습니다. 저는 그들이 맞닥뜨렸던 막다른 골목을 보게 될까 두렵습니다. 그것은 제가 원하는 해결 방법을 찾는 데 방해만 될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243,4p.

* "우리 스탠퍼드 대학의 기본 방침이니까요. 그리고 저는 그것을 도박이 아니리 기회로 봅니다. 우리가 전적으로 믿는다는 것을 알면 최선을 다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거죠. 물론 항상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혁신적이고 능력이 뛰어난 분들에게는 이 방법이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48p.

* 창조적인 사람들은 편히 쉬면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기회를 통해서는 동기를 부여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들은 정말 그런 기회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지속적으로 창조하고 혁신하고 새로운 도전에 맞서 싸우고 배우고 일함으로써 그 가치를 평가받고자 한다. 258p.

* 우리는 재미난 것에 대해 너무 신중한 편이다. 재미있어야 창조성이 개발되는 법임을 명심하라. 직원들에게 "재미있냐?"고 물어보고 당신 자신에게도 물어보라. 일에서 즐거움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건이다. 즐겁지 않으면 창조성이 발휘되기 힘들다. 창조성이 풍부한 사람들이 어린 아이처럼 천진난만한 것을 보지 못했는가? 그들은 놀기를 좋아하고 그들에게 일은 바로 노는 것이다. 269p.

* 혁신은 기업을 건강하게 하고 그리고 번창하게 만든다. 또한 창조하려 하고 인류를 발전시키려 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을 만족시킨다. 무엇이 이보다 더 인간을 만족시킬 수 있겠는가? 27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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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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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하루

책읽기 2005. 10. 24. 20:36

조 지라드 / 김명철
다산북스

같은 회사에서 영업을 맡은 동료직원에게 선물하려고 샀다가 그날로 다 읽어버린 책입니다.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기네스북에 오를만한 판매실적을 올린 자동차판매왕의 이야기라 쉽고 생생하게 다가오는군요.

무려 40번이나 다른 직업을 전전하다가 가족을 위한 식료품을 마련하기 위해 자동차딜러로 나선 그는 남들과 다른 방법과 끝없은 열심, 연구를 통해 판매왕의 자리에 오릅니다. 이 책은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그 어떤 마케팅전략보다 훌륭한 원칙임을 호소력있게 말해줍니다.

꼭 마케팅 담당자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속한 회사와 가족과 일 가운데 만나는 모든 사람을 이런 마음가짐으로 대한다면 분명히 성공할 수 있을거란 확신이 드네요.
자동차 한대를 판매함이 아니라 그 사람의 형편과 사정을 살피고 불편을 해소시켜주고 신뢰를 판매하는 그는 진정 판매왕의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게도 그런 열정과 열심이 매일 매일 솟아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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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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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희 / 샘터
초판 9쇄

여러곳에서 추천받은 책이라 한번은 읽어보고 싶었는데 제본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충동적으로 구매했다. 게다가 자기개발 위주의 경영서적만 읽다보니 사람이 좀 건조해지는 듯 싶어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되어주리란 기대도 있었다.
덕분에 사놓은지 1년이 넘도록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던 '위대한 개츠비'의 대략 내용을 이해하게 되었다. 눈물나게 간단한 스토리이긴 했지만... 다시 한번 개츠비를 만나봐야겠다.

무엇보다 가슴이 따뜻한 이 사람의 글은 위로가 된다.
아무때나 열어놓고 읽어도 부담없는... 따스한 책이 될 것 같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문학작품 속에서 우리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작중 인물들을 통해서 내가 표출하지 못했던, 아니 내 안에 있는 것조차 까마득하게 몰랐던 욕망, 분노, 고뇌, 사랑을 맞닥뜨리게 된다. 6p.

* 그래서 문학은 일종의 대리 경험이다. 시간적, 공간적, 상황적 한계 때문에 이 세상의 모든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시행착오 끝에 '어떻게 살아가는가', '나는 누구이며 어떤 목표를 갖고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해 새롭게 깨닫게 한다. 7p.

* 릴케가 1903년부터 1908년까지 어느 시인 지망생에게 보낸 편지를 모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내가 가장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은 그의 사랑에 관한 정의이다.

"우리는 어려운 것에 집착하여야 합니다. 자연의 모든 것들은 어려운 것을 극복해야 자신의 고유함을 지닐 수 있습니다. 고독한 것은 어렵기 때문에 좋은 것입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좋은 것입니다. 아마도 내가 앍에 그것은 가장 어려운 일이고 다른 모든 행위는 그 준비 과정에 불과합니다.

젊은이들은 모든 일에 초보자이기 때문에 아직 제대로 사랑할 줄을 모릅니다. 그러나 배워야 합니다. 모든 존재를 바쳐 외롭고 수줍고 두근대는 가슴으로 사랑을 배워야 합니다. 사랑은 초기 단계에서는 다른 사람과의 합일, 조화가 아닙니다. 사랑은 우선 홀로 성숙해지고 나서 자기 스스로를 위해서,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하나의 세계가 되는 것입니다." 21p.

* "내게 넌 아직 다른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아이에 불과해. 하지만 네가 날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되지. 내겐 네가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야. 만일 네가 날 길들인다면, 마치 태양이 떠오르듯 내 세상은 환해질 거야. 나는 다른 발자국 소리와 구별되는 네 발자국 소리를 알게 될 거구. 저길 봐! 밀밭이 보이지? 난 빵을 먹지 않으니까 밀밭은 내게 아무 의미도 없어. 그건 슬픈 일이지. 그러나 넌 금빛 머리칼을 가졌어. 그러니까 네가 날 길들인다면 밀은 금빛이니까 너를 생각나게 할 거야. 그러면 난 밀밭을 지나가는 바람소리도 사랑하게 되겠지. 만약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행복해질 거야."

작별 인사를 할 때, 여우는 선물로 비밀을 하나 가르쳐 준다.
"내 비밀이란 이런 거야. 제대로 보려면 마음으로 봐야 해.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거든." 어린 왕자는 마음을 쏟아 '길들인' 장미의 소중함을 기억하고 다시 자기 별로 돌아간다. 25,6p.

* 내가 고3이 되자 아버지는 여러 대학을 찾아다니시며 입학 시험을 보게 해 달라고 구걸하듯 사정하셨지만, 학교측은 어차피 합격해도 장애인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로 번번히 거절했다. 아버지는 당시 서강대학교 영문과 과장님이셨던 브루닉 신부님을 찾아가 제발 시험만이라도 보게 해 달라고 부탁을 하셨다.

신부님은 너무나 의아하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 말씀하셨다.
"무슨 그런 이상한 질문이 있습니까? 시험을 머리로 보지 다리로 보나요. 장애인이라고 해서 시험 보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라고 반문하셨다고 한다. 아버지는 두고두고 그때 일을 말씀하셨다. "마치 갑자기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기쁜 바보가 어디 있겠느냐"고... 38p.

* 한마디로 그의 사랑은 역설적으로 희열의 고통이었다. 혼신을 다 바친 끈질긴 사랑이 결국은 열매를 맺지 못했지만, 노년에 그는 모드 곤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좀더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자신이 느꼈던 지독한 상실감을 솔직하게 고백하며, 그녀는 끝내 자신을 이해하지 못했으나 그 몰이해야말로 그의 시와 삶에 끊임없는 자극이 되었고, 만약 그녀가 자신을 받아들였다면 "가난한 언어 같은 것은 버리고 그저 살아가는 데만 만족했을지도 모른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고 보면 모드 곤은 한 남자의 청춘을 파괴한 대가로 한 명의 위대한 시인을 탄생시킨 셈이다. 영국 시인 하우스만(A. E. Houseman, 1859~1936)은 시를 쓰는 작업을 "상처 받은 진주조개가 지독한 고통 속에서 분비 작용을 하여 진주를 만드는 일"에 비유하고 있다. 시뿐만 아니라 작가들의 전기를 읽어 보면 극심한 내적 고통을 겪고 난 후 영혼의 깊은 상처를 승화하여 주옥같은 작품들을 쓰는 예가 허다하다. 49,50p.

* 그러나 피츠제럴드는 책의 첫 부분에서 개츠비에게 '위대한'이란 수식어를 갖다 붙인 이유를 분명히 밝힌다. 그것은 바로 개츠비가 암담한 현실 속에서 "아무리 미미해도 삶 속의 희망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 "사랑에 실패해도 다시 사랑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능력", 즉 언제라도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낭만적 준비성', 그리고 "삶의 경이로움을 느낄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64p.

* 얼마 전 '영국 과학발전협회'는 인터넷 투표로 세계에서 가장 재미있는 유머로 다음 이야기를 뽑았다.

명탐정 셜록 홈즈와 닥터 왓슨이 캠핑 여행을 갔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그들은 함께 누워 잠을 잤다. 얼마 후 홈즈가 갑자기 왓슨 박사를 깨웠다.
"왓슨, 하늘을 보고 뭘 알 수 있는지 말해 주게."
왓슨은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수백만 개의 별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천문학적으로는 은하계가 수백만 개 있으며 항성이 수십 억이 있다는 것, 측시학적으로는 시간이 새벽 3시쯤 되었다는 것, 신학적으로는 신은 전능하고 인간은 미미한 존재라는 것, 기후학적으로는 내일 날씨가 청명하리라는 것. 자네는 무슨 사실을 알 수 있는가?"
한동안 말이 없던 홈즈가 이윽고 말을 꺼냈다.
"누군가 우리 텐트를 훔쳐갔다는 걸 알 수 있네."

* 독일 낭만주의 수업 시간에 선생님은 칠판에 거대한 원을 그려 놓고 <푸른 꽃>의 복잡다단한 상징체계를 설명하고 계셨다. 우리도 노트에 그림을 옮기느라 교실이 아주 조용했는데 누군가 뒤에서 길게 한숨짓는 소리가 들렸다.
그때 선생님은 갑자기 홱 돌아서시더니 소리치셨다.
"누구야. 지금 한숨 쉰 사람 누구냐고!"
떠들어도 별로 야단을 치지 않으셨던 선생님의 반응은 너무나 의외였다.
"지금 몇 살이야. 예순? 한숨짓는 것은 포기하고 싶다는 거야. 한숨짓는 것은 싸움에 지는 거라구!" 선생님은 화난 어조로 계속 교탁에 백묵을 짓이기시면서 말씀하셨다. "포기하고 싶어? 그럼 아예 포기해. 지금!" 98p.

* "내가 젊고 자유로워서 무한한 상상력을 가졌을 때,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꿈을 가졌었다. 좀더 나이가 들고 지혜를 얻었을 때 나는 세상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는 나는 내가 살고 있는 나를 변화시키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었다. 황혼의 나이가 되었을 때는 마지막 시도로, 가장 가까운 내 가족을 변화시키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그러나 아무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죽음을 맞이하는 자리에서 나는 깨닫는다. 만일 내가 자신을 먼저 변화시켰더라면, 그것을 보고 내 가족이 변화되었을 것을. 또한 그것에 용기를 얻어 내 나라를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었을 것을. 누가 아는가, 그러면 세상까지도 변화되었을지!" 103,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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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루이스 / 폴린 베인즈 그림 / 햇살과 나무꾼
시공주니어


나니아 나라 이야기의 세번째 책이지만 실제로는 맨 처음 쓰여졌고 올 연말 영화로 개봉되는 이야기이다.
이미 1권과 3권을 읽은 아내는 이 책이 가장 재미있다고 한다.
중간정도 읽고 있는데 '반지의 제왕'을 쓴 톨킨이 질투했다는 뒷이야기가 이해가 되기 한다. 반지의 제왕은 치밀하고 거대한 서사시이지만 책으로 읽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이책은 동화이다. 두세시간 아이가 되어 푹 빠질 수 있을 만큼의 이야기와 재미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나 성경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녀와 마법과 신화속의 인물들이 난립하는 판타지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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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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