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언 달러 티켓

책읽기 2007. 2. 16. 13:42

밀리언달러 티켓
리처드 파크 코독 지음, 김명철 옮김, 공병호 해제/마젤란

이 책을 직장동료에게 선물을 했는데(물론 그가 원해서) 순식간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베스트셀러는 '그 책이 어떤 책인가'에 대한 궁금증보다 '왜 사람들이 그 책을 읽고 싶어하는가'에 대한 답을 얻고 싶은 욕망 때문에 꼭 읽어보곤 한다.
그런면에서 나는 베스트 추종자가 아니라고 항변하고 싶지만 정말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은 한 마디로 '웰 메이드'책이다.
비슷한 종류의 책을 적지 않게 읽어 왔었고, 여기에 나온 메시중에서 새롭다고 느낀 것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이유는 '같은 이야기'지만 풀어가는 방식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설득력이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성공의 배경이 불가항력적인(좋은 태생이거나 타고난 뛰어난 머리등...) 것이거나 무슨 특별한 것이 있다는 선입견을 가지기 쉽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 실망스러울 정도로 뻔한 성공의 '비법'때문에 추천한 나를 원망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제나처럼 나는 대답할 것이다.
'알고 있는 것을 지금 실천하고 있나요?'

나는 '성공의 비법'이 뻔하다고 원망하는 대신 다른 시각으로 내게 되물었다.
더 이상 그런 비법이 따로 있다는 헛된 희망을 버리고 남은 삶은 이 원칙대로 단순하고 우직하게 살아보는게 어떤가 하고 말이다.
공병호씨가 해제에 쓴 '성공은 시스템'이란 말은 바로 이 말을 압축한 것이다.
그 시스템이란 자연의 법칙과도 같아서 씨를 뿌리면 새싹이 돋고(다 돋지는 않을지라도) 밤이 지나면 새벽이 온다.

인생과 성공의 법칙에도 이러한 '원칙'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말자.
그 일을 이룰 수 있다면 어떤 희생도 치룰 각오가 된 한가지 목표가 있다면,
그 목표를 손에 잡힐 정도로 자세히 그릴 수 있고 기록할 수 있다면,
그 목표를 매일 되씹으면서 엉뚱한 욕심과 쉬운 성공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있다면,
익숙함을 떨쳐 내고 매일 새로운 시작과 가능성에 자신을 열어놓을 수 있다면,
그 일을 열정과 인내를 가지고 지속할 수 있다면,
실패에서조차도 뭔가를 배워서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면,
나도 당신도 성공할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이 책을 우리에게 전달해 준다.

남은 문제가 한 가지 있다면,
그 '성공'이 무엇인가에 대한 나름의 건전한 정의를 내릴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일 것이다.
나는 그것이 이 책이 말하지 않은 '가치'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벌어 1등석을 타는 것'이 성공을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마더 테레사도 마틴 루터 킹도 실패한 인생이다.
진정한 가치란 이런 것이 아닐까?
내가 이 세상에서 살다 간 후에 이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그것.

이 책에 단 한가지 아쉬운 영역이 있다면 바로 이에 대한 메시지일 것이다.

Posted by 박요철
,

아주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어제의 열정으로 오늘을 살 수는 없고, 짧은 지혜란 위태롭기 짝이 없어서 남에게 충고한 실수를 스스로가 범할 때도 많은 법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말을 아껴야 하는지 모릅니다.

이번 겨울은 정말 힘든 한 때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그 무서운 독감을 두번 앓았고 온 가족과 함께 그 감기를 나누는 아픔을 맛봐야 했습니다^^
웹기획자로 전향한지 3년차에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한 사이트가 오픈을 했고, 한 생명이 탄생하는 아픔을 온 몸으로 맛보는 값진 훈련을 받기 했습니다.
물론 이 훈련은 아직도 진행형이지만 이런 경험을 앞으로도 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한 듯 합니다.

아무튼 이런 저런 이유로 예전과 같은 페이스로 새벽을 깨우거나 책을 읽지 못하는 자신을 뒤늦게 발견했습니다.
간간히 읽어오기는 했지만 다시금 북헌팅을 시작하고 리뷰 쓰는 훈련을 다시 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위로가 된다면 어제의 단련으로 인해 다시 일어서는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는 것입니다.

오늘 기웅씨와 점심을 먹으러 다녀오다 '열정' 대해서 잠깐 얘기를 나눴습니다.
사실 하루나 한달을 열정적으로 살기는 쉬워도 평생을 열정으로 사는 사람은 만나기 어려운 법입니다.
그게 가능한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

저는 그 에너지의 원천으로 서슴없이 책을 꼽겠습니다.
같은 메시지를 담은 뻔한 책들이 축제가 끝난 캠프파이어의 잿더미속에서도 아직 꺼지지 않은 벌건 숫조각 하나를 찾아줍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숫조각에 바람을 불러 일으켜 다시금 나 자신을 활활 타오르게 하는 것입니다.
그 모양새가 전형적인 열정의 사람은 아니라 할지라도 나는 불을 안은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소통
박태현 지음/웅진윙스

저는 읽지 못했는데 그림 형제의 '브레멘 음악대'란 책이 이 우화형식 자기계발서의 모델이 되었나 봅니다. 네 동물들의 각기 다른 삶의 모습을 토대로 직장인들의 자신들의 일터와 삶에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짧은 지헤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실 옛 동화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새로와서 좋았지만 정작 내용의 참신성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칩니다. 이런 류의 책은 언제나 비슷한 메시지를 전하므로 그 내용을 탓할 수는 없다 해도 읽고 나면 '가슴이 뛰는' 그런 경험을 주지 못한다면 다른 노력들이 빛바랠 수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책입니다.

한국의 기획자들
기획이노베이터그룹 지음/토네이도

이 책에는 웹기획자에 대한 얘기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지만 '기획'은 그 일하는 필드가 어떻든지 간에 일맥상통하는 면들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일을 '되게 하는' 여러가지 노력들의 총칭이라는 면에서 사실 그 분야가 무엇인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그 방법을 전하는 책이라기보다는 '생생한 필드의 현장성'을 전달한다는 의미가 더 큰 책인 것 같습니다. 취재를 통해서 어떤 결과를 도출해내려는 여러 책들이 있었고, 대개는 기대와 함량미달인 경우가 많았지만 이 책은 계산대에 들고 나올 뻔 할 정로도 내실 있는 책이었다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때로는 단순한 지식보다 새벽시장의 뜨거운 삶의 열정들의 더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에너지 버스
존 고든 지음, 유영만.이수경 옮김/쌤앤파커스

에너지란 무엇일까요?
전병욱 목사님은 그의 책에서 의기소침한 리더를 본 적이 없다고 단언하지만 'Good t o Great'를 보면 전형적인 스타일의 리더십은 없다고 잘라 말합니다. 사실 5년간 수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내린 결론에 더 신뢰가 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백번 양보해도 이건희의 리더십을 열정의 리더십이라 말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이 에너지가 표출되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모든 리더는 쉽게 꺼지지 않는 열정을 소유하고 있고, 또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 전달해주는 달란트를 지닌 존재라 생각합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너무 '미국적이고도 전형적'인 에너지와 리더십에 대해 얘기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단점인 동시에 장점이기도 한 것 같네요.

여러분은 열정적인 삶을 오늘 살고 계시나요?
그 에너지를 어디서 얻고 계시나요. 사람? 기도? 아니면 성경?
그리고 그 열정을 오늘의 일에 쏟아부어 성과를 만들고 있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정말로 내가 배우고 싶은 그런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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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
GOD
A. W. 토저 지음, 이용복 옮김/규장(규장문화사)

나만의 느낌인지는 모르겠으나 토저 할아버지의 글이 부드러워졌습니다.
세상을 향한 그 꾸지람의 내용은 예전과 달라진게 없지만 표현하기 힘든 변화를 조금이지만 느끼게 됩니다.
그건 과연 어떤 변화일까요? 단순히 번역자의 문체가 부드러워진 탓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다 그게 뭐가 중요할까 머리를 가로젓습니다.

이제 토저 할아버지가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 동안 잔소리?를 해오셨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타이름에 관한 책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에 대한 본질을 깨닫는 이상 그보다 더 완벽한 설득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욕쟁이 할머니의 욕도 자꾸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듯이 저는 토저 할아버지의 책에서 비로소 그 진정어린 충고의 뒷편에 숨은 눈물을 보게 됩니다.
그는 따뜻한 사람임이 분명합니다.
오직 진리만을 전하고자 하는 완고한 고집이 그에게 꼬장꼬장한 노인네의 선입견을 덧씌운 것인지도 모릅니다.

나는 지금 리뷰를 쓰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몰라서 오늘과 같은 영육간의 타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우리는 알고도 따르지 않고, 분명한 답을 일부러 피해갑니다.
그것에 우리에겐 본능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지극히 선하고 완전한 본능이 그 존재 자체에 충만해 있고,
토저 할아버지는 그 사실을 우리보다 '조금' 더 알았기 때문에 화려한 설교가의 삶을 살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기쁜 일일까요? 슬픈 일일까요?
제게는 이것이 기쁜 일이기도 하고 슬픈 일이기도 합니다.
진리를 따라 올곧게 한 목소리를 내었던의 그의 삶이 기쁘기도 하고,
돌아가신 후에야 진정한 가치를 깨닫는 우리의 어리섞음이 슬프기도 합니다.
세상의 명예와 즐거움이 왜 진리하고는 언제나 거리를 두어야만 하는 것인지 세속적인 안타까움이 조금 일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성경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굳이 사서 읽어야 할 이유를 말하라 한다면,
우리의 눈과 귀가 너무도 세상에 오염이 되었기 때문에
조그마한 거름 장치가 하나 필요했다고밖에는 말할 수가 없습니다.

두고 두고 곱씹을 책 한권이
이렇게 제 책 꽂이 가장 잘 보이는 한 켠을 채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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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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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서 구하라
구본형 지음/을유문화사


구본형씨의 책을 읽고 있노라면 알 수 없는 편안함에 빠져들게 되요. 익숙함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 특유의 나른한 문체때문일까요? 아무튼 거의 1년만에 한권씩 책을 내시는 저자의 타이밍에 맞춰 저도 새로운 책을 대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 준비란 다름 아닌 기다림입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인스턴트 식품처럼 새로운 포장과 포맷으로 항상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것이 공병씨의 신간이라면 구본형씨의 신간은 '이제 나올 때가 되었는데...'하고 생각하고 있으면 그제서야 느즈막히 음식상을 내오는 시골집을 닮았습니다. 지루하지만 그만큼의 반가움이 있어서 좋습니다.

많은 분들이 구본형씨 하면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떠올리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책은 '일상의 황홀'입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들을 발견하는 장면들은 이 책이 아니면 다른 곳에서는 쉽게 구경할 수 없으니까요. 비슷한 내용과 구성들로 '팔기'에만 열중하는 자기계발서 사이에서 '구본형'만의 브랜드를 지킬 수 있는 힘은 바로 여기에서 나옵니다. 그야말로 익숙한 것들 사이에서 익숙하지 않은 글읽기의 힘을 선사합니다. 나는 그것이 자신만의 세계를 어느 정도 완성한 이들에게서 나오는 완숙미 내지는 개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이번 책은 이 분의 홈페이지를 자주 방문하는 분이라면 익히 예견했을 내용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의 고사에 관련된 이야기를 지난 1년간 자주 올리셨거든요. 책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그 새벽 글쓰기들이 모여 이 책 한권을 또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 작업이 벌써 10년여에 이르렀으니 자신만의 글쓰기 방법과 생각의 울타리가 생겨났을 법도 합니다. 문체에 묻어나는 개성은 오래된 장맛과도 같아 누군가가 쉬이 베끼거나 따르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내용만으로 보자면 일전에 읽었던 '코리아니티 경영'의 재미나 속도감에 미치지 못하는 느낌이 드는군요. 중국 고서의 좋은 이야기들을 소개한 뒤에 현대의 경영에 응용할 만한 지혜들을 소개하는 데서는 어떤 긴장감 같은게 느껴지질 않습니다.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스러움과 현대의 삶의 모습이 닮아 있다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그 지혜를 현대에 응용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이 다가오질 않네요. 중국 고사에 대한 제 이해의 폭이 아무래도 저자의 그것에는 많이 못 미친 탓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초점을 '사람'에 두고 그것에서 방법을 찾으려 한 데에는 깊이 공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설픈 우화형식으로 익숙한 지식과 지혜들을 가볍게 전달하는 트렌드와는 정확하게 선을 긋고 계시네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나 구본형의 변화 이야기' 같은 소설형식의 글쓰기에 대한 미련은 버리시지 말았으면 하는 기대는 있습니다. 책의 끝으로 가면 다소 이야기기 지루해지는 면이 없지 않습니다. '변화 이야기'에서는 나름 끝까지 책읽기가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삶의 무게나 그 저변을 흐르는 진리는 어제나 오늘이나 묵직한 느낌입니다. 수학공식과 같이 딱 떨어지는 인생의 공식같은건 아무데도 없는 듯 합니다. 지나침과 모자람, 빠름과 느림, 선함과 악함의 역설이 주는 인생의 진리는 언제나 그렇듯이 살아보고 느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인생의 무게를 설명해줍니다. 어쩌면 그래서 내일을 기대하며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더욱 조심스럽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광활한 대지에서 벌어졌을 수많은 인재들의 명멸을 바라보면서 이 한가지 사실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좀 더 진지하게 살아야겠습니다. 불꽃 튀는 열정을 몸에 옮겨 심는 서양의 자기계발서들과 이 책이 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듯 합니다.

선생님, 새 책 잘 읽었습니다^^
내년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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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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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레몬차

책읽기 2007. 1. 26. 14:59
인생의 레몬차
루화난 지음, 허유영 옮김/달과소

요즘은 두 번이나 앓았던 감기의 후폭풍으로 아침을 깨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침을 거르는데 너무 자연스럽네요. 전에는 빵이나 토스트라도 사먹곤 했는데 요즘은 그마저도 여의챦아서 반잔이기는 하지만 빈속의 커피가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금요일이라 바람처럼 버스가 달렸던 탓에 10분정도의 자투리 시간이 남았습니다. 오늘따라 원래 정류소보다 회사에 좀 더 가까운 곳에 내리는 바람에 그 근처에 있던 토스트 가게를 찾았습니다.

모처럼 따끈한 오뎅국물에 토스트를 먹고 있는데 아저씨가 두어 손님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들려옵니다.
"새벽 5시 반에 나와서 낮 12시까지 정신없이 100개를 팔면 5만원이 남아요. 그렇게 한달을 팔면 겨우 기초생활수급자 신세를 면하죠."

그 얘기를 들으며 먹던 토스트를 보니 이 또한 예사롭지 않습니다. 겨우 1000원짜리 토스트이지만 한 부부의 새벽을 깨우는 부지런함이 녹아 있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삶이란 보는 이의 눈에 따라서 빛나는 의미와 가치들로 가득 차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저 그렇게 시시하게 돌아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 책은 그런 작지만 소중한 이야기를 모아놓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입니다. 그래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저는 '성공'을 이야기는 하는 책이 이제는 부담스럽습니다. 이 세상의 1%도 안되는 성공한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가슴은 뛰지만 죄다 부담으로 남습니다. 모두가 성공할 수 있다고 말들은 하지만 현실은 현재나 냉정한 법입니다. 어쩌면 그러한 성공은 하늘이 내는 것인지도 모르죠. 성공하지 못한 99명때문에 그 한명의 이야기가 빛나는 법이니까요.

그래서 차라리 성공에 대한 스토리나 방법을 열거한 책들보다는 따뜻한 '이야기' 자체에 끌리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곳 저곳에서 흘러다니는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이 책에 대해서 큰 의미를 부여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책값만큼의 감동이상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또 그리 따지고 들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람 사는게 다 비슷한 법이니까^^

꼭 레몬차가 아니라도 차 한잔 마시면서 이 책의 아무 장이라도 열어 그 이야기에 빠져보세요. 그 시간만큼은 누구도 당신의 작은 행복을 간섭할 수 없을 테니까요. 당신의 마음을 조금만이라도 열어둔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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