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s 도쿄놀이

책읽기 2007. 9. 13. 14:00
두나's 도쿄놀이
배두나 글.사진/테이스트팩토리

오늘 점심은 라면으로 떼우고 서점엘 다녀왔다.
1시간도 안되는 시간이니 딱히 깊이 있는 책 읽기는 글렀다.
잠시 배회하다가 배두나의 도쿄놀이라는 책을 들었다.
사진집에 약간의 에세이가 가미된 형식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들었다가
다소 괴짜같은 이 여배우의 글쓰기가 궁금해 자리에 앉아 마저 읽었다.

트렌디하다.
즐겁다.
인생 참 가볍다.
요즘 아이들 좋아하겠다.
부럽다.

간간히 스쳐간 생각들이다.
자유로운 인생의 자유로운 사진 찍기, 글쓰기, 그리고 인생살이...
스쳐가는 바람솔이도 심각하게 고민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그래서 그 자체로도 매력적이다.

일본에 대한 그녀의 묘사중에서 인상 깊은 대목이 있는데
바로 일본 사람들은 점심시간만 되면 자기 도시락을 받아갖고는 각자 식사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다른 블로그 글들을 통해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두나씨는 그게 참으로 신기하고 이상했나보다.
하긴 왁자지껄한 우리 식사문화를 생각하면 삭막하기 그지 없는 풍경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 속에서 일본인들만의 여유와 사색을 발견한다.
우리는 떨어져 있으면 불안하기 때문에 굳이 무리를 짓는다.
그렇게 어울려 사는 것이 미덕이자 '바람직하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꼭 그럴까?

이 에피소드가 위안이 되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내 성격에 기인해서다.
나는 이렇게 가끔씩 혼자 책읽고 혼자 밥먹는 것이 즐겁다.
사람과 어울려 사는 삶이 왜, 그리고 어떻게 좋은 것인지를 나이를 먹으며 조금은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혼자일 때가 편안하고 좋다.
때론 행복하다.

한국사람이, 일본사람이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다.
단지 라이프 스타일과 문화가 다른 것일 뿐...
그래서 위로가 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틀리고 이상한게 아니었으니까.

자유로움.
그것 하나를 낯선 책 한권에게서 배웠다.
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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